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죽이고 싶은] 봤습니다.  전 [극락도 살인사건] 을 재미있게 본 편인데 그 작품을 좀 연상시키더군요.  (내용은 완전히 다릅니다. 전반적인 인상 얘기) 착상과 설정은 좋았고 어떻게 보자면 무지 막지하게 야심적인-- 사실 결합이 불가능한 여러 장르를 마구잡이로 끼워 맞추려고 했다는 점에서-- 영화였는데 약간 아쉬운 결과였습니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류의 비판이 나올 것 같은데 전 영화학교 안나온 저널리스트 출신 감독 (후배와 같이 공동작업한 것이긴 하지만) 이 만든 영화 치고는 잘 빠져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톤 조절이 잘 안되서 막판에 고딕 호러적으로 막 가버리는 게 신빙성이 떨어지더군요.  [극락도] 보고 나서 "귀신은 괜히 나온 거잖아?" 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은...

 

천호진선생과 유해진 연기자의 케미스트리는 좋아요.  그런데 이 두분이서 불꽃을 튀기면서 연기 대결을 하는 부분이 의외로 적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영화스타" 적인 연기가 뛰어나신 천선생과 "연극배우" 적인 스킬이 넘치는 유연기자의 다른 스타일의 연기의 격돌 이런 게 좀 보고 싶었는데 그런 레벨까지는 가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제 기준으로 볼 때 다시 한번 돈주고 볼만한 가치는 있는 작품이고  [아저씨] 보다 말끔하고 멋있게 풀어내지는 못헀지만 정치적 (?!) 이고 장르적인 측면에서는 더 응원해주고 싶은 작품입니다.

 

2. [악마를 보았다] 가 기실...

 

... 박찬욱의 [복수는 나의 것] 에 너무 가까운 영화가 아닐런지.  약간 걱정이 됩니다.  [달콤한 인생] 굉장히 사랑하는 영화지만 [올드 보이] 내지는 박찬욱 영화 전반을 의식한 것 같이 보이기도 하는 부위가 전 상당히 거슬렸거든요... 우산 쓴 군중의 부감샷이라던지...  [씨네 21] 의 김감독님 인터뷰를 보고 나니 불시에 그런 의구심이 들었어요. 물론 그 인터뷰에는 [복수] 라던가 다른 한국 영화 얘기는 한마디도 안 나오지만.

 

제가 원래 생각했던 것처럼 [오디션] 의 김지운판, 그런 작품이길 바랍니다. 

 

전 시사회 안가고 돈 내고 보렵니다.  수요일 4시반같은 최악의 시간에는 빼도 박도 못해요.

 

3. 듀게에 카도카와 호러 문고를 새삼스럽게 찾아서 읽으시는 분들은 계시는 지 궁금하군요.   그런 책들 리뷰 해도 읽으시려나요?

 

저는 [링] 이 폭발적으로 뜨고 나서 몇년 동안 계속 수집해서 읽고는 했는데 한 2년 전부터 수준이 폭락한 것 같아서 최근에서 잘 찾아보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일본이 좋은 것은 새로운 장르라도 한번 히트치고 나서 망해도 아주 없어지지 않고 계속 나오긴 한다는 점인데... 의외로 이 시리즈가 J-호러를 유지해온 숨은 소스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심지어는 미이케 타카시의 [임프린트] 의 원작도 [오카야마 여자] 라는 단편집에 수록된 작품이었으니까...

 

 

[완구수리자] 의 저자 코바야시 타츠미 단편집들을 계속 두 권 내리 읽으니까 머리가 얼얼해요.  반드시 좋은 의미로만은 아니죠... 이분의 소설 중 어떤 것은 하나도 웃기지 않는 농담을 한 시간에 걸쳐 장광설로 듣는 것 같은 기분을 양성하거든요.  그래도 그 독특한 너디쉬하고  울트라 찌질스러운 화법에 어느 순간에 말려들어가게 되긴 합니다만... 사실 코바야시 같은 분의 소설이 장르 영화로 만들기에는 적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캐릭터는 거의 초딩 수준이고 아이디어와 플로팅의 기괴함과 참신함에 거의 백 프로 의지하는 그런 스토리들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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