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게시판 여러분은 가장 감명 깊게, 재밌게, 충격적으로 읽었던 단편소설은 무엇이었습니까?


저는 일단 고전으로 취급 받지만, 어릴때 "운수 좋은 날" 처음 읽었을 때 느낌, 충격이 생각납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한 거리 정경 묘사와

이제는 너무 다 아는 수법이지만, 처음 봤을 떄는 너무나 애틋한 결말.

"이게, 단편소설이구나.. 우와..."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비슷하게 예전에 읽었던 것 중에는 단편의 왕 대접 받는, 오. 헨리의 "경관과 찬송가"도 처음 읽었을 때

정말 감명/충격 받았습니다.

오 헨리 소설로는 "마지막 잎새"나 "붉은 추장의 몸값"을 먼저 봤는데,

해피엔딩에 가까운 두 이야기에 비해 "경관과 찬송가"는

시종일관 웃긴 분위기로 가면서도 계속해서 애잔한 느낌을 끌고 가다가 그렇게

결말로 가는 것이 처음 봤을 때 참 감동적이었다는 기억 납니다.


어린 마음에, 이런 식의 이야기도 있구나, 이렇게 짧은 이야기로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 수도 있구나, 그런 생각 한참 했던 기억이 납니다.


재미로만 따지만, 로알드 달 단편들 중에 오스왈드 삼촌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도

재미만큼은 생각 납니다.


요즘에 읽은 것 중에는 이번에 새로 나온 "데이먼 러니언" 단편 집에 실린,

"꼬마 숙녀 차용증"이나 다른 몇몇 소설이 아주 웃기고 경쾌하게 가면서도,

생생하게 현실적인 고민을 계속 짚어 가는 것이 기막혔다는 기억입니다.


악동 같은 아이들이 재밌게 나왔던 사키의 "이야기꾼"이나 "창고"도 요즘 참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고.


듀나님 소설도 엄청 재밌게 읽은 편인데,

벌써 읽은 지 20년을 향해 달려가는

"꼭두각시들"(태평양횡단특급 수록), "낡은 꿈의 잔해들"(면세구역 수록)은

처음 읽었을 때는 무척 재밌게 읽었고, 나중에 연거푸 여러번 읽을 수록

참 잘썼다, 이런 요소도 있었구나, 하면서 감탄하고 있습니다.


오늘 보르헤스의 "비밀의 기적" 다시 읽어보고, 언제부터 단편소설을 재밌게 읽기 시작했더라,

돌아보다가 듀나게시판에서 한번 떠들어 봤습니다.


여러분은 읽고나서 가장 큰 감명을 받은 소설, (좋은 쪽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반전이 있었던

단편소설로 기억 나는 것 뭐 있으신지요?


혹은 너무 좋아서, 생각날 때 가끔씩 한번 펴 보는 여러번 반복해서 읽는 단편 소설 있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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