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03 18:55
(완벽한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이 포스터 이미지가 이 글에 들어가는 유일한 짤이 될 겁니다.)
- 집에서 vod로 봤어요. 올레티비 들어가보니 5천원짜리 쿠폰이 있고, 거기에다가 통신사 포인트도 적용 되고, 해서 3천 몇 백원으로 볼 수 있길래 걍 봐 버렸죠. 화질, 음질이 훨씬 나을 애플tv로 보고 싶었지만 한국에선 아직 서비스를 안 하더라구요. ㅠㅜ ...라고 원래 적었는데 maxpice님의 댓글을 보고 다시 확인해보니 서비스 중입니다. 그냥 제가 뭘 잘못 봤나봐요. 아니 근데 분명 어제도 똑같이 검색해서 봤는데... ㅋㅋㅋㅋ 암튼 구매는 16,000원, 대여는 4,000원이라서 애플티비가 가장 쌉니다. 아니 갑자기 화가 나네요? ㅋㅋㅋㅋ
참고로 구글 플레이와 웨이브에서도 대여/구매 가능한데 '대여' 기준으로 웨이브는 11,000원이고 구글플레이는 천원 싸네요.
- 영화 개봉 전부터 알려져 있던 정보들만 대충 모아 보자면. 일단 5편을 만들었던 감독 콤비가 이어서 만들었습니다. 주인공도 5편에서 그대로 이어지는 전편의 후일담이구요. 니브 캠벨은 출연료 문제로 등장하지 않고 대사로만 잠깐 언급 돼요. 커트니 콕스는 나오구요. 5편의 생존자들도 당연히 이어서 나옵니다. 그래서 이전 시리즈들에 비해 '생존자들'이 이전 사건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문제가 비중 있게 묘사됩니다. 아니 사실상 그게 주제에 가까워요. 나름 진지한 드라마랍니다. ㅋㅋ
- 당연히 또 '뭐뭐의 공식' 이런 게 나오는데, 이젠 뭐 더 갖다 붙일 것도 없으니 그냥 '프랜차이즈의 공식'이라면서 별로 신선할 것 없는 헐리웃의 기본 공식을 읊는 장면이 나오는데 뭐 그냥 의무 방어전에 가깝습니다. 정말로 의무 방어전 티가 팍팍 나는 게 그 장면이 영화 속에서 톤이 좀 튀어요. '이런 거 필요 없지만 그래도 시리즈 전통은 존중하겠어요'라는 느낌.
- 근데 정말로 영화가 '이젠 좀 다른 식으로 얘기 해 보죠' 라는 느낌이에요. 대표적으로 주인공 자매요. 전편에선 원조 3인방에게 눌려서 주인공 치곤 비중도 약하고 임팩트도 없고 재미도 없던 두 분이 이번 영화에선 진짜 주인공의 위치를 획득했습니다. 이 둘의 관계나 드라마 같은 게 꽤 진지하게 다뤄지는데 당연히 뭐 특별히 깊이 있고 그런 건 아니지만 괜찮았어요. 오랜 세월 동안 그저 '전편을 또 어떻게 비틀어 볼 것인가'에만 매달려서 캐릭터들 드라마가 거의 의미 없어졌던 시리즈였던지라 신선한 느낌까지 들더군요. ㅋㅋㅋ 니브 캠벨이 안 나오게 된 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게 아닌가 싶기도 했구요.
그리고 물론 '이전 시리즈 비틀기'도 당연히 계속해서 들어갑니다. 가장 유명한 전통인 첫 살인 장면부터 시작해서 고스트 페이스와의 술래 잡기 장면들도 그렇고 뭔가 하나씩 새로운 느낌으로 비트는 게 들어가는데 대체로 적절해서 소소한 재미를 줘요. 그러니 주인공은 바뀌었어도 여전히 전통성은 이어가고 있다고 해야겠네요.
- 전편도 그랬듯이 '데헷. 여러분들 지금 슬래셔 보고 계시잖아요?' 라는 느낌으로 개연성을 과감히 스킵하는 슬래셔적 허용(...)들이 많아요. 가만 생각해보면 앞뒤가 안 맞거나 어떻게 생각해도 합리화가 안 되거나... 아니면 그냥 지금 당장 저 인간이 과하게 튼튼하고 회복이 빠르든가. ㅋㅋㅋ 이런 게 계속 나오니 참고하시구요. 근데 따지고 보면 이건 5편이 더 심했습니다. 오히려 좀 덜 해진 편... 이긴 한데 그래도 역시나 되게 말이 되는 이야기 같은 건 기대하지 마시구요.
