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네 회사에서 경력.신입 사원을 뽑았습니다.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나름 공기업수준의 연봉과 복리후생이 보장된 회사입니다.

경력, 신입을 포함해 20여 명의 정규직 채용을 했는데 면접 과정에서 있었던 일.

친구가 면접일 당시 잡스런 실무를 담당하게 됐답니다. 명찰 나눠주고 회수하고 뭐 이런 일.

그런데 면접 보러  온 당사자들이 한 눈에 느끼기에도 자기를 무시하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네요.

결정적으로 면접이 끝나고 돌아가는 사람들에게 명찰을 회수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한 면접자가 명찰을 안 내고 그대로 나가더래요. 그걸 보고 친구가 불러 세워서 명찰을 놓고 가야한다고 했더니

"예? 왜요? 이거요?"하면서 명찰을 툭 던지고 가더래요.

 

면접 일정이 끝나고 직원들 회식하는 와중에 면접관이었던 상사들이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저 사람 얘기를 했다는군요. 자격증 내용도 좋고 괜찮았더라는 뭐 그런 얘기.

친구가 그 얘기를 듣다가 한 마디 슬쩍. "근데 그 분은 좀..."

무슨 일 있었냐는 상사들의 질문에 아까 있었던 얘기를 했더니 그런 놈은 못쓰지 하면서

결국 면접에서까지 좋은 점수를 받았으면서 탈락.

 

애초에 미련없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작은 행실하나 잘못해서 나름 괜찮은 직장 입사에 실패한 셈.

 

다음 사례는 좀 더 극적입니다.

역시 기본 개념이 덜 갖춰진 케이스인데 이 사람은 합격 한 후의 행실이 문제입니다.

합격했다고 전화 통보를 하는데 친구에게 구체적인 연봉이나 근무조건 등을 묻더래요.

친구는 '자세한 얘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고 입사 오리엔테이션 때 알려줄거다'라는

원론적인 얘기를 했는데 상대방이 '아니 그것도 몰라요?' 이런 식으로 나왔다네요.

거기서 더 나아가 오리엔테이션 복장은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길래 친구는 '그냥 알아서 편하게 입고 오세요'라고

대답했는데 이건 말 그대로 너 한 번 엿먹어봐라는 의도로 한 얘기.

결국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날 이십여명의 신입들 중 저 사람 혼자만 청바지 차림으로 와서는

친구에게 '아니 이게 뭐냐고 편하게 입고 오라면서요?' 라고 따지더라네요.

 

알고보니 이 사람은 친구의 고교, 대학 후배.

친구는 그 사실에 더 열이 받아서 아예 얘를 제 발로 나가게 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어차피 예비 합격자도 있겠다 저런 싸가지 없는 놈을 자기 밑에 둘 수는 없겠다는 생각.

 

그런데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직원 소개를 할 때 제 친구가 총무부 OOO대리입니다. 하고 소개를 받으니

신입들 눈빛이 싹 달라지는 게 느껴지더래요. 친구가 자기 아래 직원이 있는데도 손수 손님들 오면

커피 타서 갖다 주고 이러는 걸 보고 신입들은 자기를 계약직 정도로 봤었던 것 같다고 나름 분석을 했더군요.

 

그래서 오리엔테이션 중간 휴식 시간 때 신입들이 담배 피는 곳에 가서 후배이자 싸가지 없게 굴었던 신입에게

이전까진 깍듯하게 존댓말을 썼지만 말을 놓으면서 '어이 OOO씨, 내가 자네한테 뭐 잘못한 거 있어? 태도가 왜 그래?'

이런 식으로 쏴붙였대요. '자네 보니까 OO고등학교 나왔던데 몇회야? OO대학교 몇 학번이야?' 막 이렇게 몰아붙이니까

당연히 신입은 꿀먹은 벙어리가 돼서 버버버...  

 

얘길 들으면서 그 정도면 됐다. 앞으로 걔도 니 앞에서 설설 길텐데 그만해라. 이런 식으로 얘길 했는데

한 번 열받은 친구는 절대 그만 둘 생각이 없다며 어떻게 해서든 그 인간이 제발로 걸어나가게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번외편으로. 친구가 트위터 검색에서 그 싸가지 없는 후배의 계정을 알아냈는데

멘션 중에 '나이 쳐먹고 계약직인 주제에 띠껍게 구는 놈이 있어서 짜증난다' 이런 내용이 있다가 며칠 후에

'알고봤더니 고교, 대학 선배다. 직장생활 완전히 꼬였다.' 이런 멘션이 있더라네요. 나중에 다시 가보니까

해당 멘션을 싹 지웠다고 하던데...

 

암튼 중요한 건 어딜가서든 기본 매너는 지켜야 한다는 거예요. 하물며 직장에서라면...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고 막 지르는 인간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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