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아버지께서 식도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게 될것 같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게시판이 두달여간 닫혀있을 동안 감당키 힘든 일들을 겪었고 그리고 오늘은 중환자실에 계신 아버지의 손, 발톱을 깍아 드렸습니다. 아마도 마지막일듯 합니다.

 

이런 글, 써야 하나, 뭐하러 쓰는지 나 자신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친한 동생녀석들 강제로 소환시켜서 정신 잃을때까지 마시고 싶지만 그건 동생들 마음만 힘들게 할것이고.

부랄친구들에게 전화해서 신세 한탄하고 싶지만 그 친구들은 이미 한번씩 겪었던 일들인지라 그런 일에 괜한 자존심 내세우고.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중환자실에서 손, 발톱 깎아 드릴때 힘들었는데 뭐하러 인터넷 공간에 글을 쓰는지.

 

 

 

 

예, 그냥 아버지께 죄송해요. 암 수술 안받았다면 그래도 지금은 이 고생 안 겪을텐데.

이렇게 글을 쓰면 좀 나아질까요? 바보처럼 혼자 찔찔거려서 그래서, 그냥 그래서.

 

누구나 한번은 겪는 일이겠지만 그렇다고 결코 쉬운건 아닌, 그래서 너무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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