- 막판의 범인 공개! 장면은 역시나 좀 그냥 그래요. 딱히 놀랍지도 않고, 따져보면 억지도 많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제가 스크림 시리즈 중에 요 범인 공개! 가 그럴싸했다고 생각하는 건 1편과 후하게 쳐 줘서 4편 정도 뿐이고 나머지 범인들은 늘 시들했거든요. 그런 걸 감안하면 걍 평타는 쳐줬다고 생각하고. 거기까지 가는 과정과 그 후의 마무리가 다 썩 괜찮았습니다. 개인 취향이겠지만 요게 전 5편보다 좋았구요. 2, 3편보다도 못할 건 없다고 생각했네요. 원년 멤버들에 대한 애정 점수를 빼고 본다면 2, 3보다 오히려 재밌게 만든 것 같... 다고 생각하지만 이건 정말 취향 차이니까 너무 진지하게 듣진 마시고. ㅋㅋㅋㅋ
- 스포일러라서 말은 못 하겠지만 마무리도 전 꽤 맘에 들었습니다. 이 시리즈에선 처음 보는 신선한 마무리였는데, 이것도 호불호는 많이 갈릴 수 있겠다 싶었어요. 하지만 뭐, 1996년에 나온 영화를 27년간 이어가면서 이야기를 쥐어 짜내는데 이 정도 시도는 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보아하니 그걸 떡밥 삼아 7편 이야기를 짜낼 것 같은데, 6편을 만들어 놓은 폼을 보면 그것도 꽤 괜찮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 암튼 뭐... 무려 2시간 2분이나 되는 런닝 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빼곡하게 잘 채워 넣은 웰메이드 슬래셔 무비였습니다. 긴장감이 넘치는 장면도 많고 챱챱 칼질도 위협적이면서 나름 창의적인 스타일로 만들어 넣었구요.
새로운 캐릭터를 통해 이야기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면서도 전작 팬들도 충분히 잘 배려했다... 고 생각하지만 또 열성 팬들의 반응은 어땠을지 모르겠네요. 전 그 정도는 아니어서. ㅋㅋ
어쨌든 26년간 우려낸 뼈다귀에서 짜낸 국물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 정도면 아주 잘 했습니다. 게다가 최소한 한 번은 더 짜낼 만큼의 새로운 액기스도 마련했으니 웨스 크레이븐옹도 저승에서 흐뭇해하고 계실 거라고 믿습니다(...)
잘 봤어요!! 감독님들 화이팅!!! 7편도 이만큼 잘 뽑아내주실 걸로 믿습니다!
+ 주인공 앞집 훈남으로 나온 배우가 '운명을 읽는 기계'에도 나온 분이거든요. 근데 거기에선 고등학교 졸업반 자식을 둘만한 나이의 중장년으로 나오는데 여기선 대학생과 얽히고 있으니 좀 난감했습니다. ㅋㅋㅋ 지금 배우 나이를 확인해보니 86년생으로 30대 후반이군요. '운명을 읽는 기계'에선 너무 나이 든 역할로, 이 영화에선 너무 젊은 역할로 나온 셈 치겠습니다.
++ 스포일러를 아예 샥샥 다 피해서 글을 적고 나니 뭔가 갑갑한 기분이라. 다음엔 스포일러 대잔치 다 까발리기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ㅋㅋ
+++ 쿠키가 있습니다. 정말로 vod가 재생 종료되기 직전에, 엔드 크레딧 다 흘러간 뒤에 짧게 하나 나와요. 하지만 그냥 가벼운 농담일 뿐이라 기대는 하지 마시구요.
++++ 이 시리즈가 한국에서 약빨 안 먹히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제대로 개봉 조차 못 하다니 좀 슬프네요. 요즘 젊은이들은 노인 공경이란 걸 모르나!!!!
2023.06.03 19:25
2023.06.03 19:48
슬래셔 인기 없는 건 백번 이해하지만 그래도 명성이 있는데!!! '웬즈데이'도 나오는데!!!! 라고 혼자 슬퍼해 보지만 뭐 다 장사 안 될 게 뻔해서 그러는 것이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네요. ㅋㅋㅋ
뭐 딱히 대단한 스포일러 당할 성질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따끈따끈할 때 보는 게 좋겠죠. 힘내라 애플티비!!
