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88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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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도치 않게 살짝 코믹한 느낌도 주는 포스터인데요. 웃기는 영화는 전혀 아닙니다.)



 - 케일라와 매디라는 젊은 여성이 한밤중 터널에서 '가부장제 꺼져' 같은 낙서를 하며 하하호호 즐겁다가 말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매디 입장에선 사실 케일라가 우정을 빙자해서 자기에게만 의존하고 뭐 하나 스스로 제대로 하는 게 없단 걸 오래 전부터 속으로 짜증 내 왔나 봐요. 그래서 자기 혼자 어디 뭘 하러 떠나겠다고 선언하고. 케일라가 또 달라 붙자 좀 독한 말을 하고. 그러다 서로 상처를 주고. 버럭!! 하고 찢어져 길 가는데 갑자기 외마디 비명과 함께 매디가 누군가에게 납치되고 케일라도 습격을 받아 의식을 잃고 쓰러져요.


 한참 뒤에 매디가 눈을 뜬 곳은 관짝 안입니다. 이게 뭐꼬!!! 하고 뚜껑을 열고 뛰쳐 나오니 드넓은 숲 속이구요. 관짝엔 '미녀 6번'이라고 적혀 있는데 뭔진 모르겠고. 다행히도 자기보다 먼저 끌려 온 여자 둘을 먼저 만나 상황 설명을 듣습니다. 뭐 별 거 있겠습니까. 이제부터 불쾌한 복면을 쓴 정체불명의 싸이코 살인마들에게 쫓기며 살아 남아야 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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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우리의 섬세하고 유약한 케일라님께서 오만 황당한 고생들을 겪다가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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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맞서 싸우는 전사로 각성해간다는 이야기 되겠습니다.)



 - 최대한 간단히 적어 보자면요.

 그러니까 외부로부터 격리된 숲 속에서 일곱 명의 젊은 여자들이 일곱 명의 싸이코 살인마들에게 쫓기며 하나씩 죽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엔 주인공이 살아 남든가 말든가... 로 결말이 나야 하는 이야기이고 그렇게 흘러 가요.

 이때 살인마들은 뭐랄까... 행색부터 들고 다니는 무기까지 참으로 스플래터물 좋아하는 사람이 즐거운 맘으로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구요. 당연히 이들이 사람을 죽일 때도 그런 장르물 좋아하는 사람이 즐겁게 만든 듯한 다양한 장면들이 펼쳐집니다.

 그러니까 여기까지는 참으로 무난한 스플래터/호러물인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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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이런 영화의 빌런들에게 이렇게 불쾌한 디자인의 마스크란 필수 요소인 것이죠.)



 - 나름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대략 30분쯤만 보면 누구나 다 눈치챌 수 있는 부분이고 50분쯤 지나면 노골적으로 알려 주는 부분이지만 여기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구요. (어차피 아무도 안 보실 거지만!! ㅋㅋㅋ)

 그 아이디어를 활용해서 중반 이후로 나름 다른 영화들에선 볼 수 없었던 전개를 펼치면서 재미를 줘요. 결국엔 뭐 흔한 배틀로얄물 비슷하게 되지만 그래도 어떻게 해서 그런 이야기로 가게 되느냐... 하는 과정도 그 도착지 만큼이나 중요하니까요. 

 또 그런 전개를 통해서 주인공의 성장도 나름 흥미롭게 보여주고. 또 도망다니는 여자들간의 관계나 드라마 같은 것도 짭짤하게 뽑아내고... 다 좋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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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였는데요. 배우님 인상이 왠지 낯익다 했더니 호주 시리즈 '착오'에서 봤던 분이더라구요. 와... 근데 제가 그 시리즈 보고 듀게에 뻘글 적은 게 어느새 5년 전이네요. ㅠㅜ)



 - 88분 밖에 안 되는 짧은 영화인 데다가... 애초에 만든 사람들이 캐릭터 형성과 각본 디테일에 그렇게 빼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들은 아니었던 듯 합니다. ㅋㅋㅋ 조금 더 설득력을 보일 수 있게 밑밥 깔아가며 보여줬음 상당히 효과적이었을 전개가 대충대충 후닥닥 넘어가는 캐릭터 심리 묘사 때문에 후반에 어설픔 느낌을 선사하구요. 특히 결말 부분은 으잉 뭐냐 이 패기는. 이렇게 설명 없이 막 넘겨도 됨? 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피식 웃었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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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미녀들'이 우루루 나와서 남성 살인마들에게 죽어 나가는 이야기이니 '아직도 이런 얘기냐'라는 반응이 나올만도 한데요. 나름 다 핑계는 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뭐가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겠지만서도... 어쨌든 준비된 핑계는 꽤 단단한 편입니다. ㅋㅋ)



 - 대충 종합하자면.

