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02 00:10
안녕하십니까.
아무도 원하지 않아도 때가 되면 돌아오는 아가 사진 타임입니다(...)
한동안 아가 엄마가 몸이 많이 안 좋았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입원해서 몸 아파, 아기는 보고파, 아주 심신이 피폐한 삶을 지내다 돌아왔지요. 다행히도 지금은 거의 다 나았습니다.
그런데 이 양반이 병원에 있으면서 가장 걱정했던 게, 아들래미가 엄마 까먹고 안 좋아하면 어쩌나... 였습니다.
그럴 리가 있겠냐고 위로해도 안 듣고. 그래서 퇴원하던 날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아들을 상봉했는데.
이 놈이 별로 안 좋아하는 겁니다? ㅋㅋㅋ
글쎄요 뭐 제 눈엔 충분히 좋아하는 걸로 보였는데, 그 분 맘에는 전혀 안 찼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울적해지고 짜게 식은 마음으로 애랑 놀다가. 아가가 졸린데 잠은 안 자고 찡얼거리길래 그냥 젖을 한 번 물려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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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없는 동안 분유에 익숙해져서 열심히 젖을 빨진 않았습니다만.
살짝 물었다가 엄마 얼굴 보며 씨익 웃고.
또 살짝 물었다가 고개를 들어 엄마 얼굴 보면서 씨익 웃고.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하자 아가 엄마는 그냥 마냥 행복해졌다는 훈훈한 이야기입니다. ㅋㅋㅋ
근데 애초에 이 녀석이 생긴 것도 엄마 아기 때를 쏙 빼닮았어요. 머리 숱 부족한 것도 비슷하고(...) 성격도 제가 아기 때완 다르게 얌전하고 무난하다는군요.
그래서 주변에서 늘 '도대체 널 닮은 건 인중 말고 뭐냐'란 얘길 자주 듣습니다. '그래서 정말 다행이다.' 라는 얘기와 함께요. -_-;;
손가락 굵고 짧은 건 아빠랑 좀 닮았다네요. 나쁜 것만 죄다... -_-
근데 제가 봐도 안 닮았으니 할 말이;;
암튼 이제 8개월이라 제법 사람 흉내를 좀 냅니다.
애 엄마가 임신 중일 때 갑자기 수박이 땡겨서 혼자서 이틀간 한 통을 다 먹고 그랬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 놈도 수박에 환장을 합니다. (제 생각엔 그냥 색깔 때문 같은데... 제 건프라 중에서도 샤아 릭돔과 샤아 자쿠만 좋아하는 놈이라;)
근데 이 놈이 완전 게을러서 도통 길 생각을 안 해요. 심지어 뒤집지도 않습니다.
그러면서 맨날 자기 걷고 싶으니까 일으켜달라고 떼를 써서 일으켜주면 이런 진상질을. ㅋㅋㅋ
잡아주면 걷기는 참 열심히 걸어요. 죽어도 뒤집지도 기지도 않아서 그렇지.
암튼 이제 좀 컸다고 이렇게 사촌 형이랑도 친하게 지내고
아가용 놀이 기구 음악에 맞춰 춤도 춥니다.
이 사진은 어째 표정이 살벌한데;; 음악이 흘러 나오면 앉은 자세에서 허리를 앞뒤로 흔들며 몇 분동안 혼자 계속 그루브(...)를 느끼고 그래요.
거대한 머리통을 흔들며 비틀비틀 리듬을 타는 그 모습이 참으로 웃기지만 그거 듀게에 올리겠다고 유튜브 계정까지 팔 생각은 없으니 패스하구요. ㅋ
암튼 이제 3개월 남짓만 있으면 돌이네요.
여전히 태열인지 뭔지 때문에 잠깐만 방심하면 얼굴에 빨갛게 열꽃이 올라오긴 하지만 그것 외엔 아주 건강하지요.
이유식도 잘 먹고 분유도 잘 먹고 잘 웃고 고함도 잘 치고(...) 책도 열심히 읽고 춤도 잘 추고 아주 잘 놀며 잘 크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아이가 될진 알 수 없지만.
그냥 지금처럼 저만 보면 씨익 웃는 그런 부자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근데 그런 건 아들과 아버지 사이엔 있을 수가 없;;
뭐 그렇다는 이야깁니다. 하하.
무의미한 글과 사진 보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_ _)
2014.09.02 00:15
2014.09.02 00:31
감사합니다. (_ _)
더 자라서 아빠 얼굴 닮은 부분 나오기 전에 최대한 사진 많이 찍어 두려고 노력 중입니다. ㅋㅋ
2014.09.02 00:40
2014.09.02 01:13
- 두번째 사진 아드님 이마에 "나 무지 똘똘함" 이 적혀 있는 듯 합니다..
