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서울에 제일 근접한다는 오후 2시인데 의외로 조용하네요. 여긴 강남이에요.

얼마나 대단하게 올려고 이리 조용한지 불안하네요.

태풍이 너무 느릿느릿 올라오니까 계속 긴장상태에요...에휴..


쭉 서울/경기권에만 살아와서 태풍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어요. 물난리도 겪어본적이 거의 없는거 같네요.

그래서 재작년에 곤파스가 몰아쳤을 때는 상당히 놀랬어요. 비의 위력은 알고 있었지만 바람의 위력도 정말 장난아니더라구요.


2001년인가 집근처 길에서 엄청난 폭우를 만난적이 있어요.

그 길은 밭 사이에 난 길로 일종의 지름길이여서 차들이 종종 다니곤 했지요. 

사람이 길가에 바짝 붙으면 차한대 지나갈 수 있는 정도의 너비였어요. 그러고보니 거기서 지나가는 차 사이드미러에 어깨를 맞은적도 있군요..

아무튼 큰 파라솔 우산을 들고 유유자적 걸어가는데 아파트 입구 50여미터를 남겨두고 갑자기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어요.(네 저희집은 논밭 사이에 세워진 나홀로 아파트였답니다..)

비가 얼마나 많이 왔냐하면, 워터파크에서 사람들 머리위로 물 몇백리터 쏟아붓는 거 있잖아요. 비가 그렇게 내렸어요.

정말 시야가 완전히 차단되더군요. 저 앞에 차들이 오고 있었는데 차 헤드라이트 불빛만 간신히 보였어요. 아마 그 차는 제가 안보였을거에요.

좀 안전한 장소로 피할려고해도 당장 앞이 안보이니 움직일수도 없었지요. 그때 진심으로 이러다가 죽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행히 어찌어찌해서 근처 건물로 피했다가 물에 빠진 생쥐꼴을 하고서는 무사히 집에 들어왔어요.


그해 연말 뉴스를 보다가 알았는데요. 제가 맞은 그 폭우가 그해 단위시간당 최고 강수량이었습니다.

뉴스에도 나올 역사적인 순간을 온몸으로 느껴서 좋...진 않더군요. 트라우마 생겨서 한동안 비오면 절대 집밖에 안나갔었어요.


그나저나 태풍이 얼른 지나가서 퇴근은 무사히 할 수 있어야 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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