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항상 먼저 도망쳤어요.

2013.01.15 00:51

라곱순 조회 수:2997

밤 늦게 이런저런 생각으로 잠이 안옵니다.

스무살 이후의 인간관계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파탄 입니다.

항상 내가 먼저 도망쳤어요.

어느 순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그들의 당당함과 초라한 내 자신을 비교하며, 

주눅들어 버리는 내 자신이 싫었거든요. 

그래서 일정한 시간이 되어버리면, 먼저 연락을 그만두고, 먼저 도망쳤지요.


그 때문에 지금, 벌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좋아하던 사람들에게서 아무 말 없이 도망치면서, 그들에게 상처 준 방식 그대로

지금 같은 방법으로 되돌려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얼마나 그들에게 끔찍하게 행동했는지, 

좋아하던 누군가에게서 예전의 나와 같은 방식으로 연락이 끊긴 이제서야, 실감이 납니다.


그래서...

예전에 아무말 없이 도망쳤던 많은 내 지인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지만, 전할 방법이 없네요.

그래도 어떻게든 한명 한명에게 찾아가 전하고 싶어요. 

상처 주어서 정말로 미안하다고. 다 내 잘못이었다고. 

나도 지금 그래서 벌을 받고 있다고.


그리고 다시 보고 싶고, 다시 예전처럼 이야기 하고 싶다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95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890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9201
244 요즘 시내에 붙은 뮤지컬 위키드(wicked) 포스터가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네요. [13] Rcmdr 2012.01.19 2957
243 이 늦은 시각에 술 취한 목소리로 '보고 싶다'라는 전화를 받는다는 것의 의미 [6] soboo 2011.07.29 2958
242 [중앙일보 논설] 언제까지 신문은 나꼼수의 ‘특종’ 행진을 지켜만 볼 것인가 [9] 라곱순 2011.12.07 2961
241 코스피 최고지수 갱신이 뭔 상관입니까! 방금 E 마트에서 장보면서 입에서 욕나왔어요! [13] chobo 2011.04.06 2962
240 최시중은 정말 시기적절하게 수술을 받는것 같아요. [5] chobo 2012.04.30 2963
239 (뉴데일리 기사이지만) 즐겁게 웃을 수 있습니다. 지금껏 본 것들중에 최강입니다! 정말 재미있습니다. [10] chobo 2012.02.24 2966
238 [스포일러] 오늘 위대한 탄생 잡담 [8] 로이배티 2011.11.12 2967
237 ‘가카XX’ 대위 신고한 여대생 알고보니, 남학생? [7] 소소가가 2012.05.31 2972
236 아이유 너무 좋아요.swf (자동재생 주의) [3] 루아™ 2010.10.12 2973
235 이거 왜 하루 2억원씩 벌금을 삭감시켜준거죠? [5] 가끔영화 2010.08.14 2985
234 앰버 허드, 키이라 나이틀리, 안나 켄드릭 [7] 자두맛사탕 2011.02.13 2988
233 [스포일러] 이제 다음 주가 마지막회(?)인 위대한 탄생 시즌 2 잡담. [11] 로이배티 2012.01.07 2993
» [잡담] 항상 먼저 도망쳤어요. [11] 라곱순 2013.01.15 2997
231 올 여름 제주도 여행 생각하셨던 분들, 떠나셨나요? [12] 호레이쇼 2010.08.26 2999
230 하루 죙일 머리가 띵해요 [1] Apfel 2010.08.28 3000
229 백년의 막장 보시는 분 계십니까? [11] chobo 2013.04.10 3002
228 결혼 1주년입니다. [14] 보이저1호 2010.11.28 3003
227 [단상] "내 깡패같은 애인"을 보고.. [7] 서리* 2010.07.28 3009
226 설국열차 봤는데 재미없네요 [4] 나나당당 2013.08.03 3019
225 나만의 track 또는 song [29] 마음의사회학 2012.10.25 301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