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왔습니다. 스터디가 생겨서 준비도 해야하고 해서 책을 읽으러 왔어요. 두껍고 제겐 좀 생소하지만 관심은 있기에 집중하려구요. 여섯명이 앉는 책상에 네명이 앉아서 조용히 공부하고 있는데 한 이십대 초반의 남자가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앉아있던 세명이 곧바로 짐을 싸고 일어나는 거에요. 왜 저러지? 했는데 알겠더군요. 이 남자는 공부를 하러 온게 아니었어요. 계속 여기저기 보고 갑자기 뛰어나갔다가 혼잣말을 하고. 종이에다간 계속 낙서를 합니다.

답답하고 화가나서( 제 앞에 앉았거든요. 지금도;;) 아까 담배를 피러 나갔다가 경찰 준비하는 친구를 만나서 이야기 해보니 약간 장애가 있는 것 같답니다. 어머니랑 같이 오는 것 같은데 어머니는 도서열람실로 가서 책을 읽고 아들은 성인열람실에 둔다는 거지요. 옷을 안 빤것 같다.라고 하니까, 맨날 똑같은 주황색 잠바에 검은 모자랍니다. 좀 유명하대요. 그럼 엄마는? 물으니 엄마는 평범하답니다. 나참... 이건 어떤 상황이지.. 싶은데 와서 이 글을 쓰면서 슬쩍 보니 그 남자애는 무려 '행정법'(9급 공무원용)을 피고 몸을 비비 꼬고 계속 한숨에 제가 아이폰 두드리는것만 보고 있어요. 이게 대체 뭔 상황입니까...

누구에게 화를 내야 하는걸까요. 지금 이 남자는 자기의 행동에 잘잘못을 안다해도 크게 인식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약간의 문제로 차별하거나 하고 싶진 않지만,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네요. 이 짧은 시간안에도.

아... 이런 상황을 보면 누구누구 잘못이다 전에 가슴이 갑갑해 죽겠습니다. 앞에서 자꾸 이것저것 해서 신경이 날카로워지는데; 확 일어나서 가면 넓은 책상에 혼자 앉아 있을 이 사람이 참 딱하네요;; 이런 경우가 그 사람에겐 많았을 것이고 주변에 사람들도 없지 않았을까 하는 앞선 우려도 들고요.

지금 음악을 조금이나마 틀고 하려고 하는데, 정 안되면 일어서야 겠어요. 아까 친구말마따나 제가 무슨 슈바이처도 아니고... 아, 그렇지만 이 사람의 어머니는 왜 여길 데리고 오셨을까 생각하다가도, 집에만 있기엔 얼마나 갑갑해서 아들 생각해서 온걸까... 오만 생각이 다 듭니다.

저같은 사람이 제일 못된 것 같네요. 아, 답답하고 화는 나는데, 누구한테 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하늘이 밉네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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