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인터넷이 흔하지 않거나 없던 시절;지식이나 정보;어떤 용어나 개념에 대해 알 수 있는 경로가 무척이나 제한적이거나 오랜 시간이 걸리던 시기가 있었죠
그런 시기였다면, 대중을 상대로 쓰여진 글에 전문용어가 난무하면서도 용어설명이 빠진 글들에 사람들이 느끼는 불만이 이해가 되었을겁니다.
당시 글을 쓰는 사람들이 글에 등장하는 용어나 개념들을 아래 공간을 두어 따로 풀어서 설명하는 것에는 이런 배경이 분명 있었을 것이라 봅니다.
용어하나 모른다고 책장에서 두꺼운 사전을 따로 꺼내고 찾아서 뒤적거리는건 분명 수고스러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예를들어 어떤 기사를 인터넷에서 읽고 (로그인이 되어있지 않다면 로그인을 한 뒤)댓글창을 열어서 "아 무슨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다. 글쓴이가 잘난척하는거냐"를 쓰는 시간.
그리고 창하나를 더 열고 글자 서너개 입력해서 검색하는 시간, 어떤 것이 더 빠를까요?
사실 '검색'이라는 단어를 쓰기도 민망합니다.
요즘 같은 시대는 어떤 단편적인 정보나 개념을 찾아서 대략적인 뜻을 아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거나 큰 비용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바쁜 현대인의 일상이라는 거창한 말을 붙일 필요도 없어요. 지금 제가 몇가지 용어를 익스플로러도 아닌 모바일로 검색해봤는데, 스크롤바 내리니까 바로보이는군요.
다른 예를들어볼까요. 전 나름 오랫동안 꾸준히 게임을 해왔고, 성인이 된 후에도 꽤 많은 게임들을 해온 사람입니다. 빠삭까진 아니지만 단편적인 용어들은 익숙하죠.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게임관련 기사들에 '샌드박스'라는 말이 유행하더군요. 이게 뭔지 처음봤을땐 생소했습니다. 나름 게임 좀 했다는 저조차도.
아예 샌드박스란 용어자체에 대한 풀이가 아닌 이상, 지금도 저 용어에 대한 풀이가 없으면서도 용어가 사용된 게임관련 기사나 글들은 무척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사들에서 "샌드박스가 뭔지 뜻풀이가 없으니 알아먹을 수 없다"라는 리플을 본 기억은...없습니다.
게임을 꽤 하는 제 지인들에게 물어봐도 저 뜻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적더군요.
하지만 모르는 사람은 그냥 대충 머리굴려서 뭔지 추정하거나 정 궁금하면 검색을 해서 정확한 개념이 뭔지 찾아봅니다.
전문용어가 쓰여있고 그 밑에 용어설명이 되어 있다면 글쓴이의 방식이 '친절'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불친절'이거나 '잘못'이냐라고 묻는다면, 글쎄요.
빠르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정보검색의 도구가 지천에 널려있는 2013년에 이런 현상은...사실 이해가 안됩니다.
불친절이 잘못이냐 라고하면 항상 그런건 아니지만요.
또한 사람들은 "잘못"에 대해서만 투덜거리진 않아요.
잘못이 아닌 "불친절"에 대해서라도 충분히 투덜거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전 it기사(스마토폰에 관한 기사였던 걸로 기억해요)에서도 똑같은 반응의 댓글을 봤어요.
너무 예전에 본 기사라 찾기 어려워서 링크할 순 없지만
듀나님의 글에 달린 댓글보다 훨씬 더 심하고 무례한 댓글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나마 영화문화에 관한 기사라서, 저정도 반응에 그친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