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 쯤에 지금 쓰는 번호로 휴대폰 번호를 바꾸었어요.

그런데 이게 이전에 누가 사용하던 번호였던거지요.

 

초기에 전 번호 주인과 관련한 문자, 전화가 쇄도했을땐, 번호 바뀐지 얼마 안됐으니 그럴수도 있지~하며

당연하게 받아들였는데, 이게 날이 가도 변함이 없이 너무 심한거예요.

 

은행, 학자금 대출, 학교, 동문회, 인터넷 쇼핑몰 주문, 배송내역 등등.

개인정보란의 휴대폰번호를 바꾸지 않았는지 관련 연락과 정보가 계속 제게로 와서,

전 번호 주인의 이름, 나이, 사는 곳은 물론, 그는 ROTC 출신이고 지금은 모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매우 상세한 개인정보까지 속속 알게 되었죠.

 

또 어찌나 발이 넓고 친구들이 많으셨는지 절 찾는 연락보다는 이 전 주인을 찾는 문자나 전화가 훨씬 많은 상황이었어요.-0-

매일매일 '번호 주인 바뀌었어요...'라는 답장을 보내고 전화를 받으면 '엇???00 폰 아니에요??'라는 소리를 듣는 일의 반복반복....

 

그 중에 또 언젠가는

'00삼촌인데, 잘있냐?!!보고싶다!!'하며 안부를 묻는 정이 가득 담긴 문자를 받은 적이 있어요.

언제나 처럼-_-'번호 주인 바뀌었어요...'하고 답장을 보냈는데

보내자마자 전화가 왔어요.

번호 바뀌었다는 말이 농담인줄 아시더라구요. 그리고 되게 실망한 목소리로 정말 번호가 바뀐거냐, 언제 바뀐거냐를 몇번이나 묻고 끊으셨죠.

풀 죽은 목소리가 가슴이 아팠어요;;

 

저도 스트레스지만 계속 중요한 정보가 담긴 문자가 저한테 오니까 이걸 우짜지 하고 있다가 그제서야 싸이월드가 생각났어요.

자연스레 얻은 전 번호주인의 개인정보로 싸이월드 사람찾기를 해보니 딱!

대문짝만한 ROTC 장교증명사진??을 메인으로 걸어둔 홈페이지를 찾아내었고(결국 전 쌩판 모르는 남의 얼굴이며 갖은 개인정보까지 다 알게 된 셈.._-_)

이름도 특이한 편이라 이 사람이구나!!! 싶어 바로 쪽지를 보냈어요.

 

모모모 번호를 내가 쓰게 되었는데 님 이런이런 정보가 내게로 다 흘러들어온다, 친구들 연락도 매일 온다;_; 제발 정리를 해주십사하는 내용으로요.

그리고 아주 정중하게 답장도 왔어요. 그거 내가 맞다 죄송하다 어서 정리하겠다 하구요.

 

쬐-금 나아지나 했어요.

그리고 익숙해져서-_- 이 사람 관련해서 오는 문자는 스팸처리하고 모르는 번호는 안받는 식으로 해서 견뎌내었어요.

 

근데 몇 달 전에 스마트폰으로 휴대폰을 바꾸고 카카오톡을 설치하니까 또 이 쪽으로 이 전 주인 친구분들의 연락이 오기 시작해요...

카카오스토리 막 초대하고...

 

전 주인 친구:오~ 잘지내냐?

나:누구세요

전 주인 친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주인 친구:?

전 주인 친구:00 핸드폰 아닌가요?

나:아닌데요

전 주인 친구:아........

 

이런 식으로 몇 번이나 카톡을 했어요.

그리고 여전히 전 주인을 찾는 친구의 전화가 와서 며칠 전엔 바쁜 와중에 전화받고 열받아서 버럭;; 

번호 바뀐지 2년이 훌쩍 넘었는데 아직도 친구들 연락이 이쪽으로 온다고, 제발 주위 사람들한테 좀 알려달라고 부탁도 했구요.

 

최근에 제일 분노가 치민건

갑자기 이 사람 체크카드 사용내역 알림문자가 다 제게로 온다는 거예요.

아 편의점이고 약국이고 이마트고 하루에 몇 번이고 이 사람의 행동반경과 생활패턴을 알려주는 내역이-_- 문자로 띠링띠링 와서

카드사에 직접 전화해서 또 '번호 주인 바뀌었어요...'하며 상황을 설명했구요.

 

지금 거의 3년이 되어가는데도 이 지경이니 이 사람 일부로 이러나 (그럴리 없겠지만) 생각도 들고

왜 도대체가 왜... 개인정보가 이렇게 흐르는게 불안하지도 않은건지.

왜 왜 어째서 왜... 그 많은 친구들과 친척들에게 번호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 건지.

잠적하고 싶었던건지.

2~3년간 연락없는 친구에게 이제와서 또 반갑게 카톡하고 전화하는 친구들은 뭔지.

 

번호 바꿨다가 이렇게 시달릴줄은 몰랐어요.

이런 일 흔히 있는 건 아니죠?..ㅠ0ㅠ

너무 스트레스 받네요. 흑.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004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904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9351
126499 모르텐 하르케 인터뷰 [3] catgotmy 2024.06.19 94
126498 Anouk Aimée 1932 - 2024 R.I.P. [5] 조성용 2024.06.19 145
126497 [왓챠바낭] 원래 하던대로 피칠갑 스릴러나 봤습니다. '킬러스' 잡담 [2] 로이배티 2024.06.18 249
126496 에피소드 #94 [4] Lunagazer 2024.06.18 72
126495 프레임드 #830 [4] Lunagazer 2024.06.18 130
126494 크리스피 크림 도넛을 사면서(의지와 욕구가 만나 꼭 의욕이 되야 하나?) [5] 상수 2024.06.18 305
126493 크리스티나 레알리 토크쇼 catgotmy 2024.06.18 148
126492 [핵스포일러] '괴물'(2023)에 대한 투덜투덜 스포일러 덩어리 잡담입니다 [19] 로이배티 2024.06.17 657
126491 [디플탑골] 이게 ott에 있다고?! ‘로키 호러 픽쳐 쇼’ [6] 쏘맥 2024.06.17 311
126490 프레임드 #829 [4] Lunagazer 2024.06.17 46
126489 서울에서 프렌치 수프(포트푀Pot-au-feu) 파는 레스토랑 아시는 분?(노 스포일러) [11] ally 2024.06.17 406
126488 베네데타 포르카롤리 인터뷰 [3] catgotmy 2024.06.16 148
126487 [영화바낭]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을 봤습니다 [4] 로이배티 2024.06.16 628
126486 에어 보다가 든 생각 daviddain 2024.06.16 152
126485 (전범선과) 양반들 정규앨범 1집 타이틀곡 Let It Flow 뮤직비디오 상수 2024.06.16 87
126484 [노스포] 인사이드 아웃2, 영화관람주기/비용 [2] 가라 2024.06.16 361
126483 매드맥스 시리즈의 연속성 [2] 돌도끼 2024.06.16 299
126482 프레임드 #828 [4] Lunagazer 2024.06.16 56
126481 게시물 목록이 884페이지까지만 보이네요 [2] civet 2024.06.16 144
126480 '걸어서 세계 속으로' 축구선수 이름 자막 사고를 기억하시나요? [4] civet 2024.06.16 45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