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08 20:17
이 글은 극히 개인적인 잡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불편하신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1.
알바를 하는데 회원제라 손님 얼굴과 이름을 다 기억해야 한대요.
근데 저는 안면인식장애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람 얼굴 기억하는 게 서투릅니다.
자기 자신도 왜 그런지 모르지만... 그래서 누군가의 이름을 기억할 때는 그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과의 '관계'를 기억하는 것 같습니다.
저 사람은 모 선생님, 저 사람은 어제 모 부서 소속인 사람... 이런 식으로요.
또 신기한 것이, 어떤 사람은 한방에 외워집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몇 번을 봐도 안 외워집니다. 특별히 튀는 얼굴이거나 한 것도 아닌데 왜일까요?
그래서 지금 열흘이 넘었는데 손님 얼굴을 다 기억 못했습니다. 손님들은 이러저러하게 타박을 줍니다.
일반적인 기억력이라면 열흘이면 손님(몇십 명쯤 되는)의 얼굴과 이름을 다 기억할 수 있나요?
여러분은 어떻게 사람 얼굴을 기억하시나요.
이래저래 자신감은 잃어만 가는 나날입니다..
2.
이상할 정도로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외로웠어도 딱히 누가 내 곁에 없다고 심하게 불안하거나 미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요즘은 심하게 불안하고, 어머니가 야간근무로 집을 비우시는 날은 무척 외롭고 미칠 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하는 저는 내용이 없는 사귐만 하느니 그냥 혼자 있는 편을 택하는 쪽이었는데,
요즘은 정말 어디 펜팔상대라도 찾아야하나 하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나를 향한 편지, 나에게 거는 말들... 그런 것들이 그리워서요.
그래봤자 또 상처만 입을 것 같아서 생각만 하고 실행은 하지 못하겠지만...
오늘 아침 조간에는 일본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고독사로 죽어 시신은 연고조차 없어 처분당한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었습니다.
한국도 고독사가 점점 늘어간다지요.
왠지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3.
새벽에 나서는 길은 고요하고 아무도 없습니다.
어제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은 밤공기였는데, 오늘은 무척 추웠습니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수능날이었군요.
저의 착각이겠지만, 왠지 수능날을 전후로 해서 굉장히 추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기상청에서 본격적으로 날씨가 추워지는 날을 뽑아서 수능날로 정하기라도 하는 걸까요?
그럴 리야 없겠지만요... ( 'ㅅ')
4.
얼마 안 있으면 11일이군요. 시간이 가는 건 빠릅니다.
그래서인지 수퍼마켓에선 벌써 빼빼로를 팔고 있더군요.
화려한 포장에 싸여있거나 크기가 큰 것들 등 다양한 게 있는데.... 이렇게 많이 쌓여있는데 다 팔리긴 할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벌써 가을도 다 가네요...
현실직시를 하면 아무리 해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고, 현실도피를 하자니 이래도 되는 것인가 하는 걱정만 밀려옵니다.
5,
좋은 밤 되세요.
모두 행복하시길.
2013.11.08 20:19
2013.11.08 20:23
2013.11.08 20:27
2013.11.08 20:32
2013.11.08 20:43
2013.11.08 20:47
2013.11.08 21:23
2013.11.08 21:30
2013.11.08 21:41
2013.11.08 22:13
2013.11.08 23:20
2013.11.08 23:28
2013.11.09 00:24
2013.11.09 00:27
2013.11.09 01:16
2013.11.09 11:40
1. 혹시 사진 붙은 자료 있나요? 없다면 손님 얼굴 한번 보고 재빨리 메모하는 방법은 어떨까요? 예: 박토끼 - 양배추 머리, 검은테 안경, 시끄럽다 (어디까지나 예시입니다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