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의 이야기이고...

 

물론 어느정도 제가 잘못했다는건 알지만 다른 사람들에게서 대답을 더 들어본다면 더 빨리 마음을 접을수 있을것 같아서요

 

제가 남자이고 올해 29입니다

 

여름쯤해서 어떤 여자분 번호를 받게 되었습니다. (헌팅이라는 안 좋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 여자는 23살 이었고 올해 막 직장일을 시작했구요

 

 

일단 둘은 너무너무 서로 잘 맞았어요...6살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말로 너무너무 잘 통한다고 말을 할 정도로

 

그렇게 정확히 2주 남짓한 기간 사이에 헤어지고 말았는데 그 과정이 이렇습니다.

 

처음 번호를 받고 이틀 정도 후 첫 약속을 잡고 만났는데 간단히 카페에서 커피랑 와플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구요

 

이때가 제 생일 하루전이란걸 어쩌다가 말하게 되었는데

 

그날 헤어지고 밤에 문자가 와서 내일 생일인데 뭐 하냐고 하더라구요

 

전 일단 고향에 내려와서 직장을 다니지만 딱히 이 나이에 남자들끼리 생일파티니 뭐니 안해서 간단히 친구들이랑 저녁 겸 치맥한다 하니

 

(정확히 직장동료 그리고 일적으로 알던 사람들이라 생일 이야기 안했죠)

 

그럼 그 자리 끝나구 자기가 "오빠 생일 내가 챙겨주면 안되냐" 하더군요

 

"생일에 아무도 챙겨주는 사람 없으면 쓸쓸하잖아요"  이렇게

 

그래서 치맥 자리가 끝나고선 그녀를 기다리니 케이크를 사서 저한테 걸어오는게 보이더군요

 

같이 조용한 바 겸 술집에 가서 그렇게 생일 케이크 불고 그날 굉장히 가까워졌습니다

 

그리고선 같이 영화도 보고 또 밥도 먹고 누나 차 빌려서 드라이브도 가고

 

2주 남짓한 시간에 가벼운 포옹이나 이런거 까지는 했습니다.

 

사실 전 이 여자를 만날때 가벼운 만남으로 시작해서 가벼운 만남으로 마무리를 지으려 했어요

 

그게 원래 제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성격 자체가 너무 이렇게 잘 맞는 사람을 길에서 만날수도 있구나

 

뭐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예를 들자면 보통 이런 관계로 만나거나 혹은 소개팅으로 여성분을 만나게 되도

 

영화를 보기로 했다면 영화 예매후 기다리는 시간까지 간단히 커피를 먹거나 뭐 떡복이 등을 먹었던 기억이있는데

 

그럴때마다 늘 영화 보기까지의 시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런저런 대화를 할 때

 

영화 얘기가 소재로 나오죠 그런데 늘 피상적으로 그 얘기가 흐르는데

 

이 여자분이랑은 이야기를 할 때 그게 너무 신기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네요

 

"오빠 현빈 나오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극장에서 봤어요 혹시?"

 

"아,나 그거 알어 초반에 자동차 모는 장면만 10분 정도 나오잖아~"

 

뭐 이런 얘기인데 영화 얘기마저도 너무 잘 맞는다는 느낌이고 이 부분은 글로 다 표현을 할 수가 없네요

 

 

마지막에 헤어지게 된 날은

 

영화를 본 날이 만난지 10일즘 되는 날이었고 목요일이었네요

 

 이 날 헤어진 후

 

문자로 그녀가  저희 동네에 있는 수목원에 그녀가 가 보고 싶다는 얘기에

 

토요일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금요일에 친구들이랑 저녁늦게 술을 먹고 있다는 문자가 왔고 이런 저런 얘기에

 

난 이제 그만 잘련다 하니 그녀한테 전화가 걸려 왔구요

 

그 때 집에 부모님이 계셔서 (원래는 부모님은 본가 집이 아닌 조금 더 외곽에 집을 지어 살고 계시는데 그날 오셨구요)

 

뭔가 전화를 받고 다정다감하게 이야기 하는 모습이 쑥스러웠던지 제가 전화를 안 받았습니다

 

그렇게 문자로 연락이 어영부영 끝나고

 

만나기로 한 토요일 낮12시 쯤 제가 뭐하고 있냐고 연락을 했습니다

 

(문자 내용은 기억이 아니라 거의 그대로 적어넣었습니다)

 

한 10분 이 지나도 연락이 없자 전 그냥 그녀가 어제 제가 전화를 받지 않은것 때문에 섭섭한듯 했습니다

 

그리고선 문자로 "오늘 보지 말래? " 이렇게 보내니

 

답장이 곧 오더라구요

 

자기 오늘 출근했다가 이제 막 오는길이다,  이 문자가 먼저오고

 

"음...왜요?" 라고 문자가 와서  

 

 (전 참 그녀의 이런 점이 마음에 들더라구요, 보통 약속을 깨는 문자를 하게 되면 제가 앞에 보냈던 내용에 대한 답장은 전혀없고 막바로 왜요? 내지는

 

그래요 이런 답장만 오는데요)

 

제가 "혹시 뭐 하나 물어봐도 돼? 어제 내가 전화 안 받아서 화났지?"

 

이러니 "아니 화 안났는데,화날일이 뭐가 있다구 화가나^^"

 

그러고선 제가 보낸 문자가 "나도 요즘 일하느라 힘들고 한데 너한테 이것저것 맞춰주면서 만나는게 너무 힘드네"

 

이렇게 보내니 "그렇게 이야기하니 뭐라고 보내야할지 모르겠어요...오빠가 요즘 힘든가봐요, 제가 뭐 힘들게 한거 있어요?"

 

이렇게 연락이 오고 제가 문자를 계속 안했습니다.

 

아마 카톡이니 제가 읽고도 답장 안하고 있는걸 알았겠죠

 

한 30분뒤 다시 그녀에게 문자가 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면...오해가 있을수도 있겠어요 전 오빠가 자고 있는줄 알고 연락을 안하고 있었는데 오빠 입장에서는 제가 화가 나서 연락이 없었다 생각했을수도 있을것 같아요"

 

이렇게 연락이 오고 제가 "너 여행 다녀온 뒤 괜찮으면 보자" 이렇게 보냈습니다

 

일요일에 친구랑 여행을 간다고 했거든요

 

토요일 당일 약속은 당연히 안가구요

 

 

 

 

 

제가 좀 많이 미친거 맞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저렇게 그녀에게 문자를 보내버린 이유는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자연스러운 만남으로 만나게 아니고 제가 연락처를 받게 되었으니 전 아무래도 제 입장에서 그녀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또 지금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순간적으로 그게 싫어지더라구요 뭔가 인위적으로 마음을 얻을려고 하는게 싫었고

 

그녀가 좋고 마음에 들지만 전 그냥 그녀랑 같이 퇴근후 같이 공원에 앉아서 편한 휴식을 얻는 만남을 원했던것 같아요

 

그녀를 만난게 7월인데 진짜 짜증날 정도로 덥고 지치고 그런 와중에 그런 만남이 저한테는 필요했는것 같은데

 

인위적인 영화 약속, 북적이는 카페나 밥집 이런게 너무 싫었습니다 순간적으로

 

그래서 저렇게 문자를 보내버렸는데

 

뒷일들은 더 있지만 자세히 적지는 않겠습니다

 

 

여자 입장에서는 제가 한 행동이 정말 찌질하고 정신나간 사람처럼 보여서 있던 마음도 정말 떠나게 만들만한 행동이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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