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 미래 한국 정치의 일역을 담당할 것으로 평가받는 제갈공명 호소인 이준석 어린이와의 K-드라마풍 극적 반전 화합 쇼 이후, 국민의힘은 급격한 우경화 양상을 보이고 있음.

인스타 셀럽 재벌3세로부터 시작된 '멸공' 드립을 공당의 정치인들이 받아서 확산시키는 가운데, 입이라고 터진 애들이면 질세라 나서서 이를 비판하는데..

사실 '멸공' 드립은 많은 면에서 '토착왜구' 드립의 미러링. 쟤들이 누군가를 콕 집어 '너 공산주의자'라 하는 것도 아니란 면에서 비교적 온건하다 할 정도인데, 다들 최근에서야 말문이 트이는 바람에 그만 '토착왜구'는 비판할 기회가 없었다는게 유감.

일베애들의 '민주화'나 깨문이들의 '밭갈이'를 비롯하여, 언어와 개념을 오염시키는 정치 은어들의 만연이 하루이틀 된 얘기도 아니고, 양대 보수정당 누구도 이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 '양념' 드립이나 안 치면 다행이라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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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이준석의 선거전략이란 윤석열의 이재명화'라 평가했는데, 큰 틀에서 동의. '국민의힘의 민주당화'라 하는게 더 정확하겠지만.

저 분의 위대하신 대전략 '세대포위론'과 마찬가지로 노근본에 실현불가능한 개전략이라 평가하겠음. 손패도 약한 애들이 뭔 미러링이냐..
저딴걸 전략이랍시고 들이미나 싶은 짓들을 잘도 하고 계시는데, 이 부문에서 엄청나게 잘 봐줘도 언럭키 이준석에 불과한 제가 이런 얘기를 해봐야 다 시기와 질투의 소산인 것.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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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제갈공명 호소인의 대전략 놀이로 전락한 선거판을 설명하는 가설 하나를 소개하자면..
제가 김민하 다음으로 애정하는 정치평론가 김수민의 다음과 같은 드립.

[다른 사람은 속여도 날 못 속인다. 이재명과 윤석열의 목표는 이번 대선에서 아주 살짝 지는 것이다. 그래야 이긴 쪽에 뒤집어씌우고 반사이득+낙선자 동정 심리로 그 다음에 자기가 해먹지. 박근혜 대 문재인처럼. 이들의 공통 목표는 다당제 가능성을 진압하는 것. 아주 하는 짓이 1967년~1972년의 김일성•박정희 커플 같다.]

술먹고 친 개드립이겠지만, 저기 일말의 진실이 있다면 이준석은 이 선거에서 이기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것. 보다 정확하게는 이준석을 비롯한 국민의힘 일부가 가장 원치 않는 사태는 이 선거를 '(국민의힘이 아닌) 윤석열'로 이기는 것이었음. 얘들 입장에선 윤석열을 지선과 총선을 위한 버림패로 쓰는게 나은 것도 사실.

선대위 구성 시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적어도 세개의 그룹이 각자의 목적과 이해관계를 갖고 움직이고 있었는데 각각을 대충 합종파, 개혁파, 수구파라 하면 윤석열은 합종파와 개혁파를, 이준석은 개혁파와 수구파를 등에 업고 있었음. 이들의 관계는 동상이몽보다 오월동주에 가까을 것이라 초기 윤석열 선대위의 기동을 보며 '잘도 그 개판을 정리했나 보네..' 생각하기도 했는데, 여기까지가 제가 조선판 민주당-공화당 역전각을 기대할 수 있었던 시점.

이런 기대가 사실이 아님을 드러내는 징후들이 정책 부재와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대응 혼선으로 확인되자, 민주당은 비로소 박근혜를 사면할 수 있었음. 이를 두고 '개같은 정략'이라 평가했으나, 파괴력만 두고 보면 좋은 수. 법치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파괴하는 wmd라서 그렇지.

윤석열은 '99가지가 달라도 정권교체라는 한가지 목표가 같다면..블라블라'라 떠벌이곤 하는데, 정상인이면 99가지가 다른 놈들과 함께 뭔 일을 도모한다는게 가능할 리가. 그런 일이 아주 많이 미친 놈들에게나 가능하다는 건, 상당히 미친 놈들인 이낙연 지지 민주당맨들이 리재명 동지 극딜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음. 그래봐야 깨지신 분들이라 투표일 다가오면 또 뽕 빨고 리재명 동지 찍을테고, 순진한 우리 이상이 교수님만 공황크리 맞게 되겠지만.

유잼 김수민보다 노잼 김민하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에게서 묻어나는 페이소스 때문이었으나, 김수민도 날이 갈 수록 축축해지는 느낌. 그러길래 답은 이찍탈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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