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1 21:00
전 오징어게임, DP, 지옥 전부 재밌게 보긴 했습니다만,
지울 수 없는 느낌은, 불필요한 잔혹성인데요.
오징어게임도 뭐 말할 것도 없구요.
DP에서 가혹행위 묘사는 필요한 장치였다 쳐도,
선임에 대한 보복으로 화이바로 머리를 10회 이상 내리쳐서 피나고 얼굴이 터지는데 죽지 않습니다;
이 정도면 현실에선 무조건 죽어요.
지옥에서 고지를 받아 지옥에 가는 순간을 묘사할 때,
그냥 검은 악마 형체의 그림자가 와서 쓱 몸을 휘어감아 데려가도 충분한 거 아닌가요?
심지어 죄가 없는 사람들이었는데도, 굳이 긴 손톱으로 배를 찌르고 바닥에 수차례 내동댕이 치고
아직 죽지도 않았는데 불로 태우고. 아기를 향해 칼을 내리찌르는 흉내를 내고.
반대세력을 저지한다는데 굳이 산채로 태워죽이고.
3만큼 해도 되는 걸 9만큼 해요. 과합니다.
사실 공중파 드라마에도 잔혹함은 많이 나왔죠.
루갈이란 드라마에선 아이를 안고 있는 여성의 머리에 총을 쏜다거나, 눈에 칼을 꼽는다거나.
아니 적당히 해도 의도는 전달되잖아요.
2021.12.01 21:12
2021.12.01 22:05
OTT업체 드라마들이 표현을 일부러 하나씩 높여 나가고 있더군요. 같은 잔인한 장면이라도 피해자를 직접적으로 보여 주지 않는 다거나 해도 충분히 잔인함을 전하고 미학적으로 훌륭하게 전달 할 수 있는데 그런 것 알 바 아니라는 듯이 19금 영화보다 더 자극적으로 살인을 묘사하기 위해 칼을 쑤셔 넣어 사람을 어떻게 몇 초간 찔러 넣고 어디를 찔러 넣어야 하는지 살인 수법을 가르치는 조폭들의 교육용 비디오를 만들어 내는 것 같은 '크라임 퍼즐'이라는 드라마는 매회 그런 장면들을 쑤셔 넣었어요. 오징어게임이나 지옥은 메타포로서의 잔인함이지만 이런 작품들은 그런 것도 없이 순수한 살인 교육용 비디오예요. 진짜 폭력액션이라고 보여주기 위해 교도소에서의 1 vs 다수의 난투극을 롱 테이크로 찍기 까지 했으니...
'크라임 퍼즐'이 폭력성의 수위를 높이고 차승원, 김수현이 나오는 작품에서는 매회 여배우의 가슴 노출이 나오고 있어요. HBO를 뛰어넘는 OTT 하기로 했나 봅니다.
2021.12.02 09:41
동감합니다.
크라임퍼즐의 폭력성은 정말 이럴 필요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아무리 공중파나 케이블이 아니라고 해도 이런 묘사가 필요한가 싶어요.
솔직히 작품은 첫화의 흥미로움에 비해 뒤로 갈수록 허접해지다가 막판은 정말 실망 가득이었는데
그런 허접함을 폭력성으로 덮으려고 하는 것 같달까요.
굳이 이렇게 묘사하지 않아도 되는데 살인을 전시하듯이 묘사하는 것이 정말 피곤했습니다.
2021.12.01 22:15
재미있게 보았지만 폭력성 때문에 비판한다는 말 속에 모순이 있습니다
위 넷플릭스 드라마는 사회에서 벌어지는 여러기지 아이러니를 표현하고자 합니다
그 아이러니를 증폭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폭력성인 것이죠
만약 그 장면이 없었다면 이야기가 재미가 있었을까요?
일반 대중을 상대로 자극적인 묘사를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하는 작품들도 많죠
하지만 위에 예시를 든 세 작품은 넷플릭스의 정책 상 제작자가 일부로 돈을 벌기 위해서 자극적인 묘사를 하는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되는데요
2021.12.01 22:51
2021.12.01 22:57
2021.12.01 23:45
제 댓글 중 첫줄이 너무 단정적인 문장인 것 같네요.
2021.12.01 23:01
2021.12.02 00:19
2021.12.02 01:16
한국인들이 우리나라 드라마들의 폭력성에 너무 중독이 된 것이 아닌가 싶은 것이 미국인들이 오징어 게임을 보고 자기들은 오징어 게임이 너무 폭력적이라서 저런 콘텐츠를 만들 수 없다는 리뷰를 하더군요. 그 사람이 너무 나이브해서도 아니고 우리는 선정성을 비판했지 폭력성은 별로 비판은 안 했는데 오히려 폭력성 때문에 미국에서는 39금으로 해도 못 만들 작품이라고 리뷰하는 것 보고 미국 영화는 다 디즈니 같은 영화만 만든다고 했던 생각이 떠올라서 "그러네" 했습니다.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들은 우리보다 더 폭력적이고 잔인한 작품을 미국도 어떤 작품들은 더 잔인한 작품을 만들지만 그렇다고 김지운의 '악마를 보았다'를 10회로 늘린듯한 '크라임 퍼즐'을 안방에서 계속 보게 할 필요는 없잖아요.
2021.12.02 01:49
오징어게임 류의 폭력과 OTT 및 케이블 드라마의(특히 TVN이나 OCN에서의 장르물) 폭력성은 그 결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만. SF나 판타지 배경이 아닌데다 게임 룰이 단순해서 현실세계에서 따라하기 쉽다는 것도 요인이겠구요. 하지만 요 몇 년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되는 장르물의 경우, 과한 폭력성 및 선정성이 마치 장르물에서의 기본인 양 연출될 적이 많은 것 같더군요.
2021.12.02 10:32
제작자들은 과하지 않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요.
예로써, 지옥에서 시연 중에 사자가 폭행(?)하는 건 지옥에서 겪을 고통을 미리 보여준다는 극 중의 해석 (맞던 틀리던)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저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덕분에 18금이 되었겠지만요.
한국사회가 영상물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폭력에 관대합니다.
섹스에 엄청 보수적인 것에 비하면 폭력에 대해서는 마치 없는 것처럼 굴죠.
그게 영상물에서 도드라져 보이는 거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