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에서 <유랑극단>을 상영했을 때 사람들이 좋다고 한 것이 생각나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 보았습니다. 무려 3시간 50분인 상영시간이 좀 두려웠지만 단단히 대비를 하고 갔고요. 영화는 당연히 좋았습니다. 그리스 현대사를 가로지르는 가족 유랑극단의 이야기는 결국 식민지/점령지인 조국 독립을 위한 좌익과 우익의 싸움으로 이어지고, 영국/미국 신탁통치에 반대해서 빨치산까지 되는 가족이 줄거리의 중심이라 꼭 우리나라 이야기같기도 했고요.


근데 영화를 보면 빨치산이 되는 여주인공의 남자형제말고는 다른 사람들은 극중에서 이름이 없습니다. 처음 등장했을 때 누나가 반가워서 부른 이름이 오레스테스에요. 심지어 극중에는 오레스테스가 누나의 도움으로 엄마와 엄마의 정부를 죽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렇게 되면 아들 이름을 이렇게 지은 부모의 잘못도 큰 것 아니야?라고 생각하면서 imdb에서 극중 인물들 이름을 확인하려 하니 엄마 이름은 클리타임네스트라고 누나 이름은 엘렉트라네요;;;;(아빠, 엄마의 정부, 작은 누나 등등도 다 신화 속 그 사람들 이름입니다.)

 

가끔 영화나 드라마에 보면 고전 비극의 주인공에서 이름을 딴 주인공이 자기 이름이 들어간 비극을 실제로 재현하는 내용이 나오기는 하는데, 이건 그냥 그리스 비극의 현대판 재현극이었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8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2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52
126866 생산성, 걸스로봇, 모스리님 댓글을 읽고 느낀 감상 [20] 겨자 2018.10.24 471306
126865 나를 불쾌하게 만드는 사람 - 장정일 [8] DJUNA 2015.03.12 269836
126864 코난 오브라이언이 좋을 때 읽으면 더 좋아지는 포스팅. [21] lonegunman 2014.07.20 189567
126863 서울대 경제학과 이준구 교수의 글 ㅡ '무상급식은 부자급식이 결코 아니다' [5] smiles 2011.08.22 158096
126862 남자 브라질리언 왁싱 제모 후기 [19] 감자쥬스 2012.07.31 147617
126861 [듀나인] 남성 마사지사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9] 익명7 2011.02.03 106410
126860 이것은 공무원이었던 어느 남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1] 책들의풍경 2015.03.12 89326
126859 2018 Producers Guild Awards Winners [1] 조성용 2018.01.21 76525
126858 [듀9] 이 여성분의 가방은 뭐죠? ;; [9] 그러므로 2011.03.21 73317
126857 골든타임 작가의 이성민 디스. [38] 자본주의의돼지 2012.11.13 73011
126856 [공지] 개편관련 설문조사(1) 에 참여 바랍니다. (종료) [20] 룽게 2014.08.03 71768
126855 [공지] 게시판 문제 신고 게시물 [58] DJUNA 2013.06.05 69144
126854 [공지] 벌점 누적 제도의 문제점과 대안 [45] DJUNA 2014.08.01 62788
126853 고현정씨 시집살이 사진... [13] 재생불가 2010.10.20 62512
126852 [19금] 정사신 예쁜 영화 추천부탁드려요.. [34] 닉네임고민중 2011.06.21 53779
126851 스펠링으로 치는 장난, 말장난 등을 영어로 뭐라고 하면 되나요? [6] nishi 2010.06.25 51038
126850 염정아가 노출을 안 하는 이유 [15] 감자쥬스 2011.05.29 50343
126849 요즘 들은 노래(에스파, 스펙터, 개인적 추천) [1] 예상수 2021.10.06 4995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