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예상한 것보다 괜찮은 프리퀄입니다. 여느 프리퀄들처럼 그 후 이야기가 다 정해져 있는 탓에 한계도 있고, 조연 캐릭터들 조율이 브라이언 싱어의 1,2편에 비하면 미숙한 면들이 있고, 클라이맥스가 약한 감도 있지만, 그 밋밋한 [울버린]에 비하면 본 영화는 덜 심심합니다. 감독 매튜 본은 전작 [킥 애스]처럼 매끈한 느낌이 드는 영화를 내놓았고 배우들 중에서 특히 마이클 파스벤더는 매그니토로써 꽤 강렬하지요. (***)

 

 

  [언노운]

  아이러니하게도, [언노운]은 제목과 달리 잘 알려진 타입의 스릴러입니다. 아내와 함께 모임참석 차 베를린에 온 마틴 해리스 박사에게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집니다. 의도치 않게 교통사고를 당한 다음 며칠 후에 깨어나 보니 아내는 자신을 딴 사람처럼 보고 자신의 자리를 딴 사람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모종의 음모가 있는 듯한데, 해리스가 고용한 전직 슈타지 요원인 조사원이 지적하듯이, 어떻게 그 사고를 고의적으로 일으키게 하는 게 가능하겠습니까? 그러다보면 슬슬 답이 뻔히 보이기 시작하고 영화 줄거리는 그 뻔한 길로 갑니다. 좋은 배우들이 나오고 잘 만든 액션 영화여서 지루하지 않아도 맥 빠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1/2)

 

 

 

 [혜화,동]

주인공 혜화의 전 남자친구 한수는 ‘올해의 국내 영화 민폐 캐릭터’ 후보에 오를 것입니다. 과거를 뒤로 하고 나름대로 잘 살아가려고 하는 혜화 앞에서 갑자기 등장해서 그녀 일상을 어지럽히는 것도 부족해서 그들 과거의 어떤 일을 갖고 그녀 인생을 거의 엉망으로 만들 지경까지 몰고 가는 건 또 어떻고요. [혜화, 동]은 애완견 미용사로 일하면서 버려진 개들을 돌보는 혜화의 조용한 일상이 한수 덕분에 흔들려지는 모습을 그들 과거와 교차시키면서 담담히 바라다보고, 그러다보면 이야기는 예상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많은 분들처럼 저도 유다인을 희대의 괴작 [맨데이트]에 출연한 배우로 기억하고 있었지만, 유다인은 본 영화에서 그 기억을 거의 완전 씻어버릴 정도로 단아한 연기를 선사하고, 유연석도 정말 짜증나지만 악의는 없고 이해할만한 구석이 있는 민폐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연기합니다. (***1/2)

 

 

 

[파수꾼]

 [파수꾼]에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장면들 중 하나는 회색 하늘 아래 있는 무미건조한 아파트들 모습입니다. 영화는 그 답답한 분위기를 약 2시간 동안 꾸준히 그리고 잘 유지합니다. 한 고등학생이 자살했고 그의 아버지는 아들이 왜 자살했는지 알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그의 친구들을 찾아가서 물어보려고 하지만 그들은 그리 잘 대답해주지 않습니다. 그럴 만한 이유들이야 당연히 있지만, 글쎄, 그들의 기억을 따라가 보면 처음에 누가 잘못했는지 또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됐는지를 집어내기 쉽지 않습니다. 다 하나 같이 피해를 입었지만 동시에 잘못한 것들도 있고 이를 지켜보다 보면 이 남학생들이 생각보다 예민하고 상처받기 쉬운 애들이란 게 드러납니다. 건조하지만 몰입감이 상당한 본 영화는 결말에서도 배출할 기회를 허락하지 않으면서 여운을 남깁니다. (***1/2)

 

 

 

[스크림 4G]

  [스크림] 시리즈는 꽤 아슬아슬했습니다. 슬래셔 장르를 한 번 갖고 논 것도 부족해서 세 번이 갖고 놀았으니까요. 그런 동안 가면 갈수록 갖고 놀 재료들이 떨어져 갔고 그리하여 간신히 (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3편에서 이야기를 종결했는데, 이번에 나온 4편에서 그 점이 더 역력히 드러납니다. 이미 속편이나 삼부작 혹은 영화와 현실 간 관계에 관해선 전편들이 다 이용했으니 이번엔 요즘 유행하는 리부트와 리메이크를 갖고 놀려고 하지만, 1편을 재활용하려고 기를 쓰면 칼부림하는 동안 [스크림 4G]는 밋밋한 인상을 남깁니다. 이야기나 결말을 고려하면 아이러니하지만, 그 아이러니의 대상이 얄팍하니 문제이고, 그런 가운데 슬래셔 영화 규칙들을 인용하곤 하는 주인공들은 장르 영화에서 하지 말아야 할 걸 많이도 합니다. 그건 그렇고,[무서운 영화 5]가 [스크림 4G]를 따라할까요? (**)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주인공 미키 할러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입니다. 링컨 차를 그의 사무실로 하는 동안(운전은 그의 운전사 얼이 맡습니다), 그는 자신이 변호를 맡은 별로 깨끗지 않은 인간들 일을 잘 처리해 주곤 합니다. 그러던 차에 그는 살인 미수 및 성폭행으로 재판 받게 된 부자 의뢰인의 변호를 맡는데, 처음에 간단하게 보였지만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그는 곤경에 빠집니다. 하지만, 국내 선전와 달리 영화 전체에서 이 갈등은 이야기의 형식적 중심이고, 영화는 할러 주위를 맴도는 캐릭터들에 더 관심을 가집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 역을 정말 딱 맞는 매튜 매커네헤이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싼 개성 있는 조연진들도 보기 즐거운 것이겠지요. (***)

 

 P.S. 영화를 보는 동안 마틴 캠벨의 [크리미널 로]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영화는 범작이었지만, 개리 올드만과 케빈 베이컨은 변호사와 그의 부잣집 도련님 의뢰인으로 좋았지요. 젊은 시절 두 배우들가 본 영화에 나와도 그만일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슈퍼 에이트]

 [슈퍼 에이트]가 지난 주 미국에서 개봉할 때 ‘Spielberg-Lite'라는 용어가 나왔는데 이는 꽤 적절한 용어인 것 같습니다. 스필버그 영화들에게 팬심 어린 경의를 바치는 감독 J.J. 에이브럼스는 스필버그 영화들에서 접할 수 있는 요소들을 이야기에 거의 다 버무려 넣었고 그 절충적 결과물은 스필버그 급까지 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영화는 여전히 재미있는 SF 영화입니다. 관심을 끄는(혹은 떡밥 역할을 하는) 전반부에 비해서 후반부가 모자라는 등의 단점들이 무시할 순 없지만, 장점들도 또한 있고 이들은 그 단점들을 충분히 보완합니다. 그 친숙한 마을 분위기가 훌륭히 조성된 가운데, 영화 속 아이들은 좋은 스필버그 영화 주인공들이고, 그러다가 보면 엔드 크레딧이 진짜 엔딩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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