...라고 적었는데 아래 maxpice님 댓글처럼 애플티비에서 구매도, 대여도 됩니다. ㅋㅋㅋ 얼른 보시죠!
2023.06.03 19:35
2023.06.03 19:49
이상하네요. 전 올려주신 링크로 들어가도 구매 버튼은 안 나오고 그냥 '아이튠즈에서 보기' 버튼만 보여요. 아이튠즈가 깔려 있어야 구매가 되는 걸까요? 애플티비 앱 깔고 이용 중인데 애플티비 앱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이면서 구매가 안 되거든요. 계정 국적이 문제인가... 뭐 암튼 올레티비에서 더 싸게 봤으니 전 그걸로 만족하렵니다. ㅋㅋ
...라고 적고 혹시나 해서 다시 애플티비 앱에 들어가 보니 보입니다!! 구매 16,000원에 대여 4,000원!!!
괴상하네요. 분명 어제는 안 보였는데. 크롬캐스트 앱과 PC앱에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지... 하하. 암튼 정보 감사합니다. 본문도 수정해야겠네요.
2023.06.03 20:18
저는 아이폰을 비롯해 사과밭을 키우고 있어서 잘 모르겠는데, 애플 서비스를 애플 기기 바깥에서 쓰려면 애로사항이 꽃핀다고 하더라구요…
2023.06.04 09:46
사과밭!! ㅋㅋㅋ 저도 언젠간 한 번 사과 농장 해 보고 싶단 생각은 있는데 게임 많이 하려면 사과 쪽은 좀 그렇더라구요.
21세기 극초반에 아이팟 하나 사는 바람에 아이튠즈 깔았다가 내내 고통 받았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요즘엔 설마 그 정도는 아니겠죠.
2023.06.03 22:38
애플비티에도 5/24 다른 플랫폼이랑 같은 날에 올라왔어요..!!
제가 그때쯤에 사서..ㅎㅎㅎㅎ
근데 왠일인지 저는 구매 후에 티비앱에서도, 애플 기기들에서도 영화가 재생이 안되어서.. 다음날 환불했습니다ㅠㅠ
저도 스크림 시리즈 찐팬이라 사정상 VOD로밖에 못보더라도 왠만하면 애플티비에서 사서 고사양으로 보고 싶었는데
5편도 어쩌다보니 영화관 놓친 후에 네이버(!!)로 보고 6편도.. 저렇게 환불한 다음에 쿠팡플레이(!)에서 보고 그랬네요 껄껄껄
할로윈 쯤에 애플무비에서 리퀄을 세트로 할인하면 사볼까 벼르고 있어요ㅎㅎ
근데 영화관 상영도 롯데시네마 한정 몇군데만 걸리더니 VOD도 쿠팡플레이를 비롯해서 여기저기서 파격할인을 했던 것 보면 정말 스크림 리퀄은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별로인가봐요ㅠ
1/2/3편까지만 해도 한국에서도 꽤 인기있었던 기억인데요..
6편은 초반 까메오들이나 원래 시리즈에 대한 언급, 그리고 예전 배우 출연이 인상적이었는데
덕분에 1편부터 다시 찾아보고 있어요ㅎ
올레티비를 제외한 그 어느 플랫폼에서도 서비스하지 않는 스크림 4G(수입사의 충격적인 네이밍!! 혹시 통신사랑 뭐 되시나...ㅎㅎ)는 이참에 무려 중고 DVD로 구입했죠ㅎㅎ
아직 1, 2편밖에 복습 못했는데 이제보니 캐스팅이 정말 화려하더라고요ㅎ
1편의 로즈 맥고완 2편에서는 사라 미셸 겔러나 제리 오코넬이 출연했던 걸 잊고 있었고 죠슈아 잭슨도 스치듯 지나가더군요ㅎ
5편 엔딩은 어찌보면 원작 시리즈 오마주 비슷한듯도 한데
나름 주인공인 멜리사 바레라가 좀 위태위태해보이는 게 원작 시리즈와 리퀄의 큰 차별점인 듯 하고 이걸 후속편에서 얼마나 더 파격적으로 써먹을지 기대되긴 하네요ㅎ
그나저나 예전 시리즈 복습하면서 제일 의문이었던 건 1편 포스터에 스캇 울리히가 왜 머리도 기르고 콧수염(!)도 기른 모습일까..였습니다ㅎ
영화 촬영하면서 포스터 사진을 찍지 못하고 나중에서야 모아놓고 찍었나봐요ㅎ 저스티스리그의 수퍼맨처럼 콧수염을 그림판으로 지우지는 않은 게 다행일까요ㅎ
앗... 그러고보니 1편 포스터의 저 얼굴이 누군지 당시엔 왜 궁금해하지 않았을까 싶네요ㅎ 니브 캠벨이겠지 생각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뭔가 당연한 것 같긴 하지만) 이분이었군요ㅎ
2023.06.04 09:58
아니 이런 장문의 댓글 너무 감사하지만 따로 글로 올려주셨으면 거기서 또 댓글 놀이 하고 더 좋았을!! ㅋㅋㅋㅋ
애플티비가 저 말고 다른 사람에게도 나쁜 짓을 했군요. 뭐가 문제인진 모르겠지만 그냥 애플이 잘못인 걸로 합시다. 하하.
