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12 13:59
단골 손님 중, 저를 예뻐하시는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아파트 경비일 하시는 할아버지인데, 이분은 뭔가 도인의 풍모를 풍깁니다.
눈썹도 (예전 조순 서울 시장처럼) 흰색이고. 간간히 저에게 해 주시는 인생에 대한 말씀도 매우 철학적이십니다. 저를 부를때도 항상 "곱순 양" 이렇게 부르세요.
젊으셨을 때 무슨 일 하셨는지 궁금한데, 느낌상 뭔가 학생들 가르치시는 일 하시지 않으셨을까 합니다.
이분이 사람 없는 시간 때에 가게 오셔서 저에게 해 주시는 말씀 듣다 보면, 예전 학창시절에 앞자리에서 선생님 말씀 열심히 듣던 여학생 모드가 되거든요. 눈 반짝반짝.
분명히 있을거랍니다.
찾는 노력을 하면 더 좋겠지만, 굳이 노력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언젠간 꼭 만날 수 있을 거래요.
서로 별 말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조금만 지나도 온 몸으로 알게 될 거라고 합니다.
이 사람이 내 인생의 반쪽이라는 것을.
외모나 나이 따위는, 그땐 서로에게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합니다.
아무리 지금이 힘들어도, 그렇게 기다리래요. 좋은 교양으로 자신의 영혼을 살찌우면서.
시간이 점점 흘러간다고, 그렇게 젊음이 사그러진다고 해서, 난 영영 반쪽을 만날 수 없을거라고 미리 단정하거나 슬퍼하지 말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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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명절 앞둔 모태솔로 노처녀 달래주는) 굉장히 뻔한 이야기인데, 이 할아버지가 저에게 저 말씀 해 주실때의 그런 신비로운 분위기랄까...
그런 것들이 인상깊었습니다. 그 분위기를 전달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제 글솜씨로는 한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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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지혜의 말씀 백번 지당하다고 사료 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