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동안 뜸했었지..으응?♪

 

2. 치과도 듀게도 계속 뜸했네요.  오랜만이네요;; 치료기는

 

사실 한달정도 또 안가고 있다가 지난주 선거일에 치과에 가게되었습니다.

 

가게된 경위는 이렇습니다..

선배가 전날 이가 너무 아프다고 징징 울면서 윤치과 번호를 물어왔습니다. 저렴하고 시크한 의료진으로 이미 지인들 사이에서는 인기치과가 된 그곳.

오전은 순서대로 진료, 오후는 예약진료이기 때문에, 한번 전화해보라고, 아마 예약때문에 안될거라고 했습니다만

전화해보니 간호사 언니는 소~ 시크하게

 ' 오셔서 시간 빌 때까지 기다렸다가 하세요.' 라고 했다는 군요;

 '우리 치과 인기 많다능~ 아마 예약안될걸~나도 전에 거절당했삼!' 이라며 괜히 으스댔던 저는 약간 무안해졌지요.

왜 그때 나는 거절했냐능?! 

 

선배는 화요일에 가서 치료를 받고 순식간에 좋아졌으며, 다음날인 수요일 선거를 마치고 낮 12시경에 소독치료를 하러 오겠다고 했습니다.

선배가 집근처까지 온다하므로 치료를 마친 선배와 점심을 먹고 학교에 올라가기로 했지요.

12시쯤 선배가 치과 대기실에서 대기하고 있다는 전화를 받고 유유히 투표를 하고

마트에서 서울우유의 베스트셀러 아이템 삼각형 포리 커피우유 두 봉지를 산 다음

치과 근처 정류장 벤치에서 선배를 기다렸지만..

선배는 소식이 없었습니다.

 

저는.. 치과에만은 들어가기 싫었어요. .. 가면.. 어쩐지. 잡힐 것 같았어요.

그렇지만 땡볕이 너무 강해서 핑 돌아버릴 것 같아서..

 25분을 방황+버티기 하다가 결국에는 치과에 갔습니다.

살짝 유리문을 열었더니 간호사 언니와 선생님 모두 등을 돌리고 환자를 진료하고 있었고, 다행히 대기실에는 선배만 있었습니다.

저는 날렵하게 접수대에서 잘 안보이는  다다다닥 구석진 곳으로 몸을 숨겼고,

선배는 책을 보고 있다가 뭥미? 하는 얼굴로 저를 보더군요.

 황급히 가방에서 커피우유 봉지를 꺼내서 선배에게 던지고 땡볕에 지친 저도 빨대를 꽂아 쪽쪽 빨아 마셨습니다.

'뭐냐 너?'

 '아씨~ 왜이렇게 늦어. 아직도 대기중이야? 버티다가 타죽겠어서 들어왔어'

 

잠시후 안쪽에서 간호사 언니의 목소리

'김 멍멍씨 들어오세요' 선배는 책을 놓고 유유히 걸어들어갔고

 저는 구석에 앉아서 넋놓고 케이블에서 하는 세바퀴를 한 5분쯤 보았을까..

 

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 선배가 손수건으로 입을 닦으며 걸어나왔습니다.

' (들킬까봐속닥이며) 벌써끝났어?'

' 응'

저는 삼각형 커피우유를 빨대로 쪽쪽빨며 이제 자리를 뜰 수 있겠구나 주섬주섬 가방을 매던차...

' 전냥냥씨 들어오세요'

 

.....

........!!!!!!!응?!!!

 

접수대에서 선배 진료비 2700원을 받으며 간호사 언니가 말했습니다.

 

.....

........들켰다..........!

 

'뭐지, 어떻게 들켰지... 내이름을 알고 있구나. 한달이나 안왔는데.. 그런데  난 구석에 앉아있었는데...왜 ...왜?! 역시 오는게 아니었어.. 더워도 참을껄...아아..어쩌지. 왜 들킨거지.. 아아아..'

저의 머리는 이미 우주의 끝을 경험하고 있었고..

갑작스런 패닉상태로 몸을 가누기 힘들어진

가련한 전냥냥 씨는 양손으로 포리커피우유를 꼭 쥐고 멍하니 언니를 쳐다보다가

그만 말을 더듬으며 변명을 해버렸습니다.(1차방어)

 

'저..저.저는 지..지금 안할건데요'

순간 간호사 언니의 양미간은 찌뿌려지고...

'에..? 안하신다고요? ...그냥 하세요'.(1차방어실패)

 

.....

........그냥하라니! 환자의 의사따위는 아웃오브안중...!

 

저는 필사적으로 다음 변명을 시작했습니다 .(2차방어)

'저..저 내..내일 올게요!'

간호사 언니는 무표정한 얼굴로

' 언제 또 와요. 그냥 온김에 하세요 '.(2차방어실패)

 

.....

....... 나의 주체성따위는..!

 

이쯤 되면 패닉. 저는 어쩐지 필사적이 되어버렸습니다.

' 저, 저..저기 곧 점심시간이잖아요!'

저는 12시 50분을 넘어가는 시계를 보며 절박하게 말했습니다..(3차방어)

간호사 언니는 온유한 보살의 얼굴을 하고 말했습니다

'괜찮아요'(3차방어실패)

 

.....

........!본인의 점심시간까지 희생하다니!

 

그렇지만..나는 안괜찮다고요!

 

그때쯤 저의 눈은 달팽이처럼 말려들어가고 있었어요.. 돌돌돌 @ 0 @

마지막으로  발악해봅니다.

' 저기 저.저는 커피우유를 먹고있어요!!!!' ..(4차방어)

 

간호사 언니는 진료실로 들어가며 말합니다

' 네 천천히 드시고 들어오세요'

 

 

함락.

 

 

곱게 들어가 누워서 입을 벌립니다.

 

선생님은 앞니에 비둘기 집같은 구멍을 뚫으시고 다시 톱질.

안에 넣어뒀던 피고름 젖은 솜을 빼서 굳이 제 눈앞에서 솔솔 흔드시며

'보세요. 아직 고름이 이렇게 나오죠? 안멈추면 이를 빼야해요'

....하아...아...아......;

그이야기 오늘은 왜 안하시는지 했어요.

어쩐지. 들어버렸으니 마음은 안정되네요...

 

선배는 5분도 안걸렸는데 저는 20분 넘게 톱질 당하고

그렇게  

한번 더 시크한 의료진에게 작아져버린 전냥냥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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