 되게 작가 편할대로 세워 놓은 편의적이고 인위적인 설정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지만 나름 독특한 아이디어 하나로 그럭저럭 지탱해내는 이야깁니다. 심지어 조금은 이입도 되고 살짝 진지하게 봐... 주려는 순간에 밑천이 바닥나면서 실소를 유발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만.

 그래도 그 아이디어가 나름 재밌고. 또 어쨌거나 저렴이 스플래터 호러로서 해야할 일은 열심히 합니다. 그래서 관대한 마음으로 그냥저냥 재밌게 봤어요. 이런 장르물 좋아하고 또 나름 비틀기 들어가는 이야기 좋아하는 분이라면 기대치 낮추고 적당히 즐길만한 영화였네요. 뭐가 됐든 '여귀교'보다 재밌으니 관대하게 본 거긴 합니다만. 어쨌든 재밌게 봤어요. ㅋㅋ




 + 의외로 고어도가 그렇게 심하지 않습니다. 근데 다 보고 나니 의심이 가서 검색을 해 보니 역시나 제가 본 영화에 안 나온 잔인한 장면들 짤이 여기저기... 왓챠 버전의 런닝타임을 보면 잘라낸 부분들은 다 해도 몇 초 정도이고 정말 심한 고어 장면들만인 듯 해요. 솔직히 전 좋았습니다. 호러를 그렇게 봐대지만 고어는 한 순간도 좋아해 본 적이 없어서...



 ++ 호주 영화에요. 그리고 영화를 촬영한 지역이 그 호주의 오지들이니... 바로 그 유명하고 친숙한 우리의 '아웃백' 영화가 되겠습니다. ㅋㅋㅋ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그러니까 이게 다 갑부들이 주최하는 서바이벌 살인 게임이었구요. 그 룰은 무려 '미녀'와 '야수'의 팀업 태그 플레이였던 것입니다. ㅋㅋㅋ 간단히 말해 옛날에 많이들 했던 짝피구 같은 거에요. 여자 하나, 살인마 하나가 팀이구요. 살인마들은 자기 여자를 제외한 나머지 여자들을 공격하고, 여자가 죽으면 그 여자의 파트너 살인마도 몸에 심어진 폭탄으로 머리가 터져 죽습니다. 누가 누굴 죽이든 반칙 같은 건 없기 때문에 이 룰을 이해한 여자가 다른 여자를 직접 죽이는 것도 허용되구요. 여자가 자길 죽이려는 살인마를 죽여 버려도 역시나 오케이. (다만 이 경우에 죽은 살인마의 파트너 여자는 죽지 않고 서바이벌을 계속합니다.) 이러면서 마지막 생존자를 가리는 놀이(...)였던 거죠.


 덧붙여서 이런 시합(?) 상황은 참가자들의 눈에 이식된 칩을 통해 인생 지루한 갑부들의 VR 헤드셋으로 바로 전송되구요. 이것 말고도 눈알엔 여러 기능이 있는데, 예를 들어 여자가 보고 듣는 걸 파트너 살인마도 보고 듣게 해서 정보를 공유하게 만들구요. 또 게임 구역을 벗어나려 하면 미칠 듯한 두통을 유발시킵니다. 아마도 억지로 나가면 죽겠죠. 


 이런 설정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힌트가 나와요. 주인공이 처음에 기절했을 때 무슨 수술실 같은 데 앉아 있는 꿈(?)을 꾸고요. 깨어났을 때 한쪽 눈가에만 핏자국이 잔뜩 있다든가. 또 중간중간 주인공의 시선을 1인칭으로 보여주면서 살인마가 달려오는 식의 연출이 나오고 그렇습니다. 


 암튼 설정은 그렇고 이야기는요.

