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 누워 베개에 머리를 대면 5분에서 10분 안에 바로 잠드는, 불면증 그런 게 먹는 건지 입는 건지 알 바 없는 천하의 잠

탱이입니다.  쉽게 잠들고 오래 자는 것에 관해서라면 (지나치게)천복을 타고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월요일마다 종종

벌겋게 핏발선 눈으로 출근을 하게 되는 사연. 바로 토요일밤부터 시작되는 악몽 때문이죠.  이미 듀게에도 여러차례 얘기가

나왔지만 특히 지난 토요일편은 정말 끔찍한 사연이었죠. 안타까운 사연도 사연이지만 사실 저는 '그알싶(?)'  특유의 이상한

편집에 늘 당하곤 합니다. 특히 지난 주 방영분에 진행자인 김상중의 나(내)레이션이 깔리면서, 한 노인의 얼굴을 점점 클로

즈업하다가 정지시키는데 숨이 멎는 줄 알았어요. 기껏 몇초간의 찰나였지만 이성은 '저걸 끝까지 봐서는 안돼!' 라며 외마디

비명을 지르면서 겁에 질린 눈은 이미 화면에 달라붙은 채. 그리고 잠을 못잡니다. 잠들려고 눈 감으면 감은 눈의 점막에 노인

얼굴이 접착돼요. 힘껏 눈을 뜨고 뿌리쳐보지만 소용없어요. 쉽게 잠들기는 글렀습니다.

  

그렇다면 토요일밤에 방영된 것이니 토요일 잠이나 망쳐야 하는데 그 여파는 일요일밤까지 계속 됩니다.  심지어 오늘 새벽

엔 꿈도 아니고 假睡중에 그 노인의 얼굴이 계속 달라붙어 있어서 눈을 부릅뜨니  새벽 4시 23분. 아아, 이럴 수는 없습니다.

전쟁 아니라 그 이상이 나도 제 수면의 질과 양은 완벽에 가까운 것이었는데, 그런 제가 자다 깨다니요. 예전에 '살인의 추억'

재연했을 때도 쉽게 잠들지 못했고, 암튼 살인강간치사미스테리물이 된 프로그램이라는 거 알면서 안보고 회피하려 하지만

토요일 늦은 밤, 집에서 뒹굴거리며  소맥을 말거나 와인을 홀짝거리면서 우아하게 EBS 주말의 명화나  봐야지 하던  결심은

어디로 가고 저는 어느덧 그렇게 '그것이 알고 싶' 습니다. 그리곤 무서워 잠못들어 땅을 치며 후회.

  

그 중 지난 토요일 방영분은 최고로 끔찍한 편집이었어요. 아니, 거기 나온 사람들 사연의 주인공들 빼고 대부분 재연배우들

아닙니까? 그런데 어쩜 그렇게 실감나게 무서운가요? 늘 괴력의 편집으로  저같이 심약한 사람에게 불면의 밤을 선사하시어,

그동안 너무 쉽게 많은 잠을 자느라 잠에 관한 한 단순하고 편협한 경험만 갖고 있는 저에게 이렇듯 잠못드는  고통의 기회를

선사하시는 방송국에, 충혈된 눈으로 참 감사를 드립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9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3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66
158 듀나인]하이클래스 노부인께 드릴 작은 선물 ㅠㅠ( 머리터짐,.ㅠㅠ이제 댓글달려요) [10] 오전 2011.07.22 2385
157 연휴기간의 찜질방=난민수용소 [1] Paul. 2011.02.05 2356
156 듀나인) 태국여행 고수님들 9박 10일 일정 좀 봐주세요 ㅠㅠ [10] 쓸쓸익명 2012.05.14 2313
155 나의 와우에 대한 기억. 추억인가 굴욕인가..... [13] 걍태공 2010.11.26 2308
154 바낭) 강아지 투병기 [9] 텔레만 2011.08.28 2307
153 [박태환 100M 금메달 다시 보기] 네이버 영상입니다.(정다래 200금메달 추가) [1] 고인돌 2010.11.17 2306
152 [뻘바낭] 미래에는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것이 아닐까 [15] 에아렌딜 2012.04.21 2305
151 [자랑글] 엄마한테 선물 받았어요!!!(수정) [10] 제주감귤 2011.01.28 2291
150 오늘은 슈스케2 하는 날 [15] 1706 2010.10.08 2280
149 도망자 바낭 [5] 미시레도라 2010.09.30 2275
148 (바낭) 3박 4일 제주도여행 다녀왔어요 ㅎ [5] 사람 2012.03.05 2246
147 커트 보네거트, 100권 읽기 프로젝트 진행 상황 2, 권교정님 <셜록> (꺅!) [6] being 2011.01.28 2242
146 퀴어에즈포크 엔딩 기억하시나요? (스포?) [4] 노루잠 2011.02.24 2233
145 [바낭]체구가 너무 작은건 불편해요.. [4] 대형갈매기 2011.04.22 2225
144 우리 컵라면 월드컵 할까요? [9] 자두맛사탕 2010.11.20 2223
143 [듀나인] 여수 맛집 , 좋은데(?) 추천 부탁드려요~ [7] 飛頂上 2011.02.22 2218
» 월요일마다 핏발 선 눈으로 출근하게 만드는 편집의 괴력, 그것이 알고 싶다. [2] Koudelka 2011.12.05 2216
141 작은 쇼핑몰 이용 고민 [4] 자두맛사탕 2010.12.04 2210
140 녹은 치즈 먹어도 될까요 [4] 노루잠 2012.08.03 2206
139 이직 시에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 사정에 대해 얼마나 말해야 하나요? [1] 마교정 2013.07.07 2206
XE Login