윽..

2010.09.02 11:37

Regina Filange 조회 수:2221

주의: 사진은 없지만 징그러운 묘사가 있습니다. 



태풍이 왔는 줄도 모르고 쿨쿨 잘만 자다 아침에 깨서 

아 비가 왔나? 하면서 씻고 옷입은 다음 

딴에는 상쾌하게 바깥으로 나갔습니다.


아파트 단지 전체가 아수라장이 되어있더라구요. 나무들은 꺾여있고 바닥엔 나뭇잎과 나뭇가지 천지에 각종 쓰레기들도 여기저기 널려있고.. 

쓰레기를 밟을까봐 조심조심 걷던 중에 옆에 쓰러진 나무를 피하려다 그만 방심한 사이



뭔가를 밟았습니다. 오른발로 꾸욱 즈려밟고 넘어서는데 순간 쭈뼛하더라구요. 

마치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 되는 어린이의 팔을 밟은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게 뭔가 하고 고개를 돌려 내려다보니.. 


커다란 쥐선생의 사체가ㅐㅈ갸ㅓㅐㅑ눙래휴ㅣㄹ니ㅣㄱ



그냥 곱게 누워계셨다면 그래도 좀 나았을 것 같은데..

새벽에 태풍이 몰아쳐 모든 식구들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어른쥐 하나가 차에 치인 모습이었어요.

배가 터져 피가 길바닥에 흥건하고(쥐가 워낙 커서 피도 거의 고양이나 개가 치인 것만큼 많더라구요)

뻘건 속살이 비져나와 있는데 뾰족한 얼굴이랑 분홍색 꼬리랑 작은 나뭇가지 같은 손이랑 

아무리 봐도 쥐선생일 수밖에 없는 회색의 털이 가득한 몸이랑..


입을 떡 벌리고 쳐다보다 순간 소름이 끼쳐서 팔을 부르르 떨고 경비실 근처로 가서 발이랑 신발을 마구 씻어냈습니다. 

그렇지만 씻어도 씻어도 그 어린이의 팔을 밟은 것만 같은 느낌은 쉽게 사라지지 않더라구요. 지금도 막 느껴집니다. 

말랑말랑한 살껍데기 안에 울룩불룩한 근육이랑 울퉁불퉁한 뼈마디랑 뭐 그런 거요.. 



위험한 태풍이 온다고 해서 겁을 먹었다가 자고 일어나서는 태풍에 전혀 영향을 안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있을 줄은.. -_- 


 여러분 모두 길을 잘 살피고 다니시길 바랍니다 ㅠ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355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281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3225
332 저는 나경원이 연회비 1억원짜리 피부관리를 받은 것이 잘못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20] 오늘은 익명 2011.10.24 4895
331 [책에서발췌] 여성 특성의 4가지 분류.. [13] being 2012.05.16 4841
330 '나는 가수다' 뒷담화 (순위 스포있음) [9] S.S.S. 2011.03.06 4838
329 잡담 [13] 세상에서가장못생긴아이 2010.08.28 4768
328 [혐오사진] 집 앞에 있는 버블티 카페 홍보 엑스배너 볼 때마다 소름 돋아요. [28] 인간실격 2013.06.27 4760
327 명견 래드 vs 명견 래시, 한국에서 개 키우기 [7] 로이배티 2011.05.04 4730
326 (바낭_회상) 내겐 너무 버거웠던 100%의 남자아이 [13] Paul_ 2010.08.20 4708
325 "셜록" 스타 베네딕트 컴버배치, 피터잭슨의 호빗에 합류? [3] 하프더즌비어 2011.05.24 4662
324 헬스장 꼴불견 Collection [18] chobo 2013.01.24 4632
323 이 정부는 정말 끊임없이 놀라움을 주네요. [25] 오늘은 익명 2011.11.29 4502
322 몇 년 간 연락없다가 결혼한다 전화하는 이유가 뭔지.. [11] 오키미키 2011.07.15 4438
321 성완종 리스트를 잠재울 연예인 스캔들은 [41] chobo 2015.04.15 4394
320 타블로가 sbs가요대전에서 했던 무대의 음원을 풀어버렸네요. [3] 루아™ 2012.12.30 4393
319 "내 아들이 우는 이유" 사이트 아시나요? [13] 곽재식 2013.07.02 4298
318 신정아 궁금한 대목 [6] 가끔영화 2011.04.17 4297
317 출근해서 메일확인하다가 빵터졌습니다. [16] 여름숲 2014.06.09 4238
316 ㅂㄱㅎ의 무식이 하늘을 찔러 취임전부터 망신살이 뻗히는군요 [11] soboo 2013.02.01 4200
315 장예모의 '산사나무 아래서'-대가는 이래서 대가. [4] 소상비자 2010.10.10 4157
314 새누리의 NLL돌려막기는 그냥 생각없이 지른거였을지도 모르겠네요. [41] soboo 2013.06.26 4132
313 부끄럽지만 용기를 내서 인증사진 올려봅니다! [22] chobo 2012.05.17 412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