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히카리와 하루카는 영원한 숙제'라는 말을 어디서 본 것 같은데요.

이름 그대로 반짝반짝 빛나는 히카리와 따뜻한 봄날 같은 하루카.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다는 히로 자체가 축복받은 녀석이겠지요.

 

[H2]가 그 시발점은 아닐 겁니다.

생각나는 것은 이디스 워튼의 [순수의 시대].

눈부시게 화려한 노란 장미같은 엘렌 올렌스카와 순수한 은방울쏯 같은 메이 올랜드.

 

결말은 [H2]나 [순수의 시대]나 비슷하지요.

눈부신 빛에 매료된 주인공들은 결국 사회적 시선이나 제약을 이겨내지 못하고 안정된 삶을 택합니다.

이 싸움의 진정한 승리자를 운운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결국 눈에 보이는 사랑의 쟁취자는 하루카들인 것입니다.

 

뭐 언제나 하루카의 승만 있는 거은 아니겠지요.

취향에 따라 히카리를 택할 사람도 당연히 많을 것으로 생각은 됩니다만.

하지만 세삼 연달은 결과를 보고있자니 히카리는 결국 하루카를 당해낼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단연 히카리 파이기는 하지만

만약 제가 히로나 롤랜드의 입장에 선다면 선뜻 히카리를 택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반면 하루카의 취향이라면 그다지 선택의 고민은 없을 것 같아요.

굳이 두 작품에서 제시하는 친구의 여자 친구나, 이혼 문제같은 장치들을 배재하고 나서도요.

 

반짝반짝 빛나는 그녀들 옆에 서기에 자신에 대한 자신감 같은 문제도 걸릴 거니와

그녀들은 무언가를 버려야 할 존재들인 거예요.

기꺼히 자신을 버리는 하루카와는 다른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언가 파괴적인 요소가 있는 것 같해요.

히로도 하루카를 위해서라면 그렇게 혼신의 힘을 다한 직구를 던질 필요가 없을겁니다.

아다치나 이디스는 그 댓가에 대해 소꿉 친구다, 임자가 있는 몸이다 변명하고 있지만

결국은 용기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잡을 수 없는 빛같은 히카리이기에 더 아련하고 빛나는 것 같기도 하구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93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425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695
661 [바낭] 나쁜 상사인가 봅니다. 저. [5] skyworker 2012.10.19 3252
660 ㅂㄱㅎ 새누리 국정원 정말 비열하네요 [9] soboo 2013.06.20 3249
659 미국 개봉관에서 <변호인> 보고 왔습니다. [12] 리버시티 2014.02.14 3249
658 김기덕 감독 영화는 언제나 말이 많네요. [14] 멜로봇 2013.06.11 3237
657 안상수씨가 전쟁이 나면 확실히 쓰임새가 있을 겁니다. [10] nishi 2010.11.29 3224
656 좋아하는 중국 영화 주제곡 [2] 바다참치 2010.09.27 3222
655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14] 남자간호사 2010.11.12 3217
654 <더 지니어스> 시즌2의 가상 캐스팅을 보니... [5] 7월의 청춘 2013.07.13 3217
653 연기대상 세사람 [2] 가끔영화 2012.01.01 3211
652 오늘 불후의 명곡- 알리 < 가시나무새> 대박이었군요. [6] poem II 2012.03.03 3199
651 [바낭] 마지막 토론회 간략 후기 [5] 로이배티 2012.12.16 3193
650 [슈퍼스타K2] 조문근,김지수,허각우승,서태지노래 [4] utopiaphobia 2010.10.23 3191
649 정말 못참겠네요 진보단체나 언론에 기부하려고 해요. [18] 그분 2014.04.29 3179
648 홍준표가 나꼼수에 나온다네요 [16] troispoint 2011.10.06 3176
647 안상수 또 구설수. 5.18 희생자 묘지 상석에 발을 딛고 올라갔답니다. [18] chobo 2011.01.26 3172
646 [스포일러 쫌] 라이프 오브 파이 책을 한번만 읽었지요. [10] 닥호 2013.01.06 3167
645 현실의 대화는 죄다 '홍상수 영화'스러워서 '홍상수 영화'를 좋아합니다. [12] Rcmdr 2010.11.15 3160
644 [바낭] 친구를 만났어요 [15] 관람객 2012.01.19 3155
» 히카리는 결국 하루카를 당해낼 수 없는 것일까요? [11] 쥬디 2011.07.04 3151
642 임요환 개인 후원 - 외국계 i사 협의 중 [13] 에이왁스 2010.11.03 314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