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발리로 가족 여행을 가려고 열심히 검색을 하던 중 '아고다'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발리 여행객들이 많이 사용한다는 말도 어디서 들은 듯도 같고, 가격도 좀 싼 듯 하고, 무엇보다 취소수수료가 없다고 크고 굵은 글씨로 광고하는 데 혹했지요. 그래서 발리 콘래드를 2박 예약했는데, 예약하자 마자 날아온 바우처를 보니 인원수도 아이는 빠져 있고(이건 상관없겠죠. 어차피 침대 하나가 더 필요한 건 아니니까) 조식이 포함되지 않는 상품이더라구요. 그래서 다른 상품으로 예약하려고 바로 취소해 버렸어요.

 

 그.런.데. 이게 환불 불가 상품이었습니다. 다음 날 메일이 날아왔는데 자세히 읽어보니(영어라서 읽고 머릿 속에 다시 의미가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제가 낸 돈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는 내용이더군요! 60만원이 넘는 가격이라 어제 저녁(어제 저녁에 메일이 왔거든요)에 완전 패닉 상태에 빠져서 미친듯이 메일 보내고 전화하고 찾아보느라고 몇 시간을 보냈습니다.

 

  물론, '환불 불가(non refundable)'라는 말을 제대로 보지 않은 제 잘못이 제일 큽니다. 하지만 다른 예약 사이트에서는 이러저러해서 이런 금액이 나온다고 상세하게 명세서가 나오는데 이 사이트에서는 최저 가격인 듯 나오면서 나중에 보면 예상 가격보다 훨씬 더 많이 나오는 겁니다. 세금, 봉사료 등이 부가되어서 그런 것 같은데 그런 것에 대해서 나와 있지 않으니 저처럼 부주의한 사람은 최저 가격 운운의 말에 혹해서 일단 결제하고 나면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서는 거죠.  또 고객센터에 전화라도 하려고 했더니 국제전화더라구요. 일요일이라 전화 연결도 안 되고.  그래서 남편이 직접 발리 콘래드에 전화를 해서 예약 취소를 되돌리고 싶다, 즉 예약을 회복시키고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콘래드 측에서도 오늘 아침에 메일 주겠다더니 묵묵부답.

 

  오늘 오후에 아고다에 다시 전화를 해서 예약을 회복시켜 달라고 한 후에 간신히 일이 해결되었습니다. 

 

정말이지 어젯밤 같아서는 여행이고 뭐고 딱 죽고 싶더군요. 그리고 그 참에 찾아보니 저처럼 환불불가 상품을 제대로 인지하지 않고 예약했다가 낭패를 보시는 분이 가끔 있는 것 같았습니다. 듀게 분들도 조심하시구요, 이번 일은 제 잘못이긴 하지만 아고다에서는 좀 더 상품 설명을 자세히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명세서도 첨부해 주고 이러저러한 조건이라고 좀 더 설명해 준다면 결제하기 까지 좀 더 생각할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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