 처음엔 여자들이 아무도 이 룰을 모르기 때문에 최대한 뭉쳐서 살아남으려고 애를 씁니다만. 그렇게 모여 있으면 당연히 살인마가 찾아오겠고, 그래서 하나 둘씩 죽어 나가죠. 그러다 주인공이 자기와 함께 있던 여자를 잔인하게 죽인 살인마가 자신에게 해맑게 손인사를 하고 사라지는 걸 보고 이게 뭐지... 하고 의심하다가, 다음에는 아예 그 놈이 자길 구해주는 걸 보고 룰을 눈치를 채요.


 그런데 그 때 다른 여자들도 이 룰을 눈치 채게 되면서 빌런 여성이 하나 탄생합니다. 자기 빼고 다 죽여서 살아남으려는 거죠. 그리고 이때쯤 타이밍 맞춰 각성한 주인공은 그 여자에 맞서 싸우면서 '로즈'라는 유약한 성격의 다른 참가자 하나를 지키려고 애를 쓰네요. 그런데... 중요한 건 원래 절친인 '매디'도 여기 끌려와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개고생 끝에 빌런 여자도 죽이고, 로즈와 자신의 파트너 살인마도 죽여요. 그래서 매디와 매디의 살인마만 남은 상태에서 로즈와 함께 드디어 매디를 찾아내는데...


 일단 로즈가 주인공에게 집착하며 싸이코마냥 매디에게 적대감을 드러내구요. 매디는 지금껏 살아남기 위해 주인공이 살인마는 물론 다른 여자들까지 몇 명을 죽였다는 걸 알고 기겁을 해서 저리가 그지야... 하고 난리를 쳐요. 매우 난감해진 케일라가 매디에게 읍소하는 와중에 매디 담당 살인마가 나타나구요. '괜찮아 우리는 셋이고 저 놈은 하나야!!' 하고 패기 넘치게 외친 케일라는... 지병인 뇌전증이 도져서 쓰러져 버리구요. 그때 로즈가 갑자기, 호신용으로 갖고 있던 나이프로 매디의 목을 그어 버립니다. 그래서 매디는 사망, 다가오던 매디 파트너 살인마도 사망... 이렇구요.


 한참 뒤에 깨어난 케일라에게 '내가 너 구했다능~' 하고 예쁨을 바라는 로즈지만 원하는 반응이 오겠습니까? ㅋㅋㅋ 버럭버럭 화를 내며 '차라리 널 죽여 버렸어야 했는데!!' 라는 케일라를 보고 당황하고 세상 억울해진 로즈는 버럭버럭 화를 내며 어딘가로 달려가 버리구요. 홀로 나은 케일라는 매디를 부여잡고 광광 울다가... 갑자기 뭔가 결심한 듯이 게임장의 경계를 향해 가요. 당연히 두통이 오기 시작하는데, 이때 손에 쥐고 있던 나이프를 치켜들고는, 칩이 이식된 자신의 눈알을 스스로 뽑아 버립니다(...) 그래서 그 눈깔을 바닥에 던져두고 경계를 벗어나 정처 없이 걸어가는 케일라...


 ...로 끝인 줄 알았는데요. ㅋㅋㅋ

 매우 갑부의 집(이라지만 제작비 형편상 그 정도 부자로는 안 보이...)에서 VR 헤드셋을 쓰고 이 게임의 다시 보기 서비스(...)를 즐기고 있는 아저씨가 나오구요. 이 집에 선글라스를 쓴 케일라가 나타나 남자를 기절시키고 의자에 묶습니다. 그러고 잠시 후 깨어난 남자에게 이 게임의 주최자들을 묻죠. 당연히 배를 째려던 아저씨는 케일라의 전기 충격 고문에 결국 목숨만 살려달라며 정보를 불구요. 케일라는 이미 한참 전에 죽은 매디의 환상과 대화를 나누며 씩씩하게 남자를 죽이려는데... 남자가 제발 살려달라며 '니가 살아남았단 얘긴 아무한테도 안 할 게!' 라고 외치자 피식 웃으며 '뭘. 어차피 다들 내가 살아 있다는 걸 알게 될 거야.' 라고 복수를 예고하며... 정말로 끝이 납니다. 끄읕.


 + 대체 케일라가 배후를 어떻게 찾아냈는가... 에 대해선 정말 일언반구도 설명이 없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막판에 사이코 빌런으로 각성해 버린 로즈는 생존자로서 다음 게임을 준비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끝나요. 아마도 속편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지만 뭐 이런 B급 영화가 5년 동안 속편을 안 냈다는 건 앞으로도 안 나올 거란 얘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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