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별 이야기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감독들 중 제가 개인적으로 눈여겨 보는 감독님 세 명이 계신데 박찬욱 봉준호 김기덕이죠.

각자의 장점이 있습니다만, 저는 김기덕 감독을 가장 좋아합니다. 가장 천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취인불명과 시간,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명작 중에 명작이라고 봅니다. 나쁜 남자는 저도 보다 말았습니다만. 봐야할 게 더 몇 개 있긴 한데 수취인불명은 진짜...

 

저는 김기덕을 좋아하는 이유가 너무 아름다워서 좋아합니다. 그냥 뭐라 할 말이 없어요. 영상이 너무 아름다워요. 예쁜 것도 아니고 멋진 것도 아니고 아름답습니다. 직설적이고, 날것에다가, 쭉 찢어진 눈으로 노려보는 듯한 그 느낌이 저는 너무 좋아요. 폭력적이고 생생하고 원초적이고 헤집어놓는 것이, 박찬욱이나 봉준호나 어쩔 수 없이 이성적인 느낌이 전반에 깔려있는데 김기덕은 육체로 말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피에타는 이 글에서 크게 쓸 말은 없습니다. 그냥 맨 마지막 장면이 미칠 듯이 아름다워서 박수갈채를 보내고 싶었어요. 영화의 완성도 자체는 김기덕 것 중 최고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이야기의 비극에 눈물이 흐르면서도 길가에 핏줄이 하나 지익 그어지는 것이 와 진짜 김기덕은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떻게 저런 이야기에서 저런 상상력을 발휘해서 저런 영상을 보여줄까. 천재 같아요 정말. 다른 부분보다 저는 맨 마지막 부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아, 그리고 제가 요새 좀 꽂힌 게 있습니다.

 

김기덕 감독은 프랑스 감독인 카트린느 브레야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거 반박이 많이 나올 것 같은데요, 영화동지인 C군은 공감을 하더군요. 뭐가 비슷하냐면 성적인 것과 같은 선정적인 재료들에 대한 묘사 방식이 상당히 비슷하다는 느낌입니다. 이런 비슷하단 느낌이 저에겐 상당히 괴랄한 느낌이에요. 페미니즘 진영의 공격을 받았던 김기덕과 페미니즘 시각이 강하다고 여겨지는 카트린느 브레야인데...  이 둘에게서 느껴진 동질성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표현할 지가 아직 논리적 수사보다는 직관적으로만 느껴집니다. 카트린느 브레야가 여자의 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면 김기덕 감독은 전체적인 부분에서 여자도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 느낌이긴 한데...

 

영상미가 많이 비슷한 느낌입니다. 그 거침없는 노골적인 묘사가 비슷해요. 아, 그래요, 그들은 날 것의 묘사가 강합니다. 저는 지옥의 체험에서의 병아리 깨지는 모습과 수취인불명에서의 개 패는 모습, 로망스였나요 모든 여자들이 음부를 드러놓고 상체는 가린 채 있는 모습 등... 그 솔직함이 제겐 둘 다 같은 것으로 다가오네요.

 

이 유사성에 대해 꼭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일종의 서문입니다. 앞으로 두 감독 것을 차근차근 보면서 제가 느낀 감정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싶어요. 흐음냐. 헛상상일 수도 있고, 그럴 수도 있고 뭐 그렇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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