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토요일에는 개봉한 영화들을 최대한 많이 보겠다고 결심했습니다.원래는 소셜네트워크, 페스티벌, 렛미인을 보자는 계획이었지만 매표소 앞에선 순간 마음이 바뀌더군요.

'무려 토니스콧과 덴젤워싱턴의 영화인데 극장에서 안보면 쓰나' 하는 마음에 언스토퍼블로 시작했습니다.



포스터 비주얼로는 우리가 열차 테러범 같아 보이지만 아니라구욤


2. 언스토퍼블은 아시다시피 어처구니 없는 열차 재난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철도기사들의 실수로 말미암아 기관사 없이 유독물질을 가득 채우고 

시가지로 질주하는 폭주기관차를 세우기 위해 블루칼라 전문가 콤비가 영웅적 활약을 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여러모로 구로사와 아키라가 각본을 쓰고 안드레이 콘찰롭스키가 만든 [폭주기관차]를 떠올리게 합니다만, 이 영화가 어쩐지 더 옛 영화스럽습니다.

언스토퍼블은 꽤 우직하게 이야기를 한방향으로 질주 시킵니다. 열차가 폭주하고 사고 수습을 위한 작전들은 모두 실패하고 때마침 같은 선로를 달리던 화물차의 

차장과 기관사가 합심하여 열차를 멈추기 위해 목숨을 걸게 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단조로운 실화 속에 재미를 위해 갈등구조가 끼어들기는 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막나가지 않고 제법 안전한 선에서 마무리 됩니다. 

흥행이나 대중적관심도가 예전만 못하지만 토니 스콧과 댄젤 워싱톤은 여전히 제 몫을 충실히 하는 콤비 입니다. 

어느덧 나이를 먹은 덴젤 워싱턴은 이제 그가 크림슨 타이드에서 맡았던 배역과 같은 베테랑을 위협하는 젊고 당찬 루키 가 아니라 그가 대항하던 베테랑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받았던 가르침처럼 신참들을 이끌고 돌봐줘야 합니다. 이 신참이 크리스 파인이죠.


선배님하는 USS앨러배마의 XO 였지만 저는 USS엔터프라이즈의 CO라구욤.


저는 전문직업에 종사하는 블루칼라들이 능력을 발휘하여 사고나 재난을 막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탓에 영화는 아주 흡족했습니다. 

간간히 삽입되는 개인사적 이야기 같은것들도 좋았구요. 특히나 고참기관사인 프랭크가 두 딸이 학비를 벌기 위해 후터스(네, 그 후터스요.)에서 일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좋더라고요. 소소한 이야기지만 인물들이 더 살아나는 느낌이랄까요. 

액션 스릴러의 거장답게 토니 스콧은 요란한 카메라 워킹이나 현란한 폭발장면은 필요할 때만 사용하면서도 점층적으로 영화의 서스펜스를 끌어 올립니다.

저는 솔직히 리들리 스콧 보다 토니 스콧이 더 저평가 되는 의견에 늘 불만입니다. (그깟 블레이드 러너 하나 찍은걸로!) 


3. 그리고 나서 잠시 건담베이스를 거닐며 다음 영화를 보기 위한 정신적 안정을 취하는 산책에 들어 갔습니다.(RG 자쿠가 전시되어 있는데 판매는 아직이더군요.)

소셜 네크워크는 입소문들이 워낙 기대치를 올려 놓았기에 오히려 사전에 기대치를 낮추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조디악은 좋은 영화였지만 살인의 추억과 그 영화를 비교하면 저는 살인의 추억을 손들어 줄겁니다.)

실리콘벨리 벼락부자 청년의 성공담에 가려진 그늘에 관한 진부한 이야기 일거라고는 상상 못했는데 오히려 진부한  흐름의 이야기로 끌고 가서 더 놀라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좋다고 말할수 있는것은 인터넷이 만든 온라인 네트워크가 사람의 어떤 욕망에 기반하고 무엇을 자극해야 성공하는지에 대한 적절한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통찰은 한 단어로 요약하면 [섹스] 입니다.


냅스터는 이탈리안 잡에서도 까이고, 여기서도 까이고 헐리웃에서 단단히 미운털 박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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