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3 11:34
- 2021년작이고 장르는 코미디+호러입니다. 런닝타임 83분이구요.
(젊은 세대들을 타깃으로 한 영화지만 mz니 공정이니 이런 표현이 없으니 보기 편안하네요.)
- 나이 28세에 지방대 졸업. 대신 대학생이 자력으로 갖출 수 있는 스펙이란 스펙은 다 만땅에 가깝게 갖춰봤으나 어쨌든 취업에 연전연패중인 한승연. 그리고 그의 20년지기 남자사람친구 김현목씨가 주인공입니다. 여기서 친구놈은 딱히 취업 욕심도 없고 걍 편의점 알바로 생계 유지하는 데 만족하고 사는 (비교적) 속편한 인생이에요.
그런데 취업도 계속 낙방하고, 투자하던 주식도 다 폭락해서 급전이 필요해진 한승연이 이 친구놈에게 빌려준 돈 1500(엄...;)을 돌려달라는데, 친구놈은 그 돈에다 자기 돈을 조금 보태서 월세 보증금으로 내버렸고. 빡친 한승연은 본인의 지분을 요구하며 그 월세집에 쳐들어가 같이 살자는데... 그 집에 귀신이 나오겠죠.
(매우 올드휏숀드한 느낌의 개그씬들이 줄줄이 이어집니다.)
- 뭐랄까 좀 90년대 후반에 유행했던 한국 코미디 영화들 느낌이 납니다. 청년 취업난에 뭐 이것저것 나름 이슈인 부분들을 건드리지만 실제 이야기는 굉장히 나이브하고 또 전개도 느긋하구요. 유머도 아이디어 자체가 웃긴다기 보단 배우들 개인기에 많이 의존을 해요. 종종 오버해서 살짝 민망해지기도 하죠.
그 와중에 다행이었던 게, 캐스팅이 잘 됐습니다. 특히 한승연은... 이 분을 특별히 좋은 배우라고 평가하긴 어렵겠지만 그냥 역할과 영화에 어울립니다. 적당히 오버스러우면서 예능 꽁트스런 장면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영화라서 연기가 튀지 않고 잘 맞아요. 마지막에 잠깐 보여줘야하는 진지한 연기도 무난했네요. 제가 전직 카덕이었다는 건 감안을
그래서 그냥 특별히 재밌는 건 아니지만 재미가 없지도 않네... 이런 느낌으로 보고 있었죠. 이러다 클라이맥스만 적당히 질러 주면 생각보다 괜찮을 듯? 하고 있었는데요.
(하나하나 다 첫등장과 동시에 완벽하게 파악되는 단순한 캐릭터들 뿐이지만 그래서 보기 편한 면도 있구요.)
- 망했습니다. ㅋㅋㅋㅋㅋ
위에서 90년대 한국 코미디 얘길 했는데, 정말로 끝까지 그렇게 갈 줄은 몰랐네요.
간단히 말해서 클라이맥스 직전, 런닝타임 30분을 남겨 놓고서부터 갑자기 각잡고 진지한 호러로 가는데 그게 퀄이 너무 떨어져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 집에 사는 귀신의 안타까운 사연이 등장해서 슬픈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그게 또 되게 어설프게 눈물을 강요하는 신파구요.
그래서 그나마 괜찮았던 '심심한 개그' 분위기를 싹 다 걷어내 버리고 하찮은 호러를 들이밀며 무서워하고 슬퍼해달라고 하니 그저 감흥만 깨질 뿐이고.
그 사건들이 다 끝난 후엔 지인짜로 20세기 스타일 오그리 토그리 엔딩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말 2021년 영화에서 보게 되리라 상상도 못했던 그런 엔딩이. ㅋㅋㅋㅋ
- 결론적으로, 그냥 보지 마세요.
한승연씨 팬 내지는 (구) 카덕이라면 의리로, '우리 햄촤 연기 많이 늘었네!!!'라면서 어떻게든 90분 버틸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 외의 분들에겐 뭐... '난 사실은 90년대 신파 코미디들이 다 취향이었다!' 라는 분이라면 그럭저럭 보실지도? 그 외엔 매우 강력하게 비추입니다.
(주인공 3인방이 나름 보다보면 정 드는 캐릭터들이어서 더 아쉬웠습니다. 그냥 끝까지 가볍게 가지 뭘 굳이...)
+ 감독님 약력을 찾아보니 옛날 옛적 '어느 날 갑자기' 시리즈 중 한 에피소드를 만드셨던 분이더군요. 그 시리즈가 전반적으로 평가가 폭망이었죠. 호러에 대한 애정은 매우 바람직(?)합니다만 음... ㅠㅜ 기본 설정도 그렇고 후반에 신파 모드에서 등장하는 시사적인 소재까지 보면 참 좋은 뜻으로 똘똘 뭉치신 분 같아서 더 안타깝습니다만. 암튼 결과물이 이렇게 별로이니 좋은 말씀 드릴 방법이 없군요.
++ 이 영화를 찍고 열심히 홍보 다니던 한승연이 '배우가 되니 아이돌 시절처럼 음식 조절할 필요가 없고 먹고픈대로 먹으면서 활동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는 얘길 몇 차례 해서 기사도 많이 뜨고 그랬는데요. 음식 조절 안 하고 먹고픈대로 편하게 먹으며 활동하는 상태가 이 정도이면 현역 아이돌들의 몸상태는 대체...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냥 많이 마르고 엄청 날씬한 것인데요. ㅋㅋㅋ
+++ 제목 띄어쓰기는 왜 저 모양인 것일까요. 검색해보니 엠넷의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제목도 한글 표기가 띄어쓰기 없이 '쇼미더머니'던데. 그걸 따라한 건가 싶기도 하구요.
++++ 한승연이 출연한 공포물이 또 있어요. 올레티비 오리지널 컨텐츠인 '학교기담' 시리즈의 '응보'편에 나왔는데요. 음. 그건 정말 망작 & 호러 매니아에 전직 카덕이었던 저조차도 10분만에 종료를 누르게 만든 문제작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 다시 시도해볼 엄두도 나지 않아요.
2021.11.23 11:44
2021.11.23 12:25
제가 '가볍게 웃기다 신파 발사!!!' 라는 식의 한국식 코미디 전개를 워낙 격하게 싫어해서 더 혹평한 면도 있을 겁니다. ㅋㅋ
그런 식의 전개가 특별히 안 거슬린다면 걍 허허실실 웃으며 보기 나쁘지 않은 정도는 될... 수도 있어요. 하하;
2021.11.23 12:11
남자배우는 심하게 동안이고 우리 햄토리는 33세로 보입니다. 이게 영화 끝날 때까지 잘 적응이 안되네요 / 마침 전두환씨가 사망해서 하는 말이지만 귀신은 없어요
2021.11.23 12:26
한승연이 실제로도 남자 배우보다 나이가 많긴 합니다만. 전 이제 28세와 33세를 구분할 수 없는 나이가 되어 버려서 아무 위화감 없이 잘 봤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