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21 16:05
- 작가들이 장율이 사라진 김에 수영 캐릭터를 개그로 뽕을 뽑기로 작정한 모양입니다. 이번 주를 멍하니 돌이켜보면 여기도 수영 저기도 수영 온통 다 수영이네요. ㅋㅋ 수요일엔 민혁에게 뜯어 먹을 건 다 뜯어 먹고 소개팅에서 차인 걸 까발리며 개그를 했고 어제는 그냥 아예 민혁 vs 수영 배틀이었죠. 어제 그렇게 거하게 싸움 붙여 놓은 걸 보면 이제 당분간 수영의 분량은 없을 것 같긴 하지만 뭐 충분히 재밌었어요. 땀 뻘뻘 흘리며 스카이콩콩 타는 게 왜 그리 웃기던지. ㅋㅋ
사실 수영 vs 도상이든 수영 vs 민혁이든 늘 진상, 나쁜 놈은 수영이었죠. 미달이를 시초로 해서 김병욱 시트콤에 종종 등장하던 파렴치한 여성 캐릭터를 가져다 붙여 놓은 모양새인데 보면서 정말 나쁜 x이란 생각이 계속 들긴 해도 재밌었으니 만족합니다. 서예지 만세!
- 어제도 김병욱 특유의 출연자 특기 뽑아 쓰기가 잠깐 나왔죠. 최송현의 아나운서 놀이... ㅋㅋ 근데 이 분이 아나운서로 활동할 때 전 거의 티비를 안 보고 살아서 아나운서로서 어땠는지는 전혀 몰라요. 그냥 예뻐서 잠시 인기 많으셨던 걸로만;
- 그 와중에 민혁은 이번 주 내내 수난이었습니다. 나진아에게 고백하려다가 자기 인연이 아닌 것만 깨닫고. 큰 맘 먹고 다른 여자 만나려고 했더니 스타일 구겨지게 간단히 차여버리고. 차인 거 안 들키려고 공원에서 노인분들과 소일하며 고생했는데 그런 보람도 없이 동생이 다 소문내버리고. 그리고 그 동생이랑 박터지게 싸우다가 태블릿 망가지고 스타일 구겨지고... 이 쯤 되면 작가들이 민혁 캐릭터를 놀려 먹는 데서 보람을 느끼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드는데;
어차피 사랑의 패배자(...) 운명을 타고 나서 막판에 연민을 불러일으켜야할 캐릭터이니 이런 식으로 활용하는 것도 괜찮다 싶었습니다. 덕택에 민혁의 거만한 성격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순화되는 것 같구요. 초반에 정말 잘나고 막강해서 거만할 땐 웃기면서도 거부감이 많이 들었죠.
- 도상과 보영의 부부 생활 에피소드는 그냥 늘 평타 이상은 한다는 느낌입니다. 어제 튜즈데이님 글에도 댓글로 적었지만 뭐 그냥 별 내용도 없는 에피소드가 주어져도 늘 재미가 없거나 지루하지는 않아요. 어딘가 모르게 일상적인 느낌으로 소소하게 와닿는 부분도 많구요. 메인 스토리 전개상 곧 쩌리가 될 운명들이지만 그 전까지 꾸준하게 괜찮은 에피소드 많이 뽑아줬음 하네요.
- 나진아의 요망함(...)이 점점 더 강력해지는 요즘이네요. '꽃등심은 도시락 반찬이 될쑤 엄써!' 장면이 괜찮다고 생각했는지 작가들이 며칠만에 또 술을 먹였는데 여지 없이 또 귀여웠습니다. (쿨럭;) 사슴 머리 에피소드 막판에 뒤에 사슴 머리 짊어지고 영업뛰는 것도 그렇고 이 캐릭터는 굳세고 당당하며 발랄해야 매력이 사는 것 같아요. 역시 러브 라인 불타오르며 눈물 뿌리기 전에 이런 모습 많이 보여주길.
- 마지막으로 이제 막판 접어들면서 차차 준혁-진아 러브 라인이 더더욱 강해지고 있는데. 곧 실감나게(?) 우울해져야할 아이들이라서 밑밥을 깔아줘야해서 그런지 매일 상큼 발랄 귀엽습니다. 맘껏 요망함을 뽐내는 나진아도 귀엽지만 허허거리며 그걸 잘 받아주는 노준혁도 보기 좋아요. 상대적으로 준혁의 역할이 튀지 않기 때문에 연기하는 배우로선 좀 손해를 보고 있는 감이 없잖아 있긴 한데, 제가 볼 때 어차피 이 시트콤의 진짜 주인공은 준혁이기 때문에 뭐 괜찮다고 봅니다. 이제 곧 준혁이 정체가 밝혀지네 이 집을 떠나네 나진아를 포기하네 마네 하면서 번뇌로 몸부림쳐야할 텐데 여진구는 그 때 충분히 좋은 연기 보여주며 비중 다 잡아먹을 수 있으니까요. 워낙 처연, 비장한 연기 전문이라 모처럼 잡은 시트콤 주인공 역할로 발랄한 모습도 많이 보여주길 바랐는데 그렇게 되지 못 한 게 아쉽긴 합니다만;
- 요즘 흐름을 보면 장기하는 미국서 돌아와 다시 출연해도 왠지 크게 환영받지 못 할 것 같네요. ㅋㅋ
암튼 이제 27화 남았습니다. 120화짜리 시트콤이 분량의 1/4 남겨놓고 막판에 이렇게 불타올라도 문제지 말입니다...;
2014.03.21 16:08
2014.03.21 16:23
정작 장율 캐릭터는 그렇게 재미 없진 않았는데도 빠지니까 극이 맹렬하게 확 살아나는 이 아이러니란... ㅋㅋㅋ
2014.03.21 16:37
요즘 에피소드 보면, 감자별이 러브라인으로 인해 놓치고 있던 게 얼마나 많았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다만 수영의 캐릭터는 볼 때마다 너무 혼란스러워요. 장율과 있을 때랑 없을 때의 차이가 너무 심해요;
이제 27회 밖에 안 남았다니..;; 근데 뭐 이리 결말을 앞두고 해논 게 없죠? 후반부에 가서야 그동안 깔아둔 복선들을 한번에 풀려고 그러나...
