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과 선 잡담 혹은 문의

2013.11.03 23:53

kona 조회 수:2116


선 봤어요.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요.
하지만 괜찮았어요.
이런 만남에서 보기 힘든 걸 보여준 분을
만난 게 얼마나 놀라웠던지요.
그게 뭐냐면
바로 외모요.
맞선자의 외모와 스타일이 순간 정신이 미혹될 정도로 제가 좋아하는
풍이었거든요.
근래 제가 만난 누구보다도 차려입고 나오셨더군요.
물론 그 외 부분들은 갸웃갸웃했어요.
결국 갸웃갸웃은 저만 그랬던 건 아닌가 봐요.
그러면서 이런 자리에서 금기(?)시 할 주제를 곱씹어 봅니다.


1. 정치 얘기
-의도적인 건 아닌데 이 주제 꺼내 잘 된 적이 없습니다.
근데 한 번 그러고 나니 맘에 들지 않은 상대에게 일부러 유도한 적
있습니다. -_-

2. 인문(주로 문학) 관련 얘기(사회과학 쪽으로 가면 완전 초토화 -_-)
-제 동생 표현을 빌리자면 먹물 튀는 얘기. 하하;;
이것 역시 의도한 건 아닌데 책 얘기 비스무리한 얘기 나오다
이쪽으로 턴한 게 화근. -_-

3. 종교 얘기
-아직까지 꺼내본 적(앞으로도)은 없지만 비종교인들에겐 수류탄(?)같은 얘기.
지인 중 상대가 맘에 안 들 때 일부러 꺼냈다는 이가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주님 말씀에 따라 어쩌구 저쩌구 했다는 거죠.

전 비종교인입니다만.


한 가지 궁금한 게 맞선이나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 얘긴 그다지 묻지
않고 자기 얘기(주로 가족이나 친구)만 떠드는 사람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주변(남자들)에 물어 보니 관심이 가는 이성에겐 말이 많던 사람이라도 자기가 말은
별로 안 한다더군요.
주로 상대의 생각을 묻고 들어준다던데요.
제 경험에도 그랬어요.
제게 확실한 호감을 표현했던 분 중 한 분은 대화 내내 거의 제게 묻는 편이었어요.
근데 이번에 만난 분은 차 마시고 밥 먹고 한 5시간을 같이 있었는데
정말 지치지도 않은지 얘길 하더군요.
뭐 어차피 이 분과는 굿바이지만 다음에도 이런 양반 만난면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조금 난감하네요.
아, 저는 여자입니다.
사람마다 스타일이 있긴 한데 사실 전 좀 피곤하긴 했어요.
자기 얘길 해도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혹은 뭐가 관심이 가는지 따위는
얘기하지 않았어요.
저는 별로(아직) 궁금하지 않은 자기 가족 얘길 주구장창 해서 초반에는 얘 뭐지 이런 생각이었어요.
막판에 저 바래다 주면서는 제가 얘길 하게 되긴 했지만요.
그냥 원래 말이 많다라고 보면 되나요.

일전에 동생이 제게 한 말 중 깊이 공감한 말이 있어요.
침묵이 어색하지 않은 게 관계를 지속하는 시작이라고요.
저도 대화를 좋아하고 대화에 목마른 사람이지만
친밀해지고 싶은 사람과는 침묵도 즐기고 싶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87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91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2318
304 살빼기vs살찌기 [9] 2010.09.14 3112
303 쇼핑중독에 걸리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8] 태엽시계고양이 2010.09.21 5728
302 부모님이 컴퓨터 조립된 제품 구매를 꺼려하십니다.. [6] 모노 2010.09.25 2560
301 [bap] 2010 하이서울페스티벌(난타, 점프, 불꽃쇼 등) [2] bap 2010.09.28 1984
300 연예인들이 불가촉천민처럼 까이는 이유 [18] soboo 2010.10.03 5091
299 고양이 밥을 주다가 [7] 가끔영화 2010.10.08 2351
298 해운대 사진 [6] 가끔영화 2010.10.13 3132
297 노벨 야구문학상이 있다면 올해 수상자는 아마도 [9] chobo 2010.10.13 2732
296 [가카어록]-"자부심 없는 사람이나 스스로를 노동자라 부르고 노조를 만든다." [15] 룽게 2010.10.14 3423
295 [듀나인] 혹시 이 영화를 아십니까. [5] 말린해삼 2010.10.14 1599
294 [bap] love actually 10월 공연(천원의 행복) / '1794년 사라진 300일(김홍도와 샤라쿠)' [1] bap 2010.10.19 1863
293 전기장판을 사려고 하는데 뭘 사야할지 모르겠네요. [7] 스위트블랙 2010.10.19 2057
292 [듀나인] 도쿄에서 2박3일을 합니다. 뭘 해야 하나요. [7] 가라 2010.10.20 1587
291 16년전 오늘, 성수대교 붕괴사고가 일어난 날입니다. [8] chobo 2010.10.21 2654
290 [리브로] 하나 둘 책들이 도착하고 있습니다. >.< [7] sUnNyHolic 2010.10.22 2185
289 냉장고에 브로콜리가 굴러다니더라고요 [4] 해삼너구리 2010.10.26 2258
288 전 호텔보다 모텔이 더 좋아요. [11] S.S.S. 2010.10.31 5285
287 건전한 종교 선언 [6] 셜록 2010.11.02 1556
286 1999년의 컴퓨터 변화는 [5] 포인트킹 2010.11.04 2272
285 내 기억 속 최악의 아시안 게임 축구 경기 장면(자동재생) [5] chobo 2010.11.09 168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