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가 좋은 것이긴 하지만...

2013.04.19 23:13

메피스토 조회 수:5913

* 관계의 목적을 오직 섹스에만 둔다면야 섹스를 거절 당한 것에 상처를 받겠죠.

섹스만을 바라보고 섹스만을 생각하고 섹스만을 원해서 기껏 모텔에 데려왔는데 안하겠다고 한다면 돈생각나고 시간생각나겠죠.

 

물론 섹스는 중요하죠. 사랑을 나누고 감정을  교류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편리한...무엇보다도 끝내주게 좋은 수단입니다. 완전히. 정말로. 너무.

하지만 그만큼이나 서로 조심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할 수단이기도 하죠.

 

조심이니 신중이니 얘기했지만 원나잇스탠드식으로  단기간에 이뤄지는 만남을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원나잇스탠드조차도 기본은 상대방에 대한 호감이라는 전제가 깔려있습니다.

 

그리고, '배려'라는건 원나잇이건 연인이건 인간이 인간에게 가져야할 기본입니다.

 

양자의 의견이 다를경우 배려에는 두가지 방향이 존재할겁니다. 섹스를 원하는 사람을 위한, 혹은 반대로 섹스를 원하지 않는 사람을 위한.

메피스토는 섹스를 원하는 사람보다 섹스를 거절하는 사람의 기준에서 이야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행위 자체에 여러가지 리스크(임신, 성병)가 있고, 무엇보다 한쪽이 아닌 양쪽 모두가 좋자고하는 것이 섹스입니다.

두사람 모두가 원한다면 더없이 화끈하고 즐거운 섹스를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건 비극이죠.

비극의 형태는 여러가지입니다. 강간같은 범죄부터 시작해서 기분이 더러워지는 섹스, 아무런 감흥도 안생기는 섹스 등등.

 

어찌되었건, 그러므로 섹스-배려의 기준은 섹스를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분명하게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남자건 여자건 말입니다.

원하는 쪽에 맞춰서 하는 섹스는 사실 섹스라기보단 단순한 성욕의 해소에 불과할겁니다. 그것도 일방적인.

지극히 예외적인 상황이 있겠지만, 상대방을 성욕 해소의 도구로 삼는건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죠.

 

한쪽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거나 알 수 없는 의사표시를 한다면? 혹은 내 마음이 애매모호하다면? 안해야죠. 그게 답입니다.

누가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했는데 그걸 알아주지 않았다고 눈치없다며 탓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 일의 리스크가 크면 클수록 더더욱 말입니다.  

원하지 않는것 같은데, 혹은 애매한데도 꾸역꾸역했다면 그 일은 그대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올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불안감을 느껴야할겁니다.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건 단정적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세상 모든일에 명확한 정답이 있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정답이 있는 일도 있죠.

답이 있는 일에 오답을 고를 필요는 없습니다. 부득이하게 오답을 골랐다면, 최대한 정답에 가까운 오답을 골라야 욕이라도 덜먹겠죠.

 

메피스토가 이 문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몇몇 분들이 애매모호한 상황을 제시하고 해결책을 요구하는데....

그런데 그 애매모호함이란 어떻게든 적용될 수 있는겁니다. 그리고 강간판타지로 연결되죠.

그 왜 있지 않습니까. 안돼요 안돼요 돼요 돼요....로시작하는 것들. 아, "니가 날 여자로 만들어줬어"이런것도 있겠군요.

아, 메피스토는 그분들을 강간판타지에 빠진 사람으로 몰고싶지 않습니다. 다만, 그 분들의 논리가 결국 그렇게 쓰인다고 지적할 뿐이죠.

 

어떤 사람에겐 모텔에 같이 갔던 행위자체가 애매모호함으로 비춰질수도 있습니다. "이 사람은 왜 나와 함께 모텔을 가는가, 왜 거절하지 않는가, 너무 애매모호하다"

모텔행=섹스라는 공식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사람에겐 모텔에서의 분명한 거절도 '애매함'일겁니다. "그럼 나랑 왜 모텔에 온거지"같이 말입니다.  

심지어 데이트도 마찬가지죠. 섹스(강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해도 데이트 한번에 오만가지를 부여하는 사람들, 꽤 많습니다.

 

어쨌든, 이런 것들은 결국 강제적 행위에 대한 합리화로 이어집니다.

애시당초 애매함을 저리 밀어두고 분명한 의사표시만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머리가 아플필요가 없는 것들인데 말이죠.

모텔에가건 비디오방에가건 차안에 단둘이 있건, 자의적인 판단이 들어가는 것들을 걷어내고 분명하고 합리적인 의사표시만을 가장 중요한 근거로 삼으면 되죠.

 

본인이 애매모호, 긴가민가해서 헷갈려하는 것과, 애매모호함으로 자기 행동을 합리화하는건 완전히 다른 일입니다. 

무슨 관심법을 쓰는것도 아니고 뭔가를 헷갈려할수도 있죠. 그 자체를 비난하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자신의 욕망을 기준에 두고 행동, 실행에 옮기고 끝까지 가려고 한다면 결국 리스크가 커지게 될테죠.

 

'합의'니 '의사표시'니 무척이나 딱딱한, 서류에나 쓰일법한 칼같이 가르는 말들;보통사람이 살아가는 것과 멀어보이는 말인가요?

전혀 그렇지 않죠. 우린 이미 수없이 많은 합의와 분명한 의사표시들로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352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277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3182
123580 6월29일 네이버 시리즈온 PC다운로드 서비스 종료(스트리밍 or DRM전환) [2] 상수 2023.06.27 241
123579 (스포없음) [믿거나 말거나, 진짜야] 보고 왔습니다. [2] Sonny 2023.06.27 228
123578 [티빙바낭] 웃어요, 웃어 봐요. '스마일' 잡담입니다 [10] 로이배티 2023.06.26 384
123577 [바낭] 투입 예산 2800억의 블럭버스터 시스템, '4세대 지능형 나이스'가 오픈했습니다!!! [20] 로이배티 2023.06.26 599
123576 에피소드 #43 [3] Lunagazer 2023.06.26 89
123575 프레임드 #472 [4] Lunagazer 2023.06.26 93
123574 포스트 펄프픽션 + 세기말 할리우드 갬성영화 '고' [9] LadyBird 2023.06.26 353
123573 뒤늦은 서울국제도서전 2023 후기 [1] 상수 2023.06.26 309
123572 허트 로커 (2008) catgotmy 2023.06.26 176
123571 Past Lives (전생)을 봤습니다. [7] 마녀사냥 2023.06.26 681
123570 2023 주류박람회 다녀왔습니다 [4] Sonny 2023.06.26 337
123569 아스날 하베르츠 영입 확정인 듯/이번 여름 최초의 영입 [2] daviddain 2023.06.26 184
123568 수능 강사 같지만 나보다 훨씬 똑똑해서 [2] 가끔영화 2023.06.25 369
123567 지리산 정상부에도 골프장이 생긴다네요 [4] 말러 2023.06.25 440
123566 밴드 오브 브라더스 (2001) [4] catgotmy 2023.06.25 261
123565 토드 볼리가 포르투갈 구단 인수하려나 봐요 [1] daviddain 2023.06.25 141
123564 Frederic Forrest 1936-2023 R.I.P. 조성용 2023.06.25 124
123563 참외 껍질 첨으로 먹었습니다 [4] 가끔영화 2023.06.25 271
123562 프레임드 #471 [4] Lunagazer 2023.06.25 97
123561 A24 신작 프라블러미스타, 슈퍼마리오 RPG 리메이크 예고편 [1] 상수 2023.06.25 24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