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에 정월 대보름과 발렌타인 데이가 겹친 적이 있었어요.

저는 그 때 친구랑 제주도를 여행중이었는데 그 친구가 발렌타인데이 기념이라고 장난스럽게 살짝 입술을 갖다댔는데

제가 그 장난을 그냥 못 넘기고 키스를 했어요.

그 다음날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그리고 여행을 계속했습니다.

제가 그렇게 시도할 수 있었던게 우리 사이의 유대감이 너무 강해서 이런 일 따위로 우정이 훼손되지 않을 거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근자감이었는데 사실로 드러나다니, 흑) 그리고 둘 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지금까지도 친한 친구로 지내면서, 물론 그 날의 일 따위는 다시는 거론하지 않았지요. 

 

대보름과 발렌타인데이가 겹치니 그 시절 일이 생각나서 주절거려봤습니다. 그 친구는 오늘은 여자친구랑 로맨틱한 밤을 보내겠군요. 저는 이렇게 혼자 독수공방하며 듀게질을 하고 있고요.


연말에 코타키나발루 다녀와서, 소문대로 너무 좋아서 다시 가고 싶었습니다. (전형적인 휴가후 우울증도 앓았고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꽃게 요리를 먹었는데 엄마 생각이 났었어요.

트윈 룸 호텔에서 혼자 자면서 엄마랑 같이 올 걸 생각을 안 했던 건 아닌데 또 막상 엄마랑 함께 가는 휴가라니 별로 흥이 안나는 것 같기도 해서 혼자 갔다왔거든요. 엄마가 여행을 정말 좋아하시는데도요. 

그런데 저 아래 초보님 포스팅 읽고 울컥 했습니다. (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 저희 엄마도 연세가 많으신데 하루라도 젊고 기회가 있을 때 엄마가 가고 싶은 곳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가족과 멀리 떨어져 살아서 자주 찾아뵙지 못합니다. 

제가 게으르기도 하고 저질 체력이라 돌아다니는 여행은 힘들고 직항 비행기 타고 가서 한 곳에 머무는 걸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약 12일 동안 페낭과 KK, 쿠칭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쿠알라룸푸르를 살짝 둘러보는 일정을 짜고 있습니다. 초보님 덕분에 나중에 저는 한 가지 후회를 덜 하겠지요. 충고 감사드립니다.  


회사동료인 말레이 친구가 설에 집에 다니러 갔는데 아직도 안 오고 있어요. 페낭에서 어디에서 자면 되냐고 물어보기 위해 '안녕? 언제 오냐?' 메시지를 날렸더니 뎅기열에 걸려서 못 오고 있답니다. 구글 검색을 해 보니 동남아에 뎅기열이 기승을 부린다는 최근 1년간 기사들이 쏟아집니다. 괜찮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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