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30 00:59
삼각관계 이야기를 가장 맛깔나게 쓰는 작가는 누구일까요?
저는 아가사 크리스티라고 생각해요.
추리소설의 여왕이 아니라 삼각관계의 여왕이라 불러드리고 싶을 정도.
삼각관계가 잘 묘사된 크리스티의 가장 대표적인 장편소설들을 꼽아보자면,
나일강에서의 죽음 (Death on the Nile)
0시를 향하여 (Towards zero)
정도가 있을 것 같습니다.
나일강에서의 죽음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크리스티 소설 중 하나에요.
중단편소설들 중에도
Evil under the sun (태양 아래의 악? 한국어 제목을 모르겠어요.)
Triangle at Rhodes (역시 한국어 제목은 몰라요. 이건 제목에서부터 '삼각'이 들어가지요.)
등이 삼각관계를 이야기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것들 말고도 크리스티 여사님의 무수히 많은 다른 작품들에서도 삼각관계 이야기가 플롯의 중심을 차지하거나
작품 특유의 무드를 조성하는 듯 해요.
크리스티의 이러한 삼각관계 이야기들에 특히 자주 사용되는 모티브, 혹은 패턴이
'남들에게 보여지는 주인공들 사이의 관계가 실제로 그들간에 존재했던 감정적 역학관계와는 꽤 달랐다.'
인 것 같은데요, 이게 많은 이야기들에서 중요한 반전, 혹은 미스테리를 푸는 열쇠로 사용되서 더욱 재미있어요.
이 패턴에 익숙해지고 나면 크리스티의 다른 이야기들에서 비슷한 패턴, 혹은 크리스티 표 클리셰(ㅋㅋ)를 찾게 되는 재미도 쏠쏠하구요.
예를 들면 크리스티 소설에서 어떤 남자가 평범한 이미지의 여자를 버리고 화려하고 예쁜 여자와 사귀게 되는 스토리가 나온다면
100이면 100프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가 풀려나가게 되리라 예상해 볼 수 있어요.
알고보면 남자는 처음부터 평범한 여자만을 좋아했고 예쁜 여자는 자기 계획의 미끼일 뿐이었다!
크리스티 여사 소설에서는 항상 전형적인 의미의 예쁜 여자, 혹은 대중적으로는 '팜므 파탈'의 자질을 가진 여자들이
알고보면 스토리 상으로는 쭉정이;;에 불과한 경우가 많고
예상치 못했던 하얀 벽지..같은 여자들이 진짜 위험한 인물인 경우가 많아요.
또 차고 차이는 관계에서도 겉보기에는 감정적 피해자로 보이는 인물이 사실은 가해자였고 가해자가 사실은 피해자였던 식의 이야기도 자주 사용되는 것 같아요.
음. 사실 저는 대선 이후의 멘붕을 추리소설로 추스리고 있습니다.
취향이 보수적이라 현대 추리소설을 잘 안읽는 편이어서 아가사 크리스티, 아서 코난 도일, 도로시 세이어스, 존 딕슨 카 등과 같은 고전작가들만 복습 또 복습하다보니
이젠 읽을 것들도 점점 바닥나 가네요. ㅠㅠ
2012.12.30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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