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바낭에 가까운 주제입니다.


출퇴근을 위해서 지하철을 이용합니다. (다른 대체 수단은 사실상 없습니다.)

문제는 제가 지하철 이용에 매우 예민하다는 것입니다.



전 가능한 제가 남한테 폐끼치는 것도 싫고 (저로 인해 다른 사람이 불편해 하는 것이 싫습니다.) 남이 저에게 불쾌하게 행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유난히 지하철에서는 자꾸 인상찌푸리게 되는 일이 생깁니다. 저만의 귀납적 영역에서는요.


새치기해서 먼저 타려고 드는 어르신, 쩍벌+제 허벅지를 슬쩍 만지는 아저씨 (의외로 많습니다. 직접적인 성추행보다 '이걸 말해야 되나? 밀쳐내야 되나?'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은근한 신체적 접촉이요.), 냄새풍기면서 만두(!!)를 아침으로 해결하는 아가씨, 자리가 나서 앉으려고 하는데 절 밀쳐내고 앉는 남학생, 칸의 끝에서 끝까지 소리지르면서 뛰어다거나 앉아있을때는 흙묻은 신발로 의자에 올라서는 아이들, '퍽'소리나게 밀치고 지나가는 사람들 (제가 무슨 빅백이나 백팩을 맨 것도 아닌데..'지나갈게요'가 그렇게 어려운 단어였을까요), 근처의 승객에게 가사까지 똑똑히 들릴 정도의 볼륨으로 노래를 크게 듣는 청년, 제 발을 사뿐히 즈려밟으시고는 아무 말 없이 시크한 자태로 걸어나가는 미중년....열거하다보니 끝도 없는데 거의 하루에 한 번은 이런 일이 꼭 있더라구요. 


가끔 진짜 진상인 때리려고드는 분이나 큰 십자가를 드시고 불신지옥이라는 내용을 크게 외치면서 지나가시는 분은 차치하고서요.


사실은 글쎄요, 전 제가 예민한건지, 보통의 사람인건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전 제가 보통의 상식을 갖고 보통의 예의 수준을 갖고 있는, 그야말로 보편적 상식이 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거의 매일같이 예민해지는 걸 보니 제가 지나친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저는 일반적 예의범절을 준수하고 사는 사람이었을까요?

아니면 저만의 기준을 세상에 들이대면서 남에게 저의 기준만을 기대하는 피곤하게 사는 사람일뿐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언젠가는 '이게 다 사람 사는거지 뭐'하고 뭉근하게 누그러질 제 잣대가 아직 덜 여물어서 그런걸까요?




덧붙임.

제목을 '나는 얼마나 정상적인 인간인가?'로 썼다가 바꿨습니다.

뭐라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군요. 할 말은 있는데 입 밖으로 나와서 옮기면 제가 의도하지 않은 말이 되네요.


사실 이상한 건, 도심으로 출퇴근할때의 만원 전철보다 한 의자 채워지고 그 앞에 두세면 정도만 서있는 약간 한산한 아침의 지하철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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