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강풀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사건을 꾸려나가는 재주가 탁월해요.

여태까지 보아 온 그의 작품이 다 그런 식이군요. 천만년이 지나도 절대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은 인물들이 하나의 사건으로 뭉치고 거기서 자기 역할을 다 해내는 거 보면

이 기묘한 조합의 톱니바퀴들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전부터 강풀은 선동가 기질이 농후하다고 생각했어요. 그가 그리는 인물들의 표정, 대사

약한 군중의 집단 같은 컷들을 보면 마음 한 구석이 끓어오르고, 그가 가르키는 지점에

분노가 일어납니다. 울컥하게 만들어요. 

26년도 보는 내내, 증오와 무력감이 뒤엉키고 있었어요. 강풀은 평범한 사람들이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늘 말해요. 설득을 하고 예를 들어보여요. 거짓이지만 그건 아름

답습니다.


작품면에서 그가 얼마나  26년에 많은 공을 들였는지도 알겠고, 자신의 한계 이상으로 

밀어붙인 것도 알겠더군요. 늘 썩 잘그리는 작가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그림

스타일은 26년 이 전과 이 후로 나눠야 하겠더군요. 그리고 언제나처럼 영화적인 이미지들이

생생합니다. 

올 겨울은 영화잔치네요. 호빗과 레 미제라블에 26년까지... 이제는 뭐 다른게 나올까봐 

걱정할 지경이예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154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055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852
65453 제인 구달 선생 내한 및 강연 일정 [3] 닥터슬럼프 2012.11.14 1963
65452 Psy x Madonna x Gangnam Style [15] refrain 2012.11.14 3061
65451 [아스트랄]장난감 갖고 노는 성인=경제불황으로 인한 퇴행?? [13] Kriemhild 2012.11.14 2320
65450 니모를 찾아서가 부모 자식 영화 중 최고 같은 [9] 가끔영화 2012.11.14 1919
65449 교내 흡연구역에서 담배피다가 교수한테 욕먹었네요. [54] 강랑 2012.11.14 5629
65448 레미제라블 영화를 1주일 후 보게 됐어요 [2] 토끼토끼 2012.11.14 1363
65447 [바낭] 영화 올드보이를 보고 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 닥호 2012.11.14 1534
65446 단독주택에 사는 것, 어떤가요? [17] 해삼너구리 2012.11.14 4712
65445 일년전을 떠올리며 독오체 3국 여행기(1) [4] 칼리토 2012.11.14 2213
65444 [바낭] 헤어졌어요 [4] 잠익77 2012.11.14 2209
65443 [고양이] 매씨낭자수발기 [11] 늘보만보 2012.11.14 2966
65442 민주당에서 안철수의 양보를 바라는건 너무도 당연한거 아닌가요? [31] soboo 2012.11.14 3557
65441 유명배우 H씨 음주 뺑소니 잡혀 [26] 사과식초 2012.11.14 8714
65440 이게 뭐죠?? 지식인 600명 '경제민주화 입법 중단' 시국 선언??? [5] 도야지 2012.11.14 1829
65439 그런데 어제 오늘 시선집중에서 안캠+문캠 인터뷰 왜 한건가요? [3] 가라 2012.11.14 1164
65438 서교동, 커피 콘하스 coffee conhas [8] beirut 2012.11.14 6501
65437 듀나님 쓰신 글을 받아서 제임스 본드에 대해서 주저리 주저리... [9] Q 2012.11.14 1999
65436 (수정) 그런데 만약 단일화 안되면 투표 하실건가요? [45] 가라 2012.11.14 2971
65435 <바낭 궁금> 어른이랑 얘기할 때 주머니에 손 넣고 있는 건 왜 예의에 어긋나나요? [34] cnc 2012.11.14 6041
» 강풀의 26년을 방금 다 읽었어요. [3] 스위트블랙 2012.11.14 254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