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시럽다는 것

2013.01.20 01:45

성당기사단 조회 수:3158

어느 때인 가 싶습니다.


길을 가다 어떤 부동산 원룸 정보를 보고서는 제 옆에 걷던 이가,


-너무 웃기면서 키치적이네!!하하하!!!


저도 따라 웃었더랬죠. 하지만 저는 그 `키치`라는 단어를 몰랐었습니다. 그냥, 그 사람에게 조금은 `딸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었죠. 자라온 환경과 시간도 다르고, 만났을 때의 우리의 시간도 굉장히 차이가 났었으니까요.  무언가 계속 지는 느낌이었어요. 그 사람과 헤어진 후에 저는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어떤 매체를 접하면 굉장히 이기적이 되더라구요. 제가 아는 것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좀 시크하게 되고, 제가 모르는 사람에게선 촌스러운 것을 강요하게 됐습니다. 제가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예전부터 접하지 못한 문화에 대한 열등감이 컸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호러 영화를 접했던 것.. 혹은 요상한 지하 루트로 다수는 모를 호러영화를 접하면서 저 혼자 -나도 이제 뭔가 다른 쪽이야!!!-라고 말하면서 숨을 쉰 것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저보고 자격지심이라 하겠죠.

자격지심일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많이 아는 것이 좋았어요. 국민학교 때에 교장선생과 담임이 저희 집에 찾아와서  "이 아이는 이 시골에서 썪히면 안되고 서울로 가야 합니다..-라는 말은 저는 건넛방에서 들었죠. 그 말과, 그 말을 단칼에 거절하던 아빠를 보며 저는 무언가 세상위에 나르는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그런 꿈도 고등학교 가고, 저의 공부는 되려, 부모님의 강요 아래 만들어진 성적이란 것을 알았을 때에.... 뭐랄까요. (솔직히 여기까지 쓰면서도 남들도 이런 경우가 있을 것이란 걸 느낍니다.)

나의 가장 아픈 기억 중의 하나가 남들도 공유한다거나.. 내 아픔도 별 것이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듀게는 매일 옵니다. 그러면서도 피하려는 글들과 누구인지 일고 싶은 글들이 있을 만큼 좋은 글들.

가끔은 그런 글들에도 질투를 느낍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나도 이 사람들처럼 똑똑해지겠지...

힘들죠.

이런 인간이 제대로 된 만남을 가질 수 있었을까. 하면 전혀 아니죠. 저는 누구를  사랑하길 바라면서도 늘 누구를 따르길 바랐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은 쉽게 나타나지도 않고, 사람이란게 그런거죠.


자격지심.


이 말은 얼마나 슬픈 말인가요. 대한민국에서, 특히 요즘 많이 접목될 것 같은 말입니다.

부모님과 친구들과 애인들에게. 앞으로가 어떨지 모를 이들에게... 

주변인들은 연락이 가끔 오지요. 직장 다니는 친구와 아닌 친구들. 직장의 고민과 자기의 고민들. 고민만 이야기 하는 친구와 그것도 잘 못해서 중간에 끊는 말 못하는 친구들.

그러면서 우린 술잔 기울이면서 음악도 듣지요.


음악을 들으며 또다시 이야기는 흐릅니다. 제가 모르는 요즘의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요즘의 음악 얘기는 전 잘 모릅니다. 외모만 알겠더라구요. 유머사이트에서 본 플래쉬 파일의 여자 가수분들....(저질인가요;;)아님 재밌는 남자 가수분들. 왜 이럴까요. 중학교 때에는 앨범만 나오면 사러 학교 점심시간에 월담을 하던 저였는데...카니발...전람회. 물론 지금 음악이 구리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저는 그저.. 란 생각만 들어요. 주변에선 촌스럽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전 굉장히 촌스러운 것 같습니다.

예능을 봐도 가요를 들어도 요즈믄 다 옛날이 좋아요.


간결한 멜로디에,

와닿던 가사들이. 참 좋았습니다.

인터넷이든 어떤 잡지든 오만 가지의 트렌드와 제가 모르는 단어들이 쏟아져 내립니다. 듀게에서도 요 며칠간  제가 모른던 단어들이 쏟아지던 날들이 있었더랬죠. 늘 그런 논란의 글에서는 저는 아무말도 할 수가 없더라구요. 전 알다 만 것 같은 느낌들.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죠. 얼마나 너는 정확한 팩트나 혹은, 많이 알고 있느냐. 전 모릅니다. 잘 몰라요.

어떤 흰머리 턱긴 할배 광고봐도 눈물 나고, 시청 앞 대한문 분들을 찾아가고 희망식당을 가도 눈물이 나고.김진숙씨와의 악수에도 눈물이 나고, 인간극장과 동행만 봐도 .

우리 같은 사람들이 어디로 가지,XX?할 때도 있어요. 물론 공부하면서 알아가고 있지요. 


스노비즘으로 유명했던 듀게.

그 때엔 말도 못하고 눈팅만 하구요.ㅎㅎ 날 서 있었던 것 같아요.

어차피 커뮤니티인 이 곳에서 제가 무슨 말을 할까요. 하지만 그리운 사람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여기서 파도타다가 카토님덕에 복거일씨에 대해 객관적인 시선(?)을 갖게 되고, 누구를 만나며 매일 오게 되고..또 누구를 만나고.

저는 오늘도 부지런히 무언갈 알려고 합니다. 


하지만!


신기한 것이, 나이를 들면서 알려고 버렸고 눈 돌렸던 그 시대와 그것들에 대해 애착이 더 커져요. 주변에 물어봐도 그들은 중요치 않다고 합니다.아니, 솔직히 말하면 뭐?뭐? 밖에 대답을 안해요.

나 열살 때 딴 데서 온 날 설레게하고 우리 학교를 발칵 뒤집었던 서울 소녀,

걔 이름도 기억 못하고.


이래서 어른들이 옛노래를 좋아하는 건가? 싶기도 하구요.전 트로트도 많이 좋아하거든요.  솔직히 불만도 많아요.헤어지고 금방 잊고 새로 시작하려고 애쓰는 사람들..뭐 수도 없죠. 그러면서도 생각하면 어떤 것들은 제가 어리죠.

우와와왕!



아직도 여기를 오면서 저의 무지를 느낍니다. 

가끔씩.


늘 바랍니다.

저의 감정이 이 시대에 앞서든, 뒤쳐지든.

그런 기준이 아니라요 이런 가끔 촌시럽다는 것이 사람들 다 그렇다는 것.


막 못된 사람들 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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