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2 22:45
저 부터 할께요.
저는 명절 하면 기억나는 건 어느 해 설날 있던 일입니다. 할아버지께서 밤에 TV를 보시다가 잠이 드셨습니다. 그러다 잠결에 들으시니 '저희 세배 왔습니다 떡국 끓여주세요' 라고
젊은 사람들 목소리가 들리시더란 겁니다. 그래서 '이 밤중에 웬 세배여'라고 깨보시니 TV가 켜져있고 거기서 설날 특집극을 방송하고 있었다는 군요.
설날 되면 꼭 그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할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지만 그래도 그 이야기는 기억납니다.
오늘은 추석 여전히 그 에피소드 속에 하루를 보냈습니다.
근데 추석 당일날 친인척들에게는 아직 오픈 못하겠다는 양가 부모님의 사정에 따라 결국 그날만은 착한 며느리/사위/부부 코스프레를 하고 친정 시댁 친인척 분들 뵈고 인사를 드렸죠
추석날 밤 모든 행사를 끝내고 각자의 숙소로 갈라지는 길목에서 모든 분노와 갈등과 미움과 증오를 뒤로 하고 진심으로
"당신 오늘 진짜 고생했다" 고 서로 말하고 헤어졌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 짓을 그 다음 해에 또 했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