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01 22:51
종일 착찹함으로 무거운 마음이었습니다.
나주 사건으로 게시판이 시끌시끌해졌네요. 댓글들을 읽으며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법을 필두로한 사회의 시스템에 의해 보호되어야 하는 1순위는 취약계층이 되어야 합니다.
현실은 그와 다르지만요, 그럼에도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로 표현하기 조차 꺼림직한 참혹한 사건이 일어났고, 피해자가 존재하고, 피해자의 가족이 존재합니다.
소아성애자에 의한 계획범죄이며, 상대는 이성과 논리와 정의가 통하지 않는 상대이죠.
어느 분 말씀처럼 문이 잠겨있거나 잠겨있지 않거나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을거에요.
피해 아동이 아니라 다른 아동이 다른 시간대에 동일인에게 당했을 수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
취약계층 가정에 대해 기억나는 일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재봉공장에서 미싱을 하고, 밤이면 항시 취해서 동네 화단에 소변을 보고 패악을 부립니다. 가끔은 낮에도 취해있고요.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에게도 관심이 없고 아이에게도 크게 관심이 없어보이고, 자기 자신에게는 더더욱 관심이 없어보입니다.
오빠와 여동생 두 아이는 부모에게 말 그대로 '방 치' 라는 단어가 어울리도록 키워집니다.
밤 열두시 새벽 세시가 넘어도 아이들은 동네에서 소리지르며 뛰어다니고,
대낮에 옷도 제대로 입지 않은 여아는 우산 하나를 들고 빗물에 발장구를 치며 혼자 놉니다.
보면서도 걱정이 많이 되었어요. 부모에 대한 한심함은 말할 수도 없지요.
그런 집들이 생각보다 흔합니다.
문제는 그들이 뭐가 잘못되는지 모릅니다. 알아도 모르는척 하며, 눈을 돌립니다. 인지하면 너무 비참하니깐요.
하루 벌어먹고 살기 바쁘고 아이 건사할 여유와 인식이 없는거에요.
사회 보호 시스템이 아마 그런 이들을 위해 작동되어야 할겁니다.
근데 우리나라는 .... 굉장히 멀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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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임에 대한 책임과 비난의 손가락질을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할 이유가 있나요?
우리는 그 가족에 대해서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피상적인 면 밖에 모르잖아요.
또한, 피상적인 것 이외의 것을 알게 된다 해도 우리가 손가락질 할 권리는 없죠.
2012.09.01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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