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명견 래드가 좋아요 명견 래시가 좋아요?' 라는 매우 초딩틱한 질문을 적어볼까 했었는데, 


뭐 당연히 명견 래시가 많겠죠. 래드는 왠 듣보잡 짝퉁이냐... 고 생각하실 분도 많을 것 같구요.

저 같은 경우엔 계몽사에서 나왔던 아동 세계 문학 뭐시기(80권이 넘게 나온 시리즈였는데 옆 집에 전권이 있어서 도서관마냥 매일 들락거리며 읽었던 추억의 아동 문학 전집입니다. 기억하시는 분들 많으실 듯.)를 통해서 명견 래'드'를 먼저 접했기 때문에 남들이 래시, 래시 거릴 때도 그냥 그게 그거고 같은 거겠거니... 생각하며 몇 년을 살다가 나중에 정말 래'시'를 접하고, 심지어는 그게 원조라는 걸 알고 어린 마음에 꽤 충격을 받았던 슬픈 추억이 있습니다. -_-;; 그래서 지금도 명견 래드의 내용만 기억이 나요. 뱀에게서 주인 구하고 사라졌다가 숲속 진흙탕 속에 며칠 묻혀있으면서 스스로 치유하고 돌아오는 장면 같은 것. 옆 집 아줌마가 '우왕 더러워~' 라고 했더니 주인이 '그 더러운 것 때문에 살아 있는 겁니다!' 라고 한 소리 하는 장면을 보고 "아, 많이 다치면 진흙속에 들어가 있으면 낫는 거구나!" 라고 생각하고 가족 여행 때 괜히 갯벌에 들어가 뒹굴거렸다든가 하는...


아니 이건 넘어가구요. -_-;;


암튼 그 책 때문에 어린 시절 제 로망은 콜리였습니다.

보더 콜리 말고 그냥 콜리. 검색을 하다 보니 '러프 콜리'라고도 부르는 것 같던데. 암튼 명견 래드, 래시, 심혜진 나오던 광고에서 무선 전화기 물어다주던 그 놈 말입니다.



(귀찮아서 사진은 한 장만 올리고)



(사진 모음 영상으로 때웁니다. 핫핫. 이건 콜리 강아지들 사진이고)





(이건 다 큰 콜리들 사진 모음 영상입니다.)


사랑스럽고. 우아하고. 똑똑하고 뭐 등등등.

"어른되면 꼭 집에서 콜리 키울 거야!" 라는 결심이 대략 십여년은 계속되었습니다. 닥터 스쿠르를 접하고 시베리안 허스키로 갈아탈 때까지였죠(...)


근데 이제 '어른'이 된지도 한참 지났고, 결혼해서 부모님에게서 독립해 살고 있지만 콜리나 허스키는 커녕 퍼그, 시츄도 키울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일단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 개를 키우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눈치도 보이지만. 그건 그냥 배를 짼다 쳐도 맞벌이라 개를 키우면 그 견공님께선 거의 평생을 온 종일 홀로 집에서 지내셔야 할 테니 그것도 못 할 짓이고. 밖으로 데리고 나가 산책이라도 시키려고 하면 또 집 주위에 딱히 산책시킬 만한 곳도 없어요. 꽤 큰 공원이 있긴 한데 가족단위로 운동 나오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개를 데리고 갈 분위기는 또 아니거든요.


지금보다 많이 어리고 생각도 많이 짧던 시절엔 그냥 무작정 키우고 싶단 생각만 컸었는데. 그러다 몇 마리와 아주 우울하게 작별한 이후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일단 적어도 저런 콜리, 허스키, 혹은 레트리버 같이 덩치 큰 녀석들을 키우려면 당연히 마당 있는 단독 주택에 살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고. 또 조그만 녀석들이라면 굳이 마당까진 필요 없다 하더라도 역시 하루 종일 집을 비우고 혼자 둬야 하는 상황에선 키우고 싶지가 않아요. 그나마 퇴근 후의 시간도 항상 완전히 함께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너무 무책임하지 않겠습니까.


아니 뭐 그렇다고 해서 '온 종일 집을 비우는 환경'에서 강아지를 열심히 아껴주며 키우고 계신 분들을 비난하려는 생각은 아니구요. 그냥 제 맘이 그렇다는 얘깁니다. 

맘만 같아선 언젠가 다 늙어서라도 꼭 마당 있는 집에 가 살면서 큰 개를 키우고 싶긴 한데. 뭐 그게 가능할지는 그 때까지 살아 봐야 알겠죠;


사실 개는 이런 환경에서 이렇게 놀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너무 이상적인 것이긴 하지만.



보기만 해도 너무들 행복해 보여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쨌거나 위의 영상들은 죄다 외쿡 영상들이고.

한국에서, 그것도 '도시'의 '아파트'에서 살면서 개를 키우기란 참 힘든 일이고. 키우는 사람에게나 거기서 살아가는 개에게나 참 피곤하고 힘든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 사실 이런 잡담을 끄적거리게 된 건 아래 링크에서 본 입양 글 때문인데요. 

http://blog.naver.com/bkzang/60127910441

아니 전 정말 이해가 안 되지 말입니다. 버릴 거면 애초에 왜 키우나요. 똥개도 아니고(물론 똥개는 버려도 된단 얘긴 아닙니다;) 분명 비싼 돈 주고 데려왔을 아이인데. 세 살이면 나이도 어린데! 저 예쁜 애를 왜!!!! ...라는 생각에 불끈해서 입양하려다가 좁아 터진 아파트와 출퇴근 시간 등등을 생각하고 '안 될 거야 아마' 라고 결정을 내리고 나니 마음이 너무 허해서... 데려다 살고 싶어요. 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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