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 영화는 마틴 스콜세지의 <디파티드>를 멍청하게 2시간 동안 흉내내다가,


마지막엔 그 유명한 <대부1>의 엔딩인 성당에서의 교차 편집을 흉내내며 끝이 납니다.


그렇다면 그 흉내가 흥했느냐? 


불행히도, 이 영화의 연출은 마치 성대모사에 실패해 썰렁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 개그와 닮았습니다.


<디파티드>의 엘리베이터 신을 빌려온 황정민의  엘리베이터 신이나, 앞서 말했던 <대부1>의 교차 편집 흉내는,


그 흐름 상의 배치와 촬영법이 조악하여 패러디나 오마주라기 보다는 차라리 원작에 대한 모욕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지 실패한 성대모사 정도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 영화에 출연한 한국 최고의 배우들이라 할 수 있는 최민식과 황정민은 애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초에 허술하게 설정된 캐릭터의 옷을 입고 있어서, 이 영화를 통해 이 둘은 모든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생명력 없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이정재의 경우, 전반부에선 불필요하게 감정이 과잉되어 있는데 이는 연출자의 잘못된 연기지도 탓인 듯 합니다.


하지만 후반부에서 이자정(이정재가 연기한 역)이 정체성에 대한 심리적 변화를 겪고, 


현실에서 중요한 결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설득력 있는 연기를 보여주지 못한 것에는.


연출자의 무능력 뿐만 아니라 배우 개인의 부족한 연기력 탓도 있었을 겁니다.


영화라는 것을 '영상+소리'에 생물인 배우들이 숨결을 불어 넣어 마법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 정의해 본다면,


이 영화에서는 배우들이 열심히 (잘못 쓰여진)시나리오를 기계적으로 읽고 있을 뿐이며, 


긴장감이 떡칠된 사운드는 영상의 빈곤과 멍청한 연출을 땜빵하기 위해 빈번히 소환되지만 실패하고 맙니다.


안타깝게도 이 영화에서 가장 훌륭한 신은 영화가 다 끝나고 나서야 암전 후 '6년 전'이라는 제목을 달고 등장합니다.


횟집 앞에서의 이 짧은 신에서 관객들은 비로소 살아 있는 이자정(이정재)과 황정민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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