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 남자의 적정 보유 자산

2011.03.01 15:26

휴지통 조회 수:21426

조건만 보고 한 달만에 후다닥 결혼했던 후배에게 오늘 '돌아왔다'는 고백을 들었습니다.

 

참 그런 것 같아요. 나이가 들수록, 연애를 해볼수록, 조건만 따져서는 안 된다는 통계를 얻게 됩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결혼은 낭만보다 현실이고 사랑보다 돈이겠지만, 그렇게 했던 사람들이 계속해서 돌아오고 있으니 결국 가장 중요한건 성격 혹은 코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끔씩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아웅다웅하기는 해도 그것 때문에 헤어지지는 않잖아요. 그냥 서로 좀 갈구고 말죠;

 

회사 선배가 딱 그런 사람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자가 돈이 진짜 없나봐요. 그래서 얼마나 있길래 그러냐고 했더니 '7천밖에' 없다는 겁니다.

제가 알기로 그 선배는 1천도 없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따졌더니 여자는 혼수만 한 2천 정도 하면 되지만 남자는 최소한 전세가 1억 2천은 있어야 한다고. 그게 최소한이라고 못박더군요. 아래로 형제들도 많아서 집에서 후원도 많이 받을 수 없나봐요. 그래서 할까말까 많이 고민된다고 그러더군요.

 

그런데 들으면서 갸우뚱한 게, 그 나이에 그 정도 모았으면 많이 모은 거 아닌가요? 이래저래 돈 쓸 일도 많았을텐데. 저나 그분들이나 연봉 차이는 얼마 안 나요. 그러니 뭐랄까, 안쓰럽달까. 남자분은 저도 잘 아는 사람으로, 성실하고 알뜰한 분입니다. 선배는 그에 비하면 좀 기분파죠. 가끔 월급 대부분을 다 써버리기도 하는. 다들 따로 나와 살고 있어서 월세 내고 나면 얼마 모아지지도 않고, 남친분은 만날 선배 뭐 사주느라 더 빠듯할 텐데. 어휴. 좀 불쌍하더군요. 이래저래 한국에서 남자들은 살기 피곤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분들이랑 한 살 차인데 저는 지금 한 3천 있나?; 연애는 하고 있지만 결혼은 생각 안 하고 있어서 그런지 얘기 듣고 깜딱 놀랐습니다. 저도 여행 좀 다닌 것 빼고는 사치도 안 부리고 술만 좀 먹고; 그래서 이 정도 모아서 제법 근면성실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가 너무 나이브했던 걸까요; 대체 서른 중반 정도면 얼마나 있어야 한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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