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는 주로 같이 사는 친구와 함께 봐요. 문제는 취향이 전혀 달라요. 

이 친구는 매우 영역이 좁은데다 종잡을수 없어요. 전 호환성 좋은 스타일이라 사실 제가 거의 맞춰 주는 편이에요.

이번달에는 문라이트 킹덤이 너무 보고싶어서 (이건 완전 혼자봐야 하는 영화죠) CGV 1+1 으로 베를린과 한편씩 보려고 했는데.

지난주부터 예매사이트를 노려봤지만 우려하던 바, 오늘 오후 4시가 마지막 상영이네요. ㅠㅠ 흑흑


어제는 이 친구가 저한테 무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을 보자는거에요. 저는 진심 깜짝 놀랐지요.

이 친구의 종잡을 수 없는 취향에라도, 결코 보지 않을 영화거든요. 로맨스물, 약간 마이너한 성향에, 일단 포스터에 여자얼굴이 1/3 이상.

그러다니 대신 자기 취향도 같이 한 두 편 보자고 하더군요. 역시 속셈은 여기에 있었어요. 

엊그제 헨젤과 그레텔이나 잭 더 자이언트킬러 보자는 걸 제가 거절했거든요. 둘다. ㅋㅋㅋㅋㅋ

이게 바로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한수인거냐! 고 물었더니 어물어물 결코 아니라며.

내가 보고싶어 하는것 같아서 자기가 양보하는 거래요. 전 실버라이닝 이야기는 한번도 꺼낸적 없는데 말이죠! 


아마 어떤 살을 내줘야 하나 치밀하게 시놉시스와 내용을 살펴보고

이 정도면 본인이 영화관에서 뛰어나가지 않고 손발 꽉 쥐며(오그라들테니까요) 볼 수 있는 

적당한 영화다! 라고 골라 저에게 타협이라고 내민 것이죠.

결코 이건 양보도 희생도 아니죠. ㅋㅋㅋ

진짜 양보와 희생은 익스펜더블을 극장에서 개봉일날 보는 것이라고요! 


어쨋튼 내일 낮에 광화문에서 놓치면 안될 영화 있을까요? 마이너해도 재밌다면 괜찮아요.

혼자 보러 가려고요. 주말엔 아무래도 저 둘중 하나를 봐줘야 할 테니 말이죠. 

다들 동반자와 영화 취향이 잘 맞으신가요? 



2. 듀게에 와서 영화글을 써야지 희희낙락 출근길을 지나가는데 동네에 아주 구석진 안쪽에 커피 1000원 까페가 생겼어요. 

부러 들러서 베이글과 함께 주문했는데, 손님도 하나도 없고..아 왠지 망할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어요.

게다가 크림치즈 베이글을 주문한 사람은 제가 처음이었나봐요. 포장이니 버터 나이프를 달라고 했더니 창고에서 낑낑 

일회용 포크 봉다리를 꺼내 뜯어서 절 주시며 냅킨에 싸가라고 손짓하더라고요.

친구가 카페를 차리면 이런 기분이 들까 싶어 여러가지를 말해주고 싶었지만, 이게 바로 오지랍이죠.


세상엔 너무나 많은 노력과 돈과 정성이 허공에 날아가는 경우가 많아요.

평범하게 그냥 열심히 살면 잘살지는 못해도 살아 나갈수는 있어야 하는데.

모든 사람이 다 똑똑하고 비범하고 온 힘을 다해 노력해야 하는건 아니잖아요.


이런말을 박정희 빠인 우리 아버지가 들으면 제 뒤통수를 치며 아직도 정신 못차렸다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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