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티 존> 시즌 1 게시글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는 시즌 1 다 봤는데 보면서 재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과장한 거겠지, 각색이 많이 들어간 거 아니야?' 할 정도의 스토리가 거의 다 실제 상황이었다는 거에 제일 놀랐습니다.
--> 허구헌날 놀라는 사람......
요새 유투브에서 옛날 tv 영화를 찾아 보는 게 취미가 됐는데 그러다가 우연히 실화 소재의 영화 두 편을 봤습니다.
특히 1편 보면서 정말 저랬다고? 정말?? 이랬는데 정말 그랬던 것 맞습니다. 이혼 당한 여자가
새로 결혼한 전남편과 그 부인의 집에 침입해서 총으로 쏴죽였습니다. 결과만 두고 말하자면
앙심 품은 전배우자의 복수극인데 그 전후 사정과 살인에 이르는 과정이 차아암 괴롭습니다.
흥미진진하고 팝콘각인 사건 사고들로 화면은 넘쳐나는데 실화이다 보니 '재미있다'라고 하기는 그렇네요. 두 명이 사망했으니까요.
베티 브로데릭은 5명의 자녀를 낳고 남편의 법대 뒷바라지를 해서 변호사로 만들었는데 남편이 젊은 여자와 바람이 납니다.
물론 남편도 나쁜 인간이긴 하지만 베티가 부부 관계의 파탄을 못 받아들여서 불행이 시작됩니다.
영화를 보고 검색을 해봤는데 범인의 사진보고 또 깜짝.
우아하고 고상하고 정말 벌레 한 마리 못 잡을 것 같은 '변호사 사모님' 스타일의 얼굴.
그래서인지 영화에서는 스토킹과 살인도 불사하는 인물임을 어필하려고 좀 강한 인상의 배우들을 캐스팅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젊고 아름다운 부부였고 둘 다 열심히 살았는데 결국 한 명은 이혼당하고 한 명은 띠동갑 연하만나 새출발하고
이러면 돌기야 돌겠지만... 하지만 부인이 부업도 하며 대학도 보내줬는데... 하지만 그래도 권총 살인까지...
하지만 애를 다섯이나 낳고 독박육아 하면서 가정을 건사했는데...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떠나가버린 걸 어떡하라고...
하지만...
심지어 새부인과 전부인이 너무 닮아서 좀 기가 막힘.
그래서 오프라 윈프리가 베티와 그 자녀들과 인터뷰도 하고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사건이었나 봅니다.
사건 발생 당시 어느 정도 나이가 있었던 딸과 어렸던 아들의 관점이 약간 다른 것도 흥미롭습니다.
이 영화 보고나서 <더티 존> 시즌 2 소식을 들었는데 위 영화는 단막극이어서 그런지
베티의 만행과 살인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더티 존> 시즌 2는 미니시리즈이고 크리스찬 슬레이터가
캐스팅된 것을 보니 남편 쪽 이야기도 많이 들어가나 봅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실화ON>, <궁금한 이야기 Y> 같은 것만 찾아보면서 왜 만날 새삼스럽게 놀라는지 모르겠네요.
평탄한 삶에 감사해야하는데 사실은 지루해서, 이 정도까지의 상황은 나한테까지 안닥칠거야, 하고
안전한 자극을 찾아다니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아니 진짜 닮았네요 두 부인. ㄷㄷ
정말 '이거 실화입니다'라는 정보가 없으면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막장극이 다 있나 싶은 사건들이죠. 인간의 심리와 행동이라는 게 참 불가사의한 것 같아요. 똑똑 멀쩡한 사람들이 이렇게 도저히 이해가 안 갈 일들을 태연히 벌이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