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같은 경우 커피숍에 나가는 이유는 집에 있으면 자꾸 눕거나 딴짓을 하려고 해서 그렇습니다. 도서관은 너무 조용해서 부담스럽다고나 할까요...남들이 소리를 안 내니까 조용한 면도 있지만 반대로 나도 아무 소리도 내면 안 되기 때문에 이어폰으로 음악 듣는 것도 조심스럽고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도 조심스러워요. 집중력이 뛰어난 사람은 장소가 중요하지 않겠지만 저는 집중력이 현저히 낮은 사람이라서...ㅠ.ㅠ
저두 열람실에서는 조용히 하는 것에 신경이 쓰여서 좀 부담스러워요. 저희 동네 중앙 도서관에는 복도랑 로비 한 켠에 의자랑 책상이 있는데, 거기가 적당히 소음내도 되고 소음들려도 별로 안 거슬리고 친구랑 있으면 중간중간 얘기도 해도 되고 딱 좋은데... 경쟁률이 매우 치열합니다. 커피숍에서 집중이 안 되시면 아예 도서관 열람실로 들어가시는 건 어떠세요?
전 도서관보다 카페에서 집중이 잘 될 때가 많은데, 이유를 지금 생각해보니 카페가 주는 느슨한 분위기도 한몫 하는 것 같아요. 숙제하려고 책펴는데 공부해라 소리들으면 은근히 부아가 치미는 청개구리 성격이라 그런지ㅋ 도서관 열람실 = 딴짓하면 안되는 곳이란 압박감도 있구요. 카페에서 옆사람이 노래하거나 춤을 춰도 집중이 잘 됩니다. 저는 저대로 mp3로 음악 듣고 있으니까요. 이해 못하는 사람도 꽤 있더라구요. 제가 혼자 카페가서 책도 읽고 작업하고 멍때리는거 좋아하는줄 뻔히 아는데도 카페에서 혼자 책보고 있는 사람 보면 이해가 안간가는 걸 넘어서 솔직히 허세부리는 것 같고 한심하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정이 뚝 떨어지더라고요.
딴소리지만 카페에 꽉 찼는데 아메리카노 한 잔 시켜서 종일 앉아 공부하는 사람은 같은 손님인 제가 봐도 그닥 곱게 보이지 않아요. 여기가 도서관도 아닌데 매출 올려야 하는 가게주인 생각 좀 해주지 싶어서요. 그래서 저는 시간이 꽤 흘렀다 싶으면 더 시키고, 그마저도 사람이 꽉 찰 것 같으면 그냥 다른 곳에 가요. 이어폰 안끼고 동강 듣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매너없는 사람으로 보여요.
원래 어느정도 소음이 있을 때 집중이 더 잘 됩니다. 실제 실험결과 주의가 내부로 많이 쏠리는 사람의 경우는 아주 고요할 때 집중력이 향상되고 주의가 외부로 많이 나가는 사람은 어느정도 소음이 있을 때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주의의 특성은 타고나는 것이고요. 하지만 현대의 삶은 '소비자'인 인간들의 주의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형태이다 보니, 점점 더 많은 사람의 주의가 외부로 많이 나가는 형태로 적응이 되었을테고(주의산만..), 그러니 과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아주 조용한 곳 보다 카페같이 적당한 소음이 있는 곳에서 주의집중을 더 잘 하겠죠.
그리고 커피는 마시는 것 뿐 아니라 향을 맡기만 해도 각성효과가 좀 있고요. 그래서 1층에서(원두 갈고 커피 내리는 바리스타와 같은 공간에서) 공부하는게 각성효과는 더 좋아요. 손님들 때문에 번잡스러워서 그렇지.
음...이건 개인적 기질 문제일 것 같아요. 저는 도서관 열람실은 너무 조용해서 남에게 폐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집중을 못 하겠고 집에서는 늘어지고 침대에 드러눕고 싶고 과 열람실은 아는 사람이 많으니까 수다떨고 싶고 놀고 싶어서 집중을 못 하거든요. 아는 사람 없고 혼자 적당히 시끄러운 와중에 집중해도 아무도 나에게 신경 안 쓰는 커피숍이 좋아요.
전 어차피 도서관이든 카페이든 이어폰 꽂으면 똑같아요. 굳이 따지자면 카페는 카페에서 트는 음악, 주변 소음 때문에 제 음악을 좀 더 크게 들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가끔 카페에서 트는 음악이 이어폰 너머로 들려올 때면 진정 낭패. 그럴 때는 조속히 도서관으로 가는 게 상책)
클래식이나 재즈 연주곡 위주로 틀어놓으면 주변의 소리가 차단돼서 집중이 잘 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