- 그래서. 세배 빠른 아드님을 키우고 계신겁니까!!!
2014.09.02 01:47
어머나, 아기 눈이 초롱초롱하고 표정에 장난기와 귀여움이 뚝뚝 묻어나네요! 저희 아기는 지금 2개월 됐는데 8개월은 돼야 사람 흉내(?) 내나요?
2014.09.02 01:52
행복한 부부님의 예쁜 아들입니다.
로이베티님이 엄마구나 했다가 원점으로.
2014.09.02 01:54
두번째 폼잡고 찍은 사진은 제시 아이젠버그 느낌이 납니다.
2014.09.02 09:19
센트럴/ 제 아버집니다. 제가 아무리 그래도 몸이 저렇게 까지 노화되진 않았.... ㅠㅜ;; 하하;
drlinus/ 말 통하게 되면 '아버지에게도 맞지 않은' 놈을 조심하라고 꼭 당부하려구요. 흐흐; 똑똑해보이는 건 사진만 그래요. 실상은 아무 생각 없이 먹고 노는 무난한 아기입니다. ^^;
psyche/ 반년쯤 되니 얼추 비슷한 느낌을 주더니 요즘엔 그냥 말 못 하고 못 걸어다니는 어린이 같아요. 근데 이게 정말 순식간에 일어나는 변화라서 어리둥절하고 신기하더라구요.
가끔영화/ 아니 저를 듀게에서 10년은 보셨을 텐데 아직도 베티라니! '베'티라니!!! ㅠㅜ
2014.09.02 09:31
아유 아기가 어쩜 이렇게 똘망해요!엄마 쳐다보고 웃는 게 진짜 사랑스럽네요.
두상도 예쁘고,표정도 다양하고.마지막 사진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요ㅎㅎ
2014.09.02 09:36
귀엽네요. 돌 지나면 더 키우기 수월해지실겁니다만.. 그때부터는 애가 왜 이렇게 순식간에 크나..싶어 서운해지실지도 몰라요.
2014.09.02 09:37
이빨 보이는 사진 귀여워요!
2014.09.02 09:47
돌잡이 할때 카라 앨범 놔두시면 아니 아니 아니되오...
2014.09.02 10:12
무의미하다니요!!!!!!
이미 듀게의 아기인걸요 ㅎㅎ(나만 그런가... ㅡ,ㅡ)
또리 또리 아름다운 아기사진 자주 부탁드려요.
2014.09.02 10:19
잘 생긴 것도 잘 생긴거지만
아이가 참 시원스럽게 생겼어요.
이제 어디 마트에서라도 마주치면 알아 볼 수 있을 듯 ㅋ
2014.09.02 10:30
엄마 아빠의 기질을 물려받아 덕후계에 새로운 별이 될 가능성이 보이는 듯도 ㅋㅋ
이제 가족 셋이 덕질에 매진할 날도 얼마남지 않았..쿨럭
똘망똘망하니 너무 귀엽습니다!! 엄마가 아픈 동안 얼마나 보고팠을지 짐작이가는군요. 이렇게 귀여운 아가라니.
2014.09.02 10:58
2014.09.02 11:01
2014.09.02 11:35
보리/ 엄마 볼 때 표정이 유독 부드럽고 좋아요. 더 예쁘게 나온 사진도 있었지만 엄마의 신상 보호를 위해... 하하.
저도 마지막 표정이 맘에 듭니다. 만화 캐릭터 같아요. ㅋ
칼리토/ 이미 서운해하고 있습니다. ㅠㅜ 완전 아가 때 짓던 표정이나 내던 소리가 사라져서 아쉬워요.
달빛처럼/ 좋은 아이디어 감사합니다!
가라/ 애매하게 난 이 때문에 웃을 때마다 이계인 얼굴이 되는데 그것도 귀엽습니... (쿨럭;)
여름숲/ 하하하. 예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닥터슬럼프/ 시원시원 느끼(...)한 외모지요. ㅋ 사실 저도 가끔 그런 게 신경 쓰이긴 합니다만. 뭐 저도 닥터슬럼프님 아이들 알아볼 수 있으니 괜찮습니다?
텐더/ 아들과 함께 덕질하면서 취향이 갈려 버리면 큰일인데 말입니다. ㅋㅋ 저도 며칠 못 보게 되면 막 생각나더라구요. 농약같은...;
세호/ 수박바 어택이라니요. 그거 하시던 분 부모들의 최후를 생각하면... ㅋㅋ
정말 저 날 그 분 기분이 완전 우울했었거든요. 그러다 딱 몇 초 미소로 샤랄랄라하게 만들어 버리는 걸 보고 대단한 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하.
아가 정말 귀엽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