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31 22:50
[싸구려 탐정]은 닐 사이먼과 로버트 무어가 만든 두 번째 추리물 패러디입니다. 저번에 샘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의 샘
스페이드를 패러디했던 피터 포크가 이 영화에도 나와요. 이번에도 샘 스페이드/험프리 보가트의 패러디를 하는데, 이
영화에서 이름은 루 페킨포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1940년 샌프란시스코입니다. 탐정 페킨포의 파트너가 살해당해요. 경찰은 페킨포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하고요. 그러는 동안 페킨포는 엄청난 가치가 있는 보석 달걀과 관련된 사건에 말려드는데, 하필이면 그 때 프랑스에서
남편과 함께 망명한 옛 여자친구가 찾아오죠.
오프닝의 자막과 초반 몇 분의 진행만 봐도 영화가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지 보입니다. [몰타의 매]와
[카사블랑카]를 티가 팍팍 나게 흉내내서 하나로 엮은 뒤에 거기다 온갖 개그를 넣은 거예요. 거기에
[차이나타운]이나 [빅 슬립] 같은 다른 영화들이 양념처럼 끼어들고요. 두 영화의 비중을 비교해 보면
[몰타의 매]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아무래도 추리물 패러디니까.
그래도 팬이 꽤 있는 [5인의 명탐정]보다 인기가 없는 영화이고, 당시 비평적 성과도 별로였어요.
일단 누구나 다 아는 고전 영화 두 편을 그냥 엮은 거 같은 각본이 성의가 없다는 평이었죠.
전 오늘 이 영화를 처음 봤는데, 그렇게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생각만큼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얼마 전에 다시 본 [5인의 명탐정] 재감상이 그냥 그랬기 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죠.
지금 보면 달라보일 수밖에 없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가 더 재미있어졌느냐. 그건 아닌데요.
80년대 이후 쏟아져 나온 패러디 영화들을 예언한 것처럼 보이긴 하거든요. 그 때 나왔던
거의 모든 개그들이 이미 이 영화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영화들이 나이가 쉽게 드는 걸 생각해보면
[싸구려 탐정]은 의외로 잘 버틴 영화일 수도 있어요. 90년대 관객들은 이 영화를 꽤 즐겁게
봤을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캐스팅이 쟁쟁한 영화입니다. 70년대 무렵에 유명했던 배우들이 꽤 많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 배우들 몇 명은 그 이후에 스타가 됐어요. 아, 그리고 [5인의 명탐정]에서 데뷔를 했던 제임스
크롬웰이 이 영화에도 나옵니다 .
(23/12/31)
★★☆
기타등등
2023년에 본 마지막 영화입니다.
감독: Robert Moore,
배우: Peter Falk, Madeline Kahn, Louise Fletcher, Ann-Margret, Eileen Brennan, Stockard Channing, Marsha Mason,
Sid Caesar, John Houseman, Dom DeLuise, Abe Vigoda, James Coco, Phil Silvers, Fernando Lamas, Nicol Williamson,
Scatman Crothers, VicTayback, Paul Williams,
다른 제목: 카사블랑카의 살인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77321/
Daum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65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