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저한테 댓글 달아주신 분들,저 건국대학교 근처로 독립해 살기로 했습니다

 


스물 네 살부터 시작해 올해까지.네 식구 생계를 위해‘생산직이자 감정 노동’으로 불리는 tm일을
해 왔습니다.매일 아홉시간씩‘고객님 카드를 교체발급해드리겠습니다’해서 번 돈 전액을 다 집에
생활비로 부치고,집에 와서는 저 자신의 미래와 현재의 행복을 위해 공부를 했지요.그렇게
주경야독해서 독학사로 영어영문학사 학위도 따고 사회 공포와 약물 중독 등을 원만히 극복하는 등 여러가지
성과가 있었습니다만,


갈수록 제 월급봉투가 당연해지고,뚜렷한 재능이 있었던 제가 그 재능을 발휘하며 제 인생을 살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것은 그저 어쩔 수 없는 일이 되어가고,심지어 실적 저조로 인해 집에 드리는 돈의
액수가 적으면 비난을 받는 일마저 생기면서,근래엔 무척 힘들었습니다.

 

급기야 오늘,‘집에 일절 손 벌리지 않고 내 월급으로 내 학비를 댈테니 공부하게 해달라.그래도 내 학비와
기본적인 생활비를 제외한 월 오륙십만원 정도의돈은 소소하지만 집에 생활비로 계속 부치겠다’는 제
요구에,‘돈 없는 부모라고 사람 취급도 안 하는거냐,모멸감 느낀다.그럴거면 나가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아,정말이지 부모님 그리고 열 한살배기 동생 그래도 먹는 거라도 잘 먹고 살았으면 하는
마음가짐으로,거의 장남의 본능으로 시작한 일인데 언제 이렇게 돼버린걸까요

어쨌든 이제라도,이제 이십대가 거의 남지 않았지만 지금부터라도 제 인생을 찾기 위해 집을
나오기로 했습니다

 

회사가 학동인데 그쪽 동넨 너무 비싸고요

대신 건국대학교 근처로 자리를 잡았어요

가격대 괜찮고 각방 냉방에 대학병원 가깝고 (제가 건강이 좋지 않아 필요한 조건입니다)
회사도 가깝고 방 자체도 깔끔해 보이더라고요.뭐 자세한 건 직접 가봐야겠습니다만.

 

 

독립이라.그동안도 나와 살았던 적은 있지만 이번엔 달라요
집에선 제 월급을 가계에 보태는 대신 제 미래를 위해 쓰겠다는 저를 호적에서 아예 파버릴
기세이고,이런 말 어떻게 들리실진 모르겠지만 사실 서운은 해도 부모님 입장도 이해는 해요 저도.
아주 미세한 설렘도 있지만 두려움이 훨씬 큽니다.무엇보다 몸이 그다지 건강한 편이 아니라
그게 제일 걱정인데…

 

어쨌든 제 주경야독 생활도 이렇게 저물어가지 싶습니다
조언해주신 분들 위로의 한 마디 말씀 해주신분들 정말 감사드리고요
그래서 제 결론은


이번에도 결론이 없네요
네 이상입니다(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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