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22 12:11
- 듀게가 하도 세월호 얘기로 가득해서 적지 말까 하다가 그냥 딱 한 번만 보태 봅니다.
- 뉴스 거의 안 봅니다. 보나마나 속 터질 게 뻔해서 처음부터 거의 안 봤어요. 근데 가족분께서 자꾸만 jtbc 뉴스, 특집들을 틀어 놓으셔서... orz
이번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가 되든 간에 손석희와 jtbc 뉴스는 대중들의 확고한 지지를 얻게 되었네요. 정말 볼 뉴스가 아예 그냥 여기 밖에 없으니;
- 정몽준 아들래미야 뭐, 그냥 방드라디님의 정체가 밝혀졌구나 싶구요.
- 사고야 선장 책임이고 회사 책임이겠지만 그 후 코미디 영화 악당들 수준으로 허접한 수습 능력을 뽐내며 유족들 가슴에 대못을 박아대고 있는 건 현 정부이고 행정부인데 말입니다. 그 수장을 맡고 계신 분의 진심어린 사과 같은 건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그 분을 비판하지 말라고 언성을 높이는 우국 청년들이 너무 많아서 골이 아픕니다. 얘들아, 그럴 시간과 열정으로 차라리 아이돌 팬질을 하렴. 어차피 니들은 아이돌 팬질을 해도 라이벌 안티질에 더 열심일 것 같지만;;
- sns야 늘 그렇듯 쓰레기장이었지만 문제는 '유력' 언론사들이 모두 그 sns와 전혀 다를 바 없는 수준의 기사들만 똥 오줌 안 거르고 반복해대고 있다는 거겠죠. 사건 수습되고 나면 각 방송사 보도국장들이 모여서 대국민 사죄 차원의 삼보일배라도 해야할 것 같은데. 삼보일배는 커녕 그냥 경고 하나 안 먹겠죠? -_-
- 전 대체로 비관적인 사람이어서 이틀째가 지나고 나선 생존자 구조에 대한 희망은 접었습니다만. 살아 남은 자들의 앞날이 자꾸 눈에 밟힙니다. 특히 안산 단원고의 생존자들이요. 도대체 무슨 맘을 어떻게 먹어야 그 학교에 나가서 친구/동료들의 빈 자리를 바라볼 수 있을까요. 생존자들이 앞으로 살아가며 치러야할 그 엄청난 고통과, 그런 일을 겪고 비틀어져 버린 장래는 도대체 누가 어떻게 보상해줄까요.
그리고 희생자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그냥 그 학교 학생과 교사들은 앞으로 어떤 시간을 보내며 어떻게 극복해야할지. 정말 막막합니다. 이건 손해 비상이고 피해 복구고 그냥 다 불가능하잖아요.
- 경기도 지역 학교들과 유치원의 모든 교외 체험 활동이 일시 금지되었습니다. 어제 뉴스를 보니 그게 교과부 지시로 전국까지 (수학 여행 한정으로) 확대가 되었더군요. 이건 잘 모르겠습니다. 추모의 의미로 한 달간 중단 시키는 것 정돈 괜찮다고 생각하고, 학부모들의 걱정을 생각해서 일정 기간 동안 금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하지만 난데 없이 튀어 나오고 있는 수학 여행 폐지론은 글쎄요... 듀게야 워낙 게시판 분위기상 수학 여행을 악몽 내지는 그냥 짜증나는 행사 정도로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지만 실제 학생들은 대부분 가고 싶어합니다. -_-;; 당장 어떻게든 해서 얼른 안전을 강화하는 쪽으로 생각을 해야지 다짜고짜 폐지 주장이라니. 이건 참 괴상하네요.
-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일이고 분노해야할 일이긴 하지만 조금씩은 톤을 낮춰서 대화하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 다는 아주 개인적인 바람이 있습니다. 요즘 인터넷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엄청난 피로감이 몰려와서; 그리고 단편적으로 가공되어 전해지는 정보들 하나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조금은 침착하게 상황을 지켜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구요. 홍씨 같은 사람들에게 사람들이 줄줄이 낚인 건 일차적으로는 홍씨 잘못, 그리고 이차적으로는 검증 없이 무작정 방송해버린 방송국 탓이지만 어쨌거나 언론과 sns의 사정이 그 모양 그 꼴인 게 현실이니 정보 수용자로 남을 수밖에 없는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좀 더 신중해져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패닉을 특별히 좋아했던 적은 없고 사실 이 노래도 가사가 그렇게 맘에 들진 않았었지만.
