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아니더군요. 조기진통으로 대학병원에 입원한지 2주가 넘어가고 있어요.

저같은 산모들이 많더라구요. 2주 넘게 입원해 있는 동안 여러명이 퇴원하고 응급실로 실려오고 바로 옆에 있는 분만실에서 아이 낳는 소리를 생생하게 들어야 했어요.

그래서 알게된 사실! 남자아기는 태어나면 짧게 울구요. 여자아기는 태어나면 오래 운답니다. 신기하죠?

절대 안정이라 씻지도 못하다가 2주만에 겨우 사정해서 머리도 감고 샤워를 했습니다. 행복하더군요. 머리는 남편이 감겨주었어요. 헤헷.

이제는 거의 퇴원을 포기하고 장기 입원을 대비하여 새로 나온 레노바 노트북도 샀습니다.;;

이 노트북으로 인수인계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휴직을 했거든요.

어제 회사 동료들이 제 짐을 가져다 주었어요. 

나 이제 쫓겨난 거야? 내 자리는 이제 없는 거야?라고 농담했는데 10년 동안 몸담은 회사를 이렇게 갑작스레 휴직하다니...서글프고 착잡했어요.

 

처음에 진통으로 병원에 갔을때 응급상황이라며 소견서를 써주더라구요.

대학병원에 가자마자 바로 입원....1분 간격으로 진통이 오고 있었거든요.

수축 억제제를 맞으며 버티고 있는데 이 약이 부작용이 심해서 이틀에 한번씩 일반 수액으로 바꿔요.

수액으로 바꾸면 다시 진통이 와서 약을 바꾸고 이 생활의 반복입니다. 대학병원이라 그런지 케어는 정말 좋더군요.

새벽 5시부터 태동검사, 혈당검사, 아기 심장소리 체크, 심박, 혈압체크를 시작해서 4-5시간 간격으로 검사가 반복됩니다.

잘 씻지 못하는 점과 링겔 꽂을 혈관이 숨어버리고 부어버리는 것만 제외하면 참 좋아요.

요즘같은 더위에 시원하고 쾌적한 병실에서 먹고 자고 맛없지만 꼬박꼬박 나오는 식사 등등..최상이죠. 누군가는 사육당하는 기분이라고...;;

가끔 우울하지만 눈물없는 남편이 제가 검사받는 걸 보고 눈물이 글썽글썽해지는 걸  봤기 때문에 더 맘을 아프게 할까봐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긍정적인 점도 있어요. 대학병원이라 인큐베이터와 산소호흡기가 있어요. 여차해도 아이를 살릴 수가 있습니다.

게다가 전 최악의 경우도 아니구요. 보험이 안되는 비싼 억제제를 맞는 산모도 있거든요.

일단 3주만 더 버티자!라고 하고 있어요.

게다가 병원마다 약에 대한 생각이 달라서인지 이 병원은 약을 오래 쓰는 걸 좋아하지 않네요.

지금 만 하루째 약간의 진통이 와도 억제제를 쓰지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담당 교수님이 독한 약을 많이 안 쓰는게 좋다는 신조셔서...

 

태교도 안하고 모성애도 아직 없는 저조차도 무사히 아이를 낳는 건 정말 축복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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