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창 오가던 나꼼수 얘기 중에서 사소한 부분이 걸려서요. 나꼼수 전체의 문제에 대해 깊은 얘기를

할만한 상황은 아니고, 사소한 거 하나만 짚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코피 얘기와 관련된 건데, 물론 코피 얘기가 이 사건에 있어서

핵심적인 부분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곁다리 얘기를 하려고 하는데요.

 

어떤 분께서 나루토의 코피 터지는 개그가 상용적인 개그인데 이런 상용적인 개그 때문에 죄송해야 하는

주진우 기자가 불쌍하다고 하시더군요. 그때 뭔가 아니다 싶었는데 시간도 안되고 해서 가만 있다가 지금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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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 만화의 상용화된 개그코드.jpg


나루토에서 코피 터지는 장면이 흔한 개그코드인 것은 맞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렇게 상대방을 구타하는 장면도

상용화된 개그코드로 볼 수 있겠죠. 이런 장면에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상대방의

꿀밤을 때려서 혹을 만드는 게 흔한 개그코드라고 해서 현실에서 함부로 저런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문제가 되지 않겠습니까?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만화는 과장을 특징으로 하는 매체고,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서라면 받아들일 수 없는 여러 상황들을 독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아닐까 합니다. 만화와 현실을 1대 1로 대비시키는 건 곤란하죠.

 

이 얘기와 곁들여서 하나만 짚고 넘어가자면, 저는 학생들끼리 서로 피터지게 때리고 왕따시키는 열혈초등학교라는 만화를 좋아했고 또한

열혈초등학교에 굉장히 문제가 많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래서 정말 좋아할만한 사람에게는 열혈초등학교가 재미있다고 말해줄 순 있겠지만,

열혈초등학교를 욕하는 사람에게 열혈초등학교를 감시하고 비판하기 위해서 꼭 그것을 보라고 말해주지는 않을 겁니다. 세상에는 비판하기 위해

반드시 꼼꼼히 봐야 되는게 있지만, 열혈초등학교나 나꼼수 같은 걸 비판하기 위해 그걸 꼭 봐야될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꼼수를 비판하려면

나꼼수를 봐야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이 나꼼수를 진지하게 분석해야 비판할 수 있는

대상으로, 다시 말해서 쌈마이로 여기지는 않는다는 뜻 같습니다. 그 이상으로는 생각하기 힘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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