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19 22:32
스포일러 없는 글인 것 같긴 한데요,
몇가지 센스있게 대사 치는 것들을 좀 언급해서
정보 전혀 없이 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읽지 않고 보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일단 VOD는 17일 영화관 개봉과 동시에 공개되었습니다.
개봉관도 그다지 많이 잡진 못한 것 같더군요ㅠ
영화는 1, 2, 3, 4편과 마찬가지로 "영화에 대한 영화", 즉 메타영화로서의 재미를 잘 가지고 놀고 있고,
원작자와 원작배우들에 대한 예우, 전형적인 슬래셔의 시퀀스들을 응용하거나 변주한 장면들, 그리고 (원작의) 90년대 유선전화를 이용한 씬들에서 한층 발전한 스마트폰을 이용한 아이디어들
등등을 잘 표현해내어서,
그냥 원작들을 단순히 따라하거나 욕심을 지나치게 내거나 하는 것 없이 잘 해낸 느낌이라
옛 명성을 살렸다는 면에서 할로윈 2018년작에 비등한 성과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는 원작의 배경인 우즈보로 마을에서 또다시 고스트 페이스가 등장하고 살인사건들이 벌어지며 전작들과 유사한 플롯으로 전개됩니다.
어린시절 마을에서 떠났던 샘 카펜터는 동생이 고스트 페이스를 모방한 괴한에게 습격당했다는 소식에 마을로 돌아오고,
동생의 고등학교 친구들을 비롯한 주변인들 모두가 용의자가 되면서 이를 둘러싼 추리극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사건이 전개되면서 차츰 이 사건이 주요 캐릭터들의 어두운 과거와의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같은 배경, 비슷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다른 캐릭터들을 주역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원작의 주요 캐릭터들이 하나둘씩 반갑게 재등장하게 되고
친절하게도 이러한 형식을 리퀄(requel)이라 부른다고 설명해주는데, 이 "리퀄"에 대한 "법칙" 역시 이 새로운 속편의 플롯으로 활용됩니다.
(리퀄이라 스크림5가 아니라 그냥 '스크림'인가 봅니다.)
성공한 리퀄인 할로윈, 스타워즈 등도 언급되고,
이러한 시리즈물에 대한 과도한(과몰입한) 팬덤이 때로는 그 팬들의 입장에서, 그리고 이를 한심하게 보는 입장에서 각각 언급됩니다.
특히 영화 안의 영화, 스크림 원작의 내용을 기반으로한 "스탭(stab)"의 마지막 속편이 하이 컨셉 호러(elevated horror)를 표방하여 기존 팬들을 배신했고
그 속편을 무려 나이브스 아웃의 감독(!)이 연출했다는 언급이 기발합니다ㅎ
(여기서 하이 컨셉 호러, 즉 elevated horror는 바바둑, 유전, 위치 처럼 점프 스케어 등등이 강조된 말초적인 공포가 아니라 심리적인 면을 강조한 수준 높은 공포를 표현한 작품을 이야기하는 거더군요)
여튼 올드팬으로서 매우 만족스러운 속편이었고..
영화관에서 못본 게 아쉬울 뿐입니다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홍보만 받쳐준다면 한국에서의 극장흥행도 꽤 되었을 것 같은데..
왜 미리부터 포기했나 싶습니다ㅠ
추가로 연기자들에 대해 이야기하면
인더하이츠에서도 주역을 맡았던 멜리사 바레사 포함하여 다들 예쁘고, 멋있고, 좋은 배우들이긴 한데..
(개인적인 느낌으로) 슬래셔무비 히로인으로 봤을때는 니브 캠벨의 아우라를 따라가기엔 좀 모자란 듯 싶었네요.
그리고 1편의 스킷 울리히의 반항적이고 불안정한 눈빛 연기가 그 역에 얼마나 찰떡이었나 돌이켜볼 수 있었어요.
2022.02.19 22:49
2022.02.19 22:54
그쵸 감독들 전작도 꽤 좋았는데,
역시나 내공이 있는 감독들이었습니다!
