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서 국가대표까지 뽑혔으나 전방십자인대 부상으로 긴 재활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김주영 선수의 눈물겨운 인터뷰

는 아니고 그냥 개그인터뷰입니다. 길더라도 꼭 전문을 읽기를 추천!
인터뷰 일부를 복사해옵니다.

김현회 | "기다려라 그라운드" 경남 김주영과의 '유쾌한 수다'
http://sports.news.nate.com/view/20110621n06964?mid=s1000


유럽에서 꽤 오랜 시간 동안 재활을 했다. 축구의 본고장 유럽에 있었는데 혹시 박지성을 아는가. 


당연히 안다. 정말 위대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오, 그런가. 당신은 비록 부상으로 낙마했지만 대표팀 유니폼도 입었었다. 박지성의 플레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 분은 최고의 축구선수다.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친다. 존경할 만한 선배다. 


다음 질문이다. 당신은 수비 치고 무척 빠른 발을 가졌다. 시종일관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박지성의 별명 ‘산소탱크’를 어떻게 생각하나. 


죽을래? 


미안하다. <경남 김주영, “박지성은 존경할 만한 선배”> 기사 하나 나왔다.

....

놀랍다. 역시 ‘허카우터’라는 별명이 그냥 나온 게 아닌 모양이다. 그런데 또 놀라운 사실은 당신이 고등학교 시절 호주로 축구 유학을 떠났다는 점이다. 보통 유럽으로 많이 나가는데 특별히 호주를 선택한 이유가 있었나. 

중학교 3학년 때 사춘기가 제대로 왔다. 또래 친구들이 오토바이 타고 다니고 그럴 때 나는 그런 짓은 안 했고 딱 하나만 했다. 그게 바로 리니지였다. 정말 축구보다 리니지를 열심히 했다. ‘현질’도 꽤 했다. 운동 시간 빼고는 리니지에만 빠져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그걸 아시고는 ‘쿨하게’ PC방 정액권을 끊어주셨다. 아버지가 나를 풀어주면 정신 차리고 그만둘 줄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게 웬 떡인가” 싶어서 더 열심히 리니지만 했다. 방황을 많이 하던 시기였는데 중학교 때만 축구를 한 50번 정도 그만둔 것 같다. 나중에 커서 PC방 차리면 된다고 생각했다. 아버지께서 결국에는 내가 한국에 있으면 절대 정신 못 차릴 걸 알고 호주에 있는 김판근 축구교실로 보내버리셨다. 

..

리니지를 끊었다니 다행이다. 

무슨 소리…. 호주에 가서 FM을 시작했다. 

저런…. 최악이다. 

어디 하나에 빠지면 정신을 못 차리는 스타일이다. 호주에 처음 가 랭기지 스쿨에 다녔는데 이미 영어를 조금을 할 줄 알아서 별로 공부할 게 없었다. 그때 한 선배가 FM 하는 모습을 봤다. ‘뭐 저런 바둑판이나 쳐다보고 있느냐’고 무시했는데 몇 번 해보니 이거 신세계를 만난 느낌이었다. 호주에서 신나게 FM으로 시간을 보냈다. 

....

수술을 마친 뒤 독일로 날아갔다. 여기에서부터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 아닌가. 

우리는 점심시간을 기준으로 오전과 오후 이렇게 두 차례 재활 운동을 하는데 독일은 그게 아니다. 철저히 개인주의다. 재활 트레이너 시간이 맞춰 하루에 세 번 프로그램을 실시하는데 그게 자기들 마음대로다. 예를 들면 그 세 명이 오전 8시, 오후 2시, 저녁 7시밖에 시간이 안 나면 거기에 다 맞춰줘야 한다. 그게 매일 다르다. 혼자 생활하면서 밥하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재활 프로그램 시간 맞춰야 한다. 친구도 없지 길눈은 심각하게 어둡지 재활 운동 끝나면 집에 틀어박혀 멍 때리고 하루를 보냈다. 독일 갈 때 게임기를 하나 사 갔는데 원래 '위닝일레븐' 초보였지만 이제는 고수가 돼 돌아왔다. 

.....

그렇군, 그런데 이건 진심으로 궁금한 건데 윤빛가람은 정말 K리그 안보나. 

걔는 진짜 안 본다. 경남 클럽하우스에 가면 상대팀 경기를 CD로 구워서 특정한 장소에 놔둔다. 볼 사람들은 거기에서 가져가서 보면 된다. 나는 항상 보는 편인데 그래도 후배 챙겨주겠다고 윤빛가람한테 가져다 주면서 “너 이거 봤어?”했더니 “안 봤는데요”라고 하기에 CD를 내밀었다. “그러면 봐”했더니 아주 쿨하게 “저 안 봐요”하더라. 그러면 CD를 내밀었던 내 손은 얼마나 민망한가. (박)주영이 형도 축구 보는 거 정말 싫어한다. 챔피언스리그 결승도 안보고 자기 나온 경기도 안 본다. 재미없단다. 자기가 짱인줄 아는 모양이다. 

...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동안 많이 방황한 것 같다. 그럼에도 계속 축구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축구를 그만둘 위기가 많았다. 그런데 나는 그라운드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원래 어디 하나에 빠지면 거기에만 집중하는 성격이다. 경남에 처음 와서 <피파 온라인> 게임을 했는데 내 능력치가 쓰레기인 것이었다. 어떻게 (김)병지 삼촌보다 달리기가 느릴 수 있나. 경남에서 내 능력치가 제일 안 좋더라. 900짜리를 언제 키우나. 결국 아이템 사서 레벨을 200까지 키웠고 ‘금카’까지 만들었다. 그래도 안 좋은 건 어쩔 수 없어 때려 쳤는데 얼마 전에 잠깐 확인해보니 지금은 능력치가 1200정도 되더라. 뿌듯했다. 하나에 빠지면 앞뒤 안가리고 집중하는 이 ‘오타쿠 정신’을 앞으로는 축구에서만 발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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