뭔가 vod 대접도 많이 박하긴 해요. 유료 vod 전문가(?)인 폴라포님께서 더 잘 아시겠지만 이제 갓 개봉했던 영화 vod면 올레티비 틀면 자동으로 나오는 영화 홍보 프로그램 같은 데서 죽어라고 홍보하고 막 이벤트 배너 띄우고 그러는데 스크림6은 검색해 보기 전까진 출시된 줄도 몰랐어요. 사실 개봉한 줄도 몰랐고 '이거 언제 개봉해?'하고 혼자 검색해서 알게 된... ㅠㅜ
워낙 매 편마다 젊은 애들이 우루루 몰려 나오는 시리즈다 보니 지나고 보면 은근 화려한 캐스팅이 된 경우가 많죠. 제가 살짝 편애하는 4편만 봐도 주연들 빼고 안나 파퀸에 엠마 로버츠, 앨리슨 브리, 크리스틴 벨, 당시엔 잘 나갔고 이번 영화에도 나온 헤이든 파네티어... 뭐 그렇더라구요.
스크림 1편 포스터는 말씀하신 그 분 스타일도 웃기지만 캐스팅 낚시가 제일 웃겨요. 아예 작정하고 낚으려고 만들어 놓은 게 보여서... 말씀대로 저 커다란 얼굴도 드루 배리모어이고 아래의 인물 사진에서도 가장 앞에 가장 크게 박아 놓고. 이 못된 양반들!!! ㅋㅋㅋㅋㅋ
2023.06.04 00:16
2023.06.04 10:01
저도 사실 6편 스타트 하고 10분쯤 보다가 '아... 어쩔?' 하고 검색해서 스토리 요약 복습하고 봤습니다. ㅋㅋㅋ 제겐 그게 5편의 단점이었어요. 새 캐릭터들이 별로 존재감도 없고 개성도 없고 재미도 없어서 얼굴은 기억이 나는데 뭘 했는지는 다 까먹고 올드비 3인방 기억만. ㅠㅜ 그래도 이번 편에선 다들 주인공답게 행동하니 나중에 7편 볼 땐 안 이럴 것 같구요.
저도 48시간 때문에 비디오 가게 생각했는데, 연체가 불가능하다는 게 단점 같아요. 가끔은 걍 몇 백원 더 내고 하루 연체(?) 시켜주면 안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ㅋㅋㅋㅋ
2023.06.04 21:57
2023.06.04 22:27
2명이라니... ㅠㅜ 퐁당퐁당 게릴라 상영 때문에 더 적었던 거라고 정신승리 하겠습니다!! ㅋㅋ 그래도 극장에서 보셨다니 부럽구요.
그럼 다음 글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ㅋㅋ 아직 안 본 분들이 많아서 댓글 달아주실 분들도 없고. 잘 부탁드립니... (쿨럭;)
전편도 상영 스케쥴이 너무 맘먹고 가야하는 수준이라 포기했었는데 이번엔 진짜 예의상 잠깐 걸기만 하더군요. 국내에서 슬래셔물 인기도 그렇지만 취급이 너무 안습합니다. 최근에 나온 이블 데드 신작도 그냥 VOD 직행인 것 같던데 ㅠㅠ
전 애플티비를 일단 기다리는 중인데 너무 오래 걸리네요. 이번에 안그래도 전작에서 애매했던 주인공 자매 서사를 잘 잡았다는 평이 있던데 배티님도 그러셨군요. 최대한 빨리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