무려 라이언 존슨을 직접 출연시키려 했다니요!!ㅎ 깨알정보 감사합니다ㅎㅎ 라이언 존슨 카메오로 나왔다면 정말 보고 뒤집어질 뻔했네요ㅎㅎ
2022.02.20 00:38
이번엔 메타에 대한 메타에 대한 메타호러였네요 ㅋㅋ 자세한 디테일은 스포가 되겠지만 1편에서 랜디가 뒤좀 돌아보라고 하면서 막상 자기 뒤를 못보는 그 씬에 대한 패러디가 너무 웃겼어요. 시리즈 시작부터가 당시 별 개성없이 그냥 사골국 우려먹는 공산품이 되어버린 호러물 영화들에 대한 디스 겸 셀프 패러디였는데 그 컨셉을 이번에 잘 지키면서도 나름대로 현대적 감성도 잘 섞은 것 같아요. 요즘 시국에 스파이더맨 말고 대박나는 영화가 없었는데 왜 인기를 끌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저런 타입의 호러물을 elevated horror라고 부른다는 걸 처음 알았네요. 리퀄이라는 표현도 그렇구요. 진짜 할로윈도 그렇고 요즘 이런 리부트+시퀄 개념의 작품들이 많이 나오긴 했어요.
이번에 새로운 히로인인 샘은 캐릭터 부터가 좀 심심하고 재미없게 쓰여진 느낌이더라구요. 배우가 인 더 하이츠에서는 무난했었는데 여기서는 부분 부분 발연기하는 느낌마저 있을 정도니 이건 각본+디렉팅의 문제가 아닐지... 원래는 감독들의 전작인 <레디 오어 낫>의 주연이었던 사마라 위빙을 캐스팅 하려고 했는데 아마존 <나인 퍼펙트 스트레인저> 촬영 스케쥴이랑 겹쳐서 무산됐다고 하네요.
2022.02.20 10:05
2022.02.20 10:19
그 '아홉명의 완벽한 타인들'을 본 사람 입장에서...
왜 그랬나요 사마라 위빙. ㅠㅜ 그거 진짜 별로였는데. ㅋㅋㅋ
그래도 뭐 쟁쟁한 배우들이랑 함께 연기했으니 좋은 경험이었던 걸로... 생각하면 되겠지만 사마라 위빙 좋아하고 호러 좋아하는 입장에서 아쉽네요. 쩝...
2022.02.20 11:39
아마 이미 아홉명의... 출연을 확정한 상황에서 이번 스크림 영화 제안이 들어왔던 게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호러물에만 너무 이미지가 고정되는 문제가 있었겠지만 아홉명.. 그건 평도 그저 그렇고 별 화제도 안됐는데 이번 스크림은 흥행도 대박난 걸 생각하면 운이 안따르네요.
2022.02.20 10:21
구독제 노예 입장에서 vod 너무 비쌉니다!! ㅋㅋㅋ 극장에서 그 돈 내라면 보겠는데 vod로는 뭔가 저항감이...
최소한 세일이라도 해야 볼 것 같아요. 이걸 집에서 보려고 하면 왠지 '이거 OTT 한 달 구독 값이잖아?'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예전엔 안 그랬는데... 하하;
2022.02.20 10:40
2022.02.20 10:45
그렇죠. 못 참고 결제해서 봤는데 다음 달에 넷플릭스에 뙇! 했을 때의 그 상큼한 기분... ㅋㅋㅋㅋ
게다가 또 넷플릭스 특성상 그 영화들이 계속해서 추천에 떠서 (다 제가 맨날 보는 스릴러, 호러니까 ㅋㅋ) 넷플릭스 들어갈 때마다 맘 상하는 건 덤!
2022.02.20 11:41
극장이랑 동시공개되는 경우 가격이 그렇게 쎄더라구요. 코로나 시대에 생긴 하나의 경향이죠. 세일할 때까지 존버가 답일 것 같습니다 ㅎㅎ
2022.02.20 11:42
저보다 나으세요.
저는 몇 년 있다가 ocn에 최초 공개 달고 나올 거 왜 보나 싶어 안 봐요 ㅋ 정작 나오면 딴 거 하느라 또 안 봐요
톡식 팬에 대한 메타적 얘기도 좋았지만, 슬래셔 영화로도 꽤나 좋았어요. 고스트 페이스 등장 타이밍의 완급 조절이나 엄청 고어하지 않으면서도 자극적인 살인장면들을 보면 제작진들이 장르에 조예가 깊은 것 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