준혁-진아 라인은 도무지 정이 안 생깁니다...;; 그냥 친구로 남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매일 생각하죠..
민혁-진아 라인은 사실상 분쇄됐으니 이젠 초연한 마음으로 향후 전개를 지켜보겠어요.
(+ 제 호오를 떠나서 러브라인에서 제일 잘 어울리는 커플은 율-수영 커플이라고 생각해요. 캐릭터가 러브라인에 먹히는 것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2014.03.21 16:38
에고.. 전 아직 43회 달리는 중인데 언제 따라잡나.. 가 아니라 아직도 볼게 많이 남아 있어서 다행!! 입니다 ^^
로이배티님 후기를 읽으면 스포(!)라기보다 타임머신 탄 기분이에요.. 후반에 더 재미있어진다니 기대기대~ 입니다
2014.03.21 18:54
2014.03.21 19:38
전 이상하게 요즘 나진아 캐릭터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어제 에피소드에서 정점을 찍었는데요, 그렇게 기다리던 월급을 받았으면 고이 그 돈을 들고 집에 가서 돈 구경이나 하던가 왜 술을 퍼 먹고 진상질을 하는 걸까요. 뿔이 상했는데도 환불해달라고 떼쓰는 거 하며.....지하철에선 또 무슨 민폐랍니까. 그건 굳세고 당당한 게 아니라 미련하고 공중도덕이 없는 거죠. 보면 볼수록 별로예요 나진아. 좀 더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만들어줬음 하는 개인적 바람이 있네요. 처음 나올 때는 진상짓을 서슴 없이 하는 아가씨가 아니라 되게 씩씩하고 밝고 성실한 아가씨였는데...... 아쉽네요.
2014.03.21 22:29
튜즈데이/ 가만히 생각해보면 장율이랑 사귈 때도 집안 식구들에겐 여전히 진상이기는 했지요. 그래도 말씀대로 캐릭터의 괴리감은 분명하지만요;
결말이 코 앞이고 그래서 이번 주 수영 vs 민혁 시리즈 같은 것도 막판 들어가기 전 몸풀기 같은 거라고 느꼈어요. 아마 이제부터 슬슬 몰아치기 시작하겠죠. 사실 이제 남은 복선이라고 해 봐야 그냥 오이사의 음모 & 준혁은 언제 자기가 진짜 아들임을 알게 될 것인가... 정도라서 교통정리할 떡밥은 많지 않더라구요. 다만 그걸 그럴싸하게 다 풀어내긴 좀 부족해 보이기도 하구요.
저도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건 장율-수영입니다. 그 쪽은 그래도 어째서 서로에게 끌리는지도 충분히 설명이 되었고 또 연애 과정도 지나치게 무겁지 않아서 공감할만한 부분이 많죠.
차이라떼/ 근데 그게... 43회까지 보셨다면 조만간 많이 재미가 없어져서 그 상태가 좀 오래 갈겁니다. 힘 내시길. ㅠㅜ
허걱/ 그렇죠. 하이킥 마지막 시즌의 안수정 캐릭터 같은 게 필요한데 수영이 그 동안 연애에 바빠서 좀 애매해졌던 것 같아요. 맘만 같아선 한 30화 연장해서 더 웃겨달라고 빌고 싶지만 시청률을 보나 작가진의 남은 체력을 짐작해보나 불가능한 소망인지라. orz
저도 준혁이 진아 쳐다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웃겨요. 일곱살 연하에 고2 남자애 주제에;;
은밀한 생/ 은밀한 생님 말씀이 맞긴 해요. 나진아는 원래 이런 캐릭터가 아니었죠. 다만 뭐 어제는 꿈에도 그리던 정직원이 되어 첫 월급을 받은 날이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이해해줬습니다. ㅋㅋ 여전히 평상시엔 여진구멍 챙기면서 자기 일 다 해 내고 시간 부족하면 혼자 남아 야근도 불사할 정도로 성실하긴 하니까요. 전 어제 에피소드보단 앞으로 러브라인 불타오를 때 좀 더 본격적으로 캐릭터가 망가질 것 같아서 그게 걱정이네요. ㅠㅜ
2014.03.22 13:02
어제 여보님이랑 침대에 누워 대화를 하면서 '감자별이 재미 없는 원흉은 역시 장기하였나..' 라고 대화를 나눴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