바로 그 가사 때문에 요즘 자꾸 생각이 나서 흥얼거리게 됩니다.
그래서 도대체 언제 날아오는 건데.
2014.04.22 13:10
2014.04.22 13:25
전 페이스북에도 우국 청년과 그들이 만든 단체들이 그리도 많다는 걸 이번 사건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자꾸 타임라인에 그들 관련 활동들이 떠서 새 계정 파서 정말 친한 사람들하고만 다시 친구 맺을까 고민하기까지. -_-;; 우국 청년들은 안 보이지만 사실 듀게 요즘 분위기도 좀 갑갑해서 며칠간 글이나 댓글 안 적고 있었구요.
암튼 그냥, 갑갑합니다.
2014.04.22 15:19
다음주 수학여행 예정이었던 조카한테 물어봤더니 기황후 봐야 되니까 안 가는 게 좋겠답니다;;;
짧게 봐서 몇달간 유보이든 길게 봐서 금지이든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의견 역시 없는데요 (금지가 상부 명령의 뉘앙스가 강해서 그 점은 좀 걸립니다만), 전 몹시 미시적인 사람이라, 요즘세상에 수학여행 아니면 여행 못가는 애들 있느냐 소리는 안 해줬으면 좋겠더군요.
뉴스는 끄면 궁금하고 켜면 답답하고 그렇네요.
2014.04.22 15:55
열심히 뉴스보다가 일요일부터는 정말 지치더라구요. 그래서 그때부턴 jtbc 손석희 뉴스를 중점적으로 보네요. 덤으로 요즘 뜨고있는 김관기자도 보구요. 전 배가 완전히 보이기전까지는 생존자가 없다는 생각을 못하겠어요. 그래서 너무나 느리게 진행되고있는 수색작업을 보면 미치겠습니다.
2014.04.22 16:01
지인이 이번 사고로 조카를 잃었습니다 뭐라고 위로를 해야할 지 막막합니다. 지난 설에 수학여행갈때 쓰라고 용돈 줬다고 울먹이시는데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절망적이네요...대한민국.
2014.04.22 18:45
뉴스고 뭐고 다 피하는데 인터넷에 들어오는 순간 피할 수가 없네요. 정말 너무 끔찍해서 억지로라도 거리두기를 하는 중입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그냥 끔찍한 일이지만 우리 직업군의 사람들에게는 '남의 일'이 아니잖아요... 작년 제작년 혹은 지난 달의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저희 쪽에서는 벌써 수학여행 관련해서 학부모님들 문의(항의)전화 + 학부모인척 하는 전화가 엄청나게 오고 있어요.
솔직히 이김에 수학여행이 없어져버렸으면 좋겠습니다만... 친구들과 단체여행 가고 싶어하는 애들도 많고 솔직히 이런 일 아니면 비행기를 타거나 제주도를 갈 기회가 없는 아이들도 사람들 생각보다 많으니까요.
반 별로 수학여행을 가라는 결론이 날까봐 두렵습니다.
2014.04.22 22:13
문/ 아, 기황후;;;
아이들에게 수학 여행이란 그냥 여행이 아니라 수업을 빼먹고 가는 여행(...)이기 때문에 소중합니다. 하하;
dong/ 네. 저도 생존자가 남아 있든 그렇지 않든 얼른 수색을 샅샅이 마쳤음 좋겠고 당연히도 기적이 일어나길 바랍니다만. 일종의 방어 기제 같은 거죠. 기대하지 말자...
꿈쟁이/ 제 누나 친구분도 조카가 배에 탔다며 걱정하고 있었는데. 결국 아직 돌아오지 못 한 사람들 명단에 올라 있습니다. 그냥 갑갑할 뿐이네요.
니노밍/ 말씀대로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아요. 남의 일이 아니라는 거...
수학여행은 교사들 입장에선 정말 하등 즐거울 일이 아니라 사라져 버리는 게 낫긴 하죠. 저희 학교는 이미 작년에 없애 버렸는데 학생, 학부모의 항의는 많았지만 사실 교사들은 대체로 반기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반별 수학여행은... 그렇게 결론은 안 날 거에요. 올해 학교에서 그걸 진지하게 논의해 본 일이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학년 전체 동반보다 훨씬 더 학생 인솔이 힘들다는 결론이 나더라구요. 정말로 그럴 것 같구요.
저도 뉴스 거의 안보고 있습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터넷 게시판도 오프토픽인 곳은 못 들어가겠어요.
그래도 출퇴근길에 뉴스를 듣게 되는데 말 그대로 눈물이 앞을 가려 안전운